AROUND Newsletter 1st Anniversary!

여전함을 전합니다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는 ‘경칩’과 낮의 길이가 밤보다 길어지기 시작하는 ‘춘분’. 그 어드매에서 봄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우리가 상상한 봄은 마냥 따스하고 너그러울 거 같았으나 막상 마주한 계절의 얼굴은 변화무쌍했지요. 그런 와중에도 졸린 눈을 비비며 점심을 먹으러 나오면 거리마다 녹아든 정오의 햇살이 영락없이 연노랑빛을 띠고 있었어요. 그런 여전한 것들을 볼 때마다 덜컥, 반가운 마음이 들곤 해요. 2022년 3월 17일, AROUND Newsletter 또한 기지개를 켠 꽃망울들과 함께 님에게 인사를 건넸어요. 변덕스러운 날씨처럼 하루가 다르게 모습을 바꾸는 풍경 사이에서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해 전하고자 여러분들의 우편함을 두드렸습니다. 꾸준히 서신을 주고받은 지도 어언 1년이라는 시간이 다 되었네요. 이번 편지에서는 어라운드 뉴스레터가 조명해 온 ‘변하지 않는 단단한 취향’을 보여주는 공간을 소개하려고 해요. 복합 문화 공간 piknic은 각 분야에서 큰 획을 그은 예술가들의 궤적을 진득하게 선보입니다.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선사하는 piknic의 이야기를 살펴볼까요?

03.16. Another Story Here책 너머 이야기

AROUND Vol.87 예술이 남긴 이야기(Function Of Art)

〈루프탑에서 만나요〉 piknic


03.30. A Piece Of AROUND그때, 우리 주변 이야기

오늘 다시 보아도 좋을, 그때의 이야기를 소개해요.


04.13 What We Like취향을 나누는 마음

어라운드 사람들의 취향을 소개해요.

회현동 언덕배기에 묵묵히 자리한 피크닉은 바쁘게 흘러가는 도심 속에서 소풍 같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루프탑에 올라, 계절이 스며있는 밤을 등지고선 우뚝 솟아있는 옥외 간판을 마주할 때 이에 대해 실감하게 된다. 전시 테마에 맞춰 자유자재로 모습을 바꾸는 루프탑은 재스퍼 모리슨의 가구를 직접 체험해보는 라운지가 되기도, 마음을 다스리는 차 한 잔을 마시고선 멀리 보이는 풍경을 감상하는 중정이 되기도 한다. 공간을 한껏 누린 뒤 무구한 빛을 내는 ‘piknic’ 아래 서서 회현 일대를 굽어보고 있자면 형용할 수 없는 아득함이 밀려온다. 그 순간, 우리는 어렴풋이 짐작하고야 만다. 계절마다 걸음을 옮겨 이 풍경을 보러 오게 될 것만 같다고. 자리에 서서 계절이 바뀌는 모습을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에디터 오은재 자료 제공 피크닉

옥상으로 향하는 여정

피크닉에 가려고 지하철역 입구로 빠져나오자마자 삶의 흔적이 오롯이 묻어나는 풍경이 펼쳐진다. 피크닉이 이곳에 터를 잡기 전까지, ‘회현’은 종착지가 아닌 경유지에 불과했다. 정겨운 향취가 배어 있는 시장과 서울의 랜드마크인 남산으로 향하는 순환로. 그 사이를 채우고 있는 오래된 주택과 사이사이 위치한 작은 가게들. 잠시 들렀다 갈 곳이라곤 주민들과 상인들이 막간을 이용해 끼니를 때우고선 그릇의 바닥이 보일 때쯤 자리를 뜨는 식당이 전부인 그곳. 2016년 가을, 〈ECM: 침묵 다음으로 아름다운 소리〉와 〈즐거운 나의 집〉을 통해 전시기획자의 자력을 보여준 김범상 대표는 감도 높은 기획을 담아낼 만한 공간을 찾고자 이곳을 방문했다. 잠깐의 머무름이 전부인 동네에서 그를 사로잡았던 것은 옛 골목에 서려 있는 고즈넉한 정취였다. 골목 사이에 숨어 있는 전시장으로 통하는 쪽문을 찾기 위해 동네 구석구석을 헤매다 보면 그 짧은 사이에 매력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는 한 매체에서 접근하기 어려울수록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동네 지리가 익숙지 않은 초행길에는 다소 각박한 경사의 비탈길을 오르게 되는 일이 다반사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불쑥 치밀어 오르다가도 오기가 생겨 걸음을 무를 수도 없다. 그 끝에 마주하게 되는 1970년대 제약회사의 사옥이었던 붉은 건물은 온 마음을 뺏기게 될 정도로 아름답다. 그가 이곳에 터를 잡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옥상에서 바라본 풍경 때문이기도 하다. 피크닉의 루프탑은 서울의 낭만을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이다. 로고를 기준으로 왼편을 바라보면 웅장한 건물 숲이 만들어낸 차분한 감각을, 고개를 돌리면 남산이 전해주는 푸릇한 기운을 받을 수 있다. 르코르뷔지에가 빌라 사보아에 옥상 정원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휴식을 선물했듯, 그는 빼곡한 일상의 풍경에 몇 평의 틈을 내었다. 그렇게 회현 하면 피크닉, 피크닉 하면 단숨에 루프탑 풍경과 로고를 떠올릴 정도로 상징적인 공간이 되었다.

봄밤의 회현 산책

봄밤엔 흩날리는 꽃잎들을 구경하며 정처 없이 걷고 싶어지죠. 기사 말미에 작품을 감상한 후 갈무리되지 못한 여운을 소화할 수 있는 소월로 산책 코스를 잠깐 언급해보았는데요. 다가올 4월 피크닉의 새 전시를 기다리고 계신 분들을 위해, 그와 함께 즐기기 좋은 완벽한 산책길을 소개해 보려 해요. 소담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계절이 묻어나는 밤공기를 실컷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전시를 관람한 후, 피크닉 뒤편에 위치한 붉은 건물의 계단을 찾아보세요. 이윽고 숨겨진 출구가 등장합니다. 역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회현 골목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옛날 건물과 ‘패턴실’이라 적힌 친근한 간판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이곳은 크리에이터들의 타운, 로컬스티치 회현점이지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이 집합한 공간답게 층마다 개성 있는 가게들이 자리하고 있어요. 대형 서점들과는 차별화된 관점으로 서가를 꾸려가는 스틸북스, 취향이 담긴 공예품을 만나볼 수 있는 YARD B1 등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소월로를 따라 후암동으로 접어드는 길은 조금은 가파르지만, 그럼에도 그만의 정취가 있답니다. 곳곳에 우거진 나무와 한산한 길을 따라가다 보면 고요한 분위기에 취해 걸음을 멈출 수 없게 되지요. 오래 걸었나 싶을 때쯤 그랑핸드 남산점이 등장합니다. 나무 이곳저곳 크리스마스트리 오너먼트처럼 장식된 사쉐의 은은한 향이 걸음을 매어두죠. 특히 무르익은 봄꽃을 연상케 하는 수지 살몬의 향은 산책에 깊이를 더합니다. 내부로 들어가면 자연을 닮은 그랑핸드만의 향과 더불어 탁 트인 후암동의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어요. 그랑핸드 남산점은 재단장을 한 뒤 4월 말 쯤 다시 오픈할 계획이라고 해요. 어떤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될까요? 

Loft는 잠시 쉬어가며 오늘의 산책을 마무리하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지요. Loft는 예술 서적을 소개하는 포스트 포에틱스에서 운영하는 와인바예요. 좋은 작품들이 담긴 서적들을 엄선하던 감각을 발휘해 내추럴 와인을 소개하고 있죠. 내추럴 와인은 포도의 재배부터 양조 과정까지 별도의 식품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아 자연의 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답니다. 이와 함께 계절에 맞는 메뉴들을 선보이는데, 간단한 요리임에도 자태가 남달라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선사하지요. 시간의 흔적이 묻어나는 빈티지 체어에 몸을 기댄 채, 밤 풍경을 안주 삼아 봄의 풍류를 즐겨보아요. 

오는 4월을 맞이하여 피크닉에서는 새로운 전시를 준비하고 있어요. 내로라하는 예술가들과 수집가들의 공간을 기록한 프랑스 출신의 사진작가, 프랑수아 알라르의 사진전입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비지트 프리베(Visite Privée)’로, ‘사적인 방문’을 뜻하지요. 한 사람의 방은 그 사람이 말하지 않은 내밀한 것들을 보여줍니다. 이브 생 로랑의 거실부터, 뮤지션 레니 크래비츠의 아파트, 루이스 부르주아의 작업실 등. 전 세계 명사들이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사적인 공간에 틈입하여 샅샅이 관찰하고 프랑수아 알라르 만의 시선으로 포착했지요. 테이블 위의 꽃병, 말라붙은 팔레트, 침대맡의 작은 액자. 프랑수아가 담아낸 공간의 사소한 표정들을 통해 프레임 너머의 한 사람의 이야기를 감상해보세요. 3월 20일까지 얼리버드 티켓 구매가 가능하니, 자세한 사항은 네이버 예약 페이지를 통해 확인해 보세요.

AROUND Newsletter 1주년

AROUND Newsletter의 1주년을 맞아, 소소한 이벤트를 준비해 보았어요. 그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눈 수많은 문장 중 유달리 마음에 와닿은 이야기가 있나요?  나에게 영감을 준 문장들을 캡처하여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나눠주세요.


목소리를 들려주신 분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홈페이지를 통해 그간 발행된 AROUND의 기사들을 살펴볼 수 있도록 AROUND Club Online 3개월권을 선물로 드릴게요. 이전 뉴스레터는 어라운드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으니, 소복이 쌓인 우리의 문장들을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보세요.


기간

3월 16일 (목) ― 3월 19일 (일)


참여 방법

Step 1. 어라운드 뉴스레터 구독

Step 2. 발행된 뉴스레터 중 마음에 와닿은 문장 캡쳐하기

Step 3. @aroundmagazine을 태그하여 스토리에 업로드하기


당첨 안내

3월 20일 (월)


당첨자

15명

드디어 AROUND가 카카오톡 채널에 상륙했습니다. 카카오톡에서 ‘어라운드매거진'을 검색해 보세요. 반가운 마음으로 친구 추가를 하시면 그간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던 신간 발행 알람 소식부터 AROUND의 다양한 이야기를 받아 볼 수 있어요. 여러분들의 일상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틈틈이 어라운드의 소식을 전해보려고 해요. 쌓여있는 메시지들 사이, 틈을 비집고 날아온 우리의 이야기가 기다렸던 안부 인사처럼 느껴질 수 있길. 혹시 카카오톡을 통해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자유로이 말해주세요. 작은 소식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보내드릴게요.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반가운 소식들을 한아름 소개해보았어요. 성큼 찾아온 따스한 시간을 설레게 만드는 이야기였으면 해요. 다음 뉴스레터에서는 AROUND Newsletter가 1년 동안 열심히 실어 보낸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히 전해볼게요. 소중한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뉴스레터를 펼쳐봐 주시길 바랍니다. 그럼, 다다음주 목요일 아침 8시에 만나요!

'예술이 남긴 이야기(Function Of Art)’를 주제로 한 《AROUND》 87호가 궁금한가요? 책 뒤에 숨겨진 콘텐츠가 궁금하다면 뉴스레터를 구독해 주세요. 이미 지난 뉴스레터 내용도 놓치지 않고 살펴보실 수 있답니다. 어라운드 뉴스레터는 격주로 목요일 오전 8시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출근길, 평범한 아침 시간을 어라운드가 건네는 시선으로 채워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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