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정보를 진실로 믿는 심리적 경향인 ‘환상의 진실효과’는 정보를 접한 후 한참이 지난 뒤에도, 혹은 정보를 들은 기억마저 사라진 뒤에도 인간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반복되는 거짓 정보가 진실이 될 수는 없지만 진실의 환상은 만들어 낼 수 있다.“
우리는 언제, 어디에나 있는 정보에 전례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 후기,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적극적으로 찾지 않더라도 그런 정보에 끊임없이 노출됩니다. 이러한 많은 정보에의 노출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쏟아지는 모든 정보가 정확한 것도 아니며, 아예 대놓고 잘못된 것도 섞여 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메타(구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 등 거대 IT기업의 플랫폼에서 생성되는 허위 정보는 사회적으로 폭넓은 파장을 일으키기 때문에 문제가 특히 심각합니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을 다룬 유투브 컨텐츠 중 조회수가 높은 영상을 살펴봤더니 69개 중 19개가 사실이 아닌 정보를 담고 있었고, 이들 영상은 총 6200만 회 이상 조회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의 의사결정 상황에서 잘못된 정보들의 범람은 여러 방식으로 조직에 상처를 남깁니다. 왜곡된 홍보(spin), 가짜 후기, 직원들의 ‘헛소리(bullshit)’, 현재 직원들과 미래 직원들 사이의 루머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경영진은 어느 순간 자신이 잘못된 데이터, 사실, 수치 등 중대한 의사결정의 근거로 삼기에는 결함이 많은 정보를 떠안게 될 수 있습니다. 실수로 전해졌든 누군가 악의로 공유했든 잘못된 정보는 좋은 의사결정을 방해합니다.
“인간은 처음 접하는 정보보다 반복적으로 접한 정보에 더 신빙성을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
인간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아주 평범하지만 강력한 편향을 나타내는데, 이러한 작은 결함은 어떤 정보가 진실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것을 어렵게 만듭니다.
저자들은 환상의 진실 효과를 물리치기 위한 네 가지 방법을 제시하였습니다. 부정적인 영향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겠지만 정보의 정확성에 초점을 맞추고 노력하여 그 영향을 최소화 시킬 수 있습니다.
그 첫번째는 편향의 맹점을 피하는 것입니다. 최근 연구결과를 통해 지능이 높고 분석력이 뛰어난 사람들도 환상의 진실효과에 쉽게 빠진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따라서 관리자가 우선적으로 할 일은 자신도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환상의 진실효과의 위험을 최소화 하기 위한 가장 생산적인 첫 단계는 이 효과를 제대로 이해하고 자신도 다른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취약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인식버블을 피하는 것입니다. 전략적 결정은 흔히 팀원들과 다른 주요 이해당사자가 공유한 정보를 바탕으로 내려집니다. 이때 네트워크가 하나의 인식 버블을 형성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네트워크 구성원들이 비슷한 의견만 접하면서 다른 대안적 시각을 고려하지 못하고 그 버블 안에 갇혀서는 안된다는 의미입니다. 여러 연구에서 증명한대로 구성원의 평균적인 능력치가 더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동질적인 집단보다 다양한 관점을 반영하는 집단이 더 뛰어난 성과를 보입니다.
세번째는 사실인지 가정인지를 따져보는 것입니다. 정확성을 기반한 정보가 자리를 잡았다면 새로운 정보가 자신의 기존지식과 부합하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해 환상의 진실효과를 막을 수 있고 새로운 정보가 들어왔을 때 일단 그 진위부터 고민하는 문화를 장려할 수 있습니다. 단순하지만, 사실 자기 앞에 놓인 정보를 일상적으로 꼼꼼히 평가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게다가 사람들은 그 정보가 사실인지 아닌지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다른 사람들과 쉽게 공유합니다. 내적 팩트 체크 능력을 키우는 것은 환상의 진실효과에 대한 강력한 항체를 형성하는 것과 같습니다. 최근 연구 결과, 새로운 정보를 접했을 때 그저 그것이 사실인지 자문하는 것만으로도 잘못된 정보가 반복되어도 믿을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마지막은 진실을 너지하는 것입니다. 정보가 반복을 통해 신빙성을 얻는다면 관리자들은 역으로 진실과 관련된 정보를 반복적으로 이야기해서 진실을 믿게끔 너지(nudge)할 수 있습니다. 심리학, 수사학, 철학분야에서는 수십년간의 연구를 통해 어떤 주장을 반복했을 때 생기는 가치는 입증해 왔습니다. 이 가치는 다양한 문장을 사용할 때보다 같은 문장을 계속 반복했을 때 더욱 강력해진다. 다만,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정확한 정보인지는 꼭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