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덟 번째 편지 : 정신차려 카페인

카페인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은 알코올의 그것과 비슷하다 : 그날그날의 몸 상태에 따라 크게 좌지우지된다. 기본 투 샷이 들어간 아메리카노만 마셔도 심장이 벌렁거리는 날이 있는가 하면, 콜드브루에 밀크티, 에너지 드링크까지 마셨는데도 잠만 쿨쿨 잘 자는 날이 있다.
카페인은 본래 식물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사용하는 무기이기 때문에, 살충효과가 있다고 한다. 특히 달팽이류에게 치명적이라서 친환경 농약으로 사용되기도 한다는 사실! 그래서 카페인을 섭취하면 내 안의 느릿느릿 게으름 벌레가 자취를 감추고 맷돌이 굴러가기 시작하는 걸까? 물론, 위에 그린 만화처럼 그 효능이 영 시원찮은 날이 있기도 하지만 말이다. 

아마도 카페인을 충전한 직후 우리의 머릿속 풍경.
출처 : 네이버 웹툰 <유미의 세포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내 노트북 옆에는 바닥을 보이는 아메리카노 잔이 놓여있다. 달달한 음식을 좋아하다보니, 한때는 시험기간 필수템으로 명성을 떨쳤던(?) 스누피 커피우유 카페인 함량:500ml/237mg나 호불호가 그렇게 갈린다는 일명 '서울대 음료' 데자와 카페인 함량:240ml/55mg를 즐겨먹기도 했지만, 요새는 그냥 깔끔한 커피나 홍차가 좋다. 
여러분은 카페인이 '잘 드는' 사람인지, 카페인 음료를 즐겨마시는지, 즐겨마신다면 어떤 음료를 주로 마시는지 궁금하다. 


냠냠 에피소드 from.동구리

이왕 카페인을 충전할 거라면 맛있게! [커피 그라운즈 : 달링]   

답십리역 '커피 그라운즈 by 하루코빈스', '달링'
"제 인생에서 제일 맛있었던 커피가 무엇이었냐 물으신다면, 전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할 수 있어요. 커피 그라운즈의 '달링'이라고."라는 내용으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렸을 정도로 이 곳의 커피는 독보적으로 맛있다. 기네스가 내 최애 맥주인데, 이 '달링'은 위의 쫀쫀한 크림 덕분에 좀 더 은은한 잔당감이 느껴지는- 목넘김이 훨씬 깔끔해진 기네스 생맥을 마시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더치커피의 매력을 200% 살린 메뉴 당도 있는 커피를 싫어하시는 분들께도 꼭 추천드리고 싶은 곳이다.

답십리역 '커피 그라운즈 by 하루코빈스', '더치커피 원액'
Take-out 밖에 되지 않는 점이 아쉽지만, 멀리까지 찾아갔다면 '달링'과 함께 더치원액도 구매해서 집에서 즐겨보시길. 난 집에 쌓아두고 매일 라떼를 만들어 카페인을 충전한다 :)
🍹여기에 카페인이 들어있었다구요? [스타벅스 : 쿨 라임 피지오]

스타벅스, '쿨 라임 피지오' / 출처: Starbucks Coffee
너무 달지 않으면서 은은한 청량감과 상큼한 라임향이 매력적인 내 최애 음료! 생일 때 친한 지인들은 다 선물로 이 쿨 라임 피지오 쿠폰을 보내줬을 정도로 좋아하는 음료다. 근데 이 스파클링 음료에도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더라.

'쿨 라임 피지오' 성분표 / 출처: Starbucks Coffee
성분표를 보면 Tall 사이즈 355ml 기준 110mg이나 들어가 있다! 같은 사이즈의 스타벅스 아메리카노에 150mg의 카페인이 들어간 것을 생각하면, 생각보다 꽤 많이 들어가 있는 셈. 잠을 깨기 위해 매일 아메리카노만 찾았었다면, 오늘은 색다르게 쿨 라임 피지오로 달려보는 것은 어떨까.
🍵카페인 프리 음료를 찾고있는 당신을 위해 [A.C. PERCH'S THEHANDEL]

출처: A.C. Perch Historie, 'A.C.PERCH'S THEHANDEL'
롯데백화점 식품MD / Buyer로 근무하던 시절 팝업하려다 결국 못 했던 브랜드인데, 그 후로도 꽂혀서 주머니 사정이 괜찮을 때 한 번씩 사두는 티(Tea)이다. (앞서 언급한 커피 그라운즈를 포함해서, 현재 저와 이 브랜드 역시 아무 관련도 없고, 돈도 받은 적 없답니다. 뒷광고가 아니라 찐추천이에요!) 덴마크 코펜하겐에 문을 연 뒤 7대를 거쳐 185년 동안 덴마크 국민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브랜드이기도 하고, 덴마크 왕실 공식 차 조달 업체인만큼 퀄리티도 보증할 수 있는 곳.

'A.C. 퍼치스 티핸들', 'Cool Herbal' / 출처: EDITION DENMARK
나와 같은 초딩입맛이라면- 그리고 앞서 언급했던 스타벅스의 쿨 라임 피지오를 좋아하는데 카페인 때문에 대체재를 찾고 있었다면, 이 'Cool Herbal'을 강력추천한다. 설탕 등의 감미료 없이 감초뿌리말린 사과만으로 은은한 단 맛을 내고 레몬그라스와 페퍼민트로 쿨한 상쾌함을 주는 이 친구는, 냉침해서 마시면 더없이 맛있는 음료가 되므로! 난 티백 2개를 1.5L 생수병에 넣고 냉장고에 10시간 정도 냉침시켜두어 먹는다.

'A.C. 퍼치스 티핸들', 'Rooibos Vanilla' / 출처: EDITION DENMARK
겨울 밤에 마실 따뜻한 티를 찾는다면- 'Rooibos Vanilla' 추천! 우리 부모님이나 내가 가끔 자기 전 차를 마시고 싶을 때 종종 찾던 tea인데, 은은한 바닐라향과 입에 매끄럽게 도는 달지 않은 크림 아로마가 사람 자체를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느낌이 든다. 사실 가장 무난하면서도 고급지고 대중적이라 선물하기도 좋을 것 같은 티 종류.

상수역 'Dukes Coffee' 쇼룸 , 'Dukes White'
내용이 너무 길어져 모든 것을 소개하지는 못했지만, 커피를 좋아한다면 듁스커피'듁스 화이트'프릳츠커피컴퍼니 '드립커피', 커피가게동경'아인슈페너', 테일러커피'크림모카''블루지'도 꼭 한 번 경험해봤으면 좋겠다. 미처 내가 언급하지 못한 맛있는 커피나 음료가 있다면 '답장하기'를 통해 알려주시길! 서울이 아니어도 괜찮으니 다양한 제보들을 기다리도록 하겠다 :)

냠냠 리포트 from. 알렉스

고등학생이었을 때 잠을 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마셨던 카페인이 이제는 내게 짜릿한 각성을 선사하는 고마운 존재로 자리잡았다. 카페인을 섭취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현대인들의 일상이 되어버린 커피부터 , 에너지드링크, 콜라, 달콤쌉쌀한 초콜릿과 어울리는 음악들로 정신과 함께 귀도 깨워보자. (이번 추천 곡들은 모두 나나의 노동요 플레이리스트에 담겨있는 곡들이다. 구독자분들은 어떤 노동요를 듣는지 궁금하다.)
새벽 4시에 마시는 커피: Black Coffee - Peggy Lee

제목과 가사에 커피가 들어가서인지 이번 주제를 정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음악. 4-50년대를 대표하는 재즈 보컬 Peggy Lee의 'Black Coffee'는 블랙커피같은 씁쓸한 짝사랑을 고혹적으로 표현한 곡이다. 따뜻한 커피 한잔과 이 노래와 함께라면 나도 흑백영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풀맛이 강한 녹차: ゆらゆら - YeYe

언제나 따듯하게 마셔야 할 것 같은 차를 가끔 냉침하여 마시면 경쾌하고 시원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특히 무더운 여름날, 풀맛이 강한 녹차를 냉침하여 마시면 더위는 사라지고 기분좋은 시원함이 남는다. '흔들흔들' 이라는 뜻의 'ゆらゆら'는 쓸쓸한듯 나른한 느낌을 잘 담은 일본밴드 YeYe의 노래다. 따스한 햇살이 가득한 주말 낮, 시원한 녹차와 함께 들어보자.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주는 에너지드링크: Runnin' - The Internet (feat. Tay Walker)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미국 소울 밴드 The Internet의 13년도 앨범 'Feel Good'에 수록되어 있는 노래 Runnin'은 불행으로부터 뛰는 것을 멈추지 말라는 용기를 담았다. 에너지드링크를 마시면서 몰입이 필요한 날 어울리는 음악이다. 개인적으로는 The Internet의 음악들을 노동요로 많이 듣는다. 추천한 노래가 마음에 든다면  The Internet의 다른 음악들도 꼭 들어보시길. 
카페인 청량음료의 대표 콜라: Virtual Aerobics - Wallows

미국의 얼터너티브 락 밴드 Wallows는 80년대 스타일의 음악들을 요즘 느낌으로 재해석해 보여주는 밴드다. 그래서인지 Wallows의 노래를 들으면 미국을 대표하는 단순하면서도 탄산이 톡톡 터지는 콜라가 생각난다. 늘어지는 날 음악에 맞춰 에어로빅을 하는 이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함께 동작을 따라해보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초콜릿: So Close - Tom Misch & Carmody

Tom Misch의 음악은 하나의 장르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한번 들으면 누구든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매력을 가졌다. 그 중에서도 Carmody와 함께한 'Out to Sea'는 따스하면서도 기분이 좋아지는 마법같은 앨범이다. 달콤한 둘의 목소리가 조화로운 'So Close'는 당과 카페인으로 서서히 기분을 좋아지게 만드는 초콜릿같은 음악. 추천한 'So Close'가 마음에 들었다면 앨범의 다른 곡들도 꼭 들어보길 바란다. 
냠냠 큐레이션 from. 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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