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고 나와 머리를 말리고 잠옷까지 입고 나면 비로소 준비가 끝납니다. 그때부터가 진짜 제 시간이에요. 제가 평일 중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기도 하죠. 아늑한 집에서 보내는 아늑한 시간. 🍹

오늘은 뭐가 좋을까 잠시 고민한 뒤, 고른 커피를 한 잔 내리고 노트북 앞에 앉아 밀린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을 봅니다. 집중력이 받쳐주는 날에는 찜해두었던 영화를, 그저 그런 날에는 드라마를, 영 따라 주지 않는 날에는 예능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클립을 보는 편이에요. 💻 얼죽아답게 시원한 아이스 커피를 마실 때면 들어오는 카페인에 취침 시간을 연연하지 않아도 되는 제 체질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주 가끔, 아무것도 보지 않는 날에는 씨디 플레이어를 켭니다. 좋아하는 앨범 한 장을 골라서 틀고 그 앨범의 트랙이 한 바퀴를 도는 동안 책을 읽거나 글을 써요. 이 시간은 특히 비가 오는 밤과 가장 잘 어울립니다. 창문을 반쯤 열어두면 들리는 빗소리와 함께 하는 게 그렇게 좋더라고요.

아무래도 마음의 여유가 필요한 일이라 보통 주말을 이용하곤 하지만, 평일에도 드물게 있긴 합니다.

어떻게 보면 정말 특별할 것도, 대단할 것도 하나 없는 일상이지만 이 저녁은 제게 큰 위안이에요. 내일이면 다시 마주할, 쳇바퀴같이 피곤한 하루를 방어하는 시간이자 그 하루 안에서 다시 바라보며 달리는 하나의 목적지가 되어 주니까요. '오늘 저녁엔 뭘 볼까, 어떤 커피를 마실까'하는 작은 기대와 함께요.

오늘은 퇴근 후의 일상을 이야기하려다 보니 정말 제 하루만 읊어드린 기분인데요.

보통 누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지, 저녁은 어떻게 먹는지, 또 운동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 등의 개인적인 시간이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제가 이렇게 주절주절 제 이야기를 떠드는 만큼 늘 구독자님의 이야기를 들어드리고 싶습니다.

저희의 만남은 제 일기장에서가 아닌, 엄연히 제 '편지'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니까요.

매주 월요일, 하루의 끝에 저의 편지가 구독자님께 일과 후 휴식이자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제 목표는 그것이니까요.

오늘의 편지봉투 안에는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고, 다독임을 평소보다 듬뿍 담아 보냅니다.

이번 주도 미리 수고했다고 말해 줄게요.

다음 주에 만나요.

사실 저는 테이스티 테스트에 소개할 테스트를 고르고 나면 진심을 담아 테스트에 참여해 제 결과를 한 번 확인한 후, '아무거나' 마구잡이로 눌러 다른 결과는 어떻게 나오는지를 구경해보곤 하는데요.

테스트가 테스트여서 그런지 이번 <직장인 부캐테스트>는 모든 결과 페이지가 염세적이고 씁쓸한 웃음을 유발하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류의 테스트에서 늘 빠지지 않는 게 바로 워라밸과 돈(연봉) 사이의 갈등인데요. 이 대격돌에서 구독자님은 보통 무얼 택하시나요?

몇 번을 생각해도 정말 그 어느 것 하나 포기하고 싶지 않네요. 😫

참, 저는 '영혼과 육체의 분리마술사'가 나왔답니다.

영혼은 집에 빼두고 다니는 건조한 직장인이라고 하네요.

음... 민망하지만 반박할 수 없는 이 기분은 뭘까요? 🙄

구독자님은 어떤 직장인이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