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의 시작, 오렌지레터를 놓치지 마세요!
🍊 독자님, 봄이에요 혼자 살게 되면서 생긴 저의 중요한 일과 중 하나는 바로 '장보기'예요. 마트에 가면 꼭 채소 코너를 서성이게 돼요. 짜고 달고 기름진 간편식과 거리를 두고 새사람으로 거듭나볼까 싶지만, 막상 뭘 사야 할지는 모르겠거든요. 어쩌다 한 번 채소를 사도 철이 다 지나 맛이 좋지 않거나 양이 너무 많아 처치 곤란이기 일쑤고요. 그러다 지난달부터는 여성 농민이 재배한 제철 채소를 담은 1인 꾸러미를 신청해 격주로 배송받기 시작했어요. 꾸러미가 든 박스를 열면 맨 위 가지런히 놓인 종이에 짧은 편지와 함께 품목별 생산자의 이름, 재배 과정이나 요리법이 적혀있어요. 덕분에 청국장에 냉이를 넣어 먹으면 맛있다는 사실도, 과도를 이용해 호두 껍데기를 쉽게 까는 방법도 알았습니다. 꾸러미의 묘미는 우연성에 있어요. 제철 채소로 구성된 랜덤 박스인 셈이라서요. 냉이, 달래, 쑥… 평소 장 볼 때 선뜻 집어지지 않는 채소들을 다듬고, 냄새를 맡고, 맛을 보는 모든 순간이 단조로운 일상에서는 꽤나 새롭고 역동적입니다. 어제와 다르지 않은 비슷한 하루를 반복했어도 흙의 기운 같은 것을 느끼며 저녁상을 차려 먹고 나면 오늘 해야 할 일은 이걸로 다 끝났다 싶어요. 이 땅에 발붙인 내가 나한테 잘한, 뭘 더할 필요 없이 완전한 하루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독자님, 나를 잘 먹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완연한 봄이에요🌸
- 도브리 드림
|
|
👉 오렌지레터에 전하고 싶은 소식은 제보(무료) 또는 광고(유료)로 알려주세요!
🍊 (소식) 세상을 바꾸는 크고 작은 움직임이 있었어요
|
|
🍊 (인터뷰) 어떤 사람들이, 무슨 변화를 꿈꿀까요?
|
|
🍊 (생각거리) 우리는 다양한 목소리와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