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때 받은 대한적십자사 수모.    

일반 영법과 구조 영법에 가장 큰 차이는 ‘물안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었어요. 실제로 구조하는 상황이 닥쳤을 때 물안경이 없는 경우를 대비하는 것인데요. 그리고 상대방을 구조하기 전에 자기 자신을 물에서 오랫동안 버틸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이를 ‘자기 구조 영법’이라고 합니다. 물에서 최소한의 에너지로 오랫동안 뜰 수 있는 영법으로 옆으로 가는 ‘횡영’과 팔을 대자로 뻗었다가 다시 모으는 ‘기본 배영’을 익혔습니다. 이는 추후에 구조 실습 때 동작의 변형을 줘서 활용되었습니다.

익수자를 발견하고 다가갈 때는 총 세 가지 순서로 진행되었는데, 입수법-접근법-다이빙을 모두 익혔습니다. 입수법은 구조하는 사람이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야 하거나 혹은 익수자가 경,척추 이상 증세가 있는 경우에 따라 방법이 달랐는데요. 특히 익수자가 멀리에서 봐도 경,척추 컨디션이 좋지 않을 경우에는 조류에 민감할 수 있기 때문에 구조자가 입수 때부터 최대한 조심히 들어가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실제로 입수법 이름도 ‘조심히 들어가기’이기도 했고요.

접근법은 사전 테스트에서 언급했듯 익수자를 지속해서 바라보면서 접근해야 했기 때문에 고개를 들고 자유형, 평영을 해야 했고(헤드업 자유형, 헤드업 평영), 또한 자유형 손과 평영 발차기를 합친 영법인 트러젠도 무척 강조되었습니다. 자유형보다는 힘이 덜 들고 평영보다는 속도가 빠른 트러젠 영법이 접근법으로 많이 활용된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익수자 바로 앞에서 구조하기 직전에 해야 하는 모션은 다이빙입니다. 의식이 있는 익수자의 경우 자칫 자신의 위기 상황 때문에 구조자를 덮치는 등에 곤경에 처하게 하는 행동을 할 때가 있어서 수면 아래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익수자 발밑으로 향해야 했기 때문에 다이빙풀 같은 깊은 물에서 가능한 훈련이었습니다.

강사님이 교육 시작 전 '시간'을 특별히 강조했어요. 평소 사람들에게 1초가 익수자에게는 1분과도 같다는 말이 확 느껴지면서, 동시에 구조 활동이 왜 신속하고 정확하게 치러져야 하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2일 차 교육이 되니 교육 시간에 긴장감이 더욱 진해졌습니다. 실제 상황을 가정한 훈련일 뿐이지만 아무래도 사람 목숨과 관련 있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어제까지는 익수자를 발견하고 다가가기까지에 대한 교육이었다면, 오늘은 익수자를 육지로 안전하게 구조하는 법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최소한의 에너지로 오래 뜰 수 있는 ‘자기 구조 영법’인 ‘횡영’과 ‘기본 배영’에서 변화된 영법으로 다른 사람을 구조하는 ‘구조 횡영’과 ‘구조 배영’을 익혔습니다. 모두 익수자와 접촉이 필요한 영법으로 2인 1조로 교육 실습이 진행됐어요. 구조자 역할과 익수자 역할을 번갈아 맡았습니다.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구조법 교육에 나섰습니다. 구조법에는 맨몸 구조법과 장비 구조법이 있는데 오늘은 맨몸 구조법에 대해 익혔습니다. 익수자가 의식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에 따라 구조법이 달랐어요. 특히 의식이 없는 경우에는 주로 익수자가 물에 뻗쳐 있기 때문에 먼저 익수자를 뒤집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역시 2인 1조로 진행됐습니다. 아무래도 혼자 영법이나 동작을 익힐 때는 자신의 동작에 충실하면 됐었는데, 구조 대상을 앞에 두고 실습이 이뤄지니 훨씬 어려웠습니다.

이틀 동안의 라이프가드 교육은 지금까지 배웠던 수영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속도를 내야 하는 영법이 아니라 남을 구조해야 하는 영법은 더 많은 조건들을 살펴야 했고, 세심함을 요구했습니다. 적십자사의 모든 교육은 주 강사분의 구체적인 설명과 보조 강사분들의 시범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새삼 구조하는 사람의 태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 이틀이었습니다.

더불어 학교 바깥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구조 교육이 학교 안에서도 접할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전 및 구조 교육은 무늬만 강조될 뿐이지 실상 체계적으로 교육되지 않는 실정이니까요. 그러려면 더 많은 실내 수영장이 지역 곳곳에 지어지거나, 수영장과 학교 사이의 연결성에 대해서 더욱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촘촘하고 체계적인 교육을 받다 보니 더 많은 생각들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단순히 자격증 취득을 위한 교육으로 넘어가기에는 너무도 소중한 교육이었습니다.

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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