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의 밤>은 브라질의 현대 미술가이자 영화감독인 아나 바즈의 전시회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촬영지는 각박한 도시 환경 아래에서 살아남은 수백 종의 동물이 있는 브라질의 한 동물원이다. 그곳에 서식하는 갈기늑대와 올빼미, 사바나 여우, 카피 바라, 볏이 있는 카라카라 매는 폭력과 강제 이주의 역사에 의해 쫓겨난, 이 도시의 원래 거주자들이다. 바즈의 많은 영화들에서처럼 여기서도 동물은 우리가 바라보는 시선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우리는 바라보는 주체들이다. 그렇다면 동물들이 우리 도시를 침범하고 있는가, 아니면 우리가 그들의 서식지를 점유하고 있는가? <아메리카의 밤>은 움직이는 이미지에 대한 비선형적인 접근으로 다양한 신체, 영토, 종(種)에 대한 식민주의의 뚜렷한 영향을 탐구한다. 16mm 필름으로 작업한 결과 노출 부족으로 인한 푸른색 영상이 주조를 이루는데, 이는 ‘아메리카의 밤’이라고 부르는 영화 기술 용어에 대한 암시이기도 하다. 영화감독, 카메라, 피사체 그리고 소리와 이미지 사이의 전통적인 힘의 역학을 전복하는 아나 바즈 특유의 실험적인 작품이다.
(DMZ Docs 장병원 수석 프로그래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