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선명하게 만들어 주는 기록의 힘

오늘의 밑미레터 씨앗
  • [밑미의 인터뷰] 나를 자유롭게 만들어 준 시라는 세계 with 홍인혜 작가  
  • [밑미의 추천] 번아웃이라면, 이렇게 해봐요
  • [고민상담소] 가만히 쉴 수가 없어요
  • [이번 주도 밑미하세요] 커리어 프로그램&커리어 상담소

메이트님은 기록형 인간인가요? 밑미에서는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 늘 이야기합니다. 희미하고 낮은 해상도로 부유하는 나의 조각들을 언어라는 매개체로 명료화해서 표현하다 보면, 나라는 사람을 좀 더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거든요. 기록을 하려면 일단 나를 잘 관찰해야 해요. 그리고 어떤 언어를 통해 나의 감정, 생각, 상황을 표현할지 고민해야 하죠. 이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다 보면 나를 조금은 더 객관적으로 만나게 되고, 나라는 사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오늘은 ‘언어'라는 매개체를 가지고 나라는 세계를 끊임없이 탐구하고 기록해 가는 홍인혜 작가와의 인터뷰를 준비해 봤어요. 카피라이터, ‘루나파크'를 그리는 만화가, 작가, 그리고 시인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관찰하고 창작하고 소통하는 홍인혜 작가가 나라는 세계를 조금씩 확장해 가는 이야기를 만나볼까요?

    나를 자유롭게 만들어 준 시라는 세계 with 홍인혜 작가
    밑미: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작가님이 최근에 내신 책 <고르고 고른 말>을 읽었어요. 책은 표면적으로 ‘언어와 말'을 주제로 전개되는 것 같지만, 사실 '언어와 말을 통해 나를 만나는 과정'이 책 전체에 흐르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점점 규칙과 틀에서 자유로워지는 작가님을 만나는 게 좋았어요. 나이가 먹을수록 더 얽매이게 되기 마련인데, 작가님은 그 반대로 더 자유롭고 걸림이 없어지신 것 같아요.

    인혜: 시 쓰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정말 많이 달라졌어요.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취업하며 나와 비슷한 프로필을 가진 사람들만 주로 만나왔어요. 취향도 좋아하는 것도 비슷했죠. 처음 시 수업을 들으면서 '21세기에 아직도 시를 위해 투신한 21세기 랭보들이 이렇게 많았단 말인가!'라고 정말 놀랐어요. 시를 인생의 목표로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제가 지금까지 살았던 삶과 목표도 너무 다르고, 평생 못 만나 볼 것 같은 사람들을 만난 거예요. 밖에서 보면 우스울 정도로 단어 하나를 두고 싸우고, 시 이야기를 하면서 울고, 이런 세계가 저에게는 너무 신기했어요. 몇 살에는 무슨 직급을 달고, 몇 살에는 얼마를 모으고, 이런 게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시 수업을 5~6년 정도 들었는데, 수업이다 보니까 선생님이 계시고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해주세요. 이 시는 너무 관념적이다, 너무 친절하니 조금 줄여봐라 이런 식으로 선생님이 할 수 있는 얘기를 하시는 거죠. 그런데 선생님이 하루는 '나는 말은 이렇게 하지만, 내 말 안 들었으면 좋겠어' 이러시는 거예요. 저는 그게 너무 충격이었어요. 왜냐면 우리 학교 다닐 때에는 해야 할 것이 딱 정해져 있잖아요. 선생님이 수업을 하면서 '너는 너무 친절하고 긴 산문시를 쓰니까, 심플하게 운문시를 써 봐라’라고 하셨을 때, 학생이 '싫어요, 나는 산문시로 끝장을 낼거예요.’라고 해도 그걸 하나의 길로 인정해 주는 거예요. 거기에서 좀 충격을 받았어요. 저도 사실은 엄청 정석대로 살아온 사람인데 시를 배우면서 그 틀에서 점점 벗어날 수 있었어요. 

      밑미: 내 감정을 들여보고 나를 관찰할 때 때때로 만나게 되는 내 부정적이고 어두운 모습을 회피하게 될 때도 있는 것 같아요. 특히나 시를 쓰다 보면 나의 어두운 면을 많이 봐야 하잖아요. 그럴 때 작가님은 어떻게 하세요?

      인혜: 원래 저를 많이 관찰하는 편이에요. 일기도 쓰고, 기록도 하고 감정 변화를 추적하기도 해요. 한때는 술을 마실 때 술의 종류에 따라서 어떻게 감정이 바뀌는지를 기록하기도 했을 정도로 내 감정 변화 폭에 관심이 워낙 많았고 나를 관찰하는 걸 좋아했어요. 그렇게 내 감정을 들여다보다 보면 어두운 부분도 만나게 되는데, 저는 제 어둡고 우울한 면을 그렇게 싫어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늘도 그림자도 다 내 거니까. 그게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거면 고쳐야 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내 거니까 예뻐하고 잘 돌봐주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오히려 요즘은 며칠 동안 어두운 감정이 안 느껴지면 약간 불안하기도 해요. 시를 못쓰는 거 아니야? 결핍되어야 시 쓸 수 있는데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웃음) 어둡고 부정적인 정서를 나쁘게 바라보지 않게 된 것도 시를 쓰게 되면서 얻게 된 좋은 점인 것 같아요. 이게 창작의 동력이라는 걸 아니까 나쁜 일이 있어도 이게 나의 창작의 원천이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사실 학창 시절에는 내 쭈글한 모습을 견디기가 힘들었는데, 나이가 먹고 마음이 너그러워지니까 못난 것도 나지 어쩌겠어라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밑미: 책에 보면 혼자 매일 꾸준히 하시는 게 정말 많으신 것 같아요. 밑미는 리추얼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평소에 인혜님이 어떤 리추얼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해요.

      인혜: 직장 생활을 15년 했기 때문에 퇴사를 하며 ‘이제 나는 리추얼도 루틴도 없이 살겠다.’라는 강렬한 목표를 가지고 시계도 달력도 안 보고 살았어요. 그런데 이렇게 1년 정도 사니까 좀 망해서 심하게 우울감이 오기도 하고 집에만 하루 종일 있으니 낮밤이 바뀌기도 하고, 프리랜서이자 재택근무자로서 삶이 너무 늘어진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나를 옭아 매지 않는 아주 간단한 리추얼을 만들어서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첫 번째는 사실 되게 시시한 건데, 조카가 태어나면서 환경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도 생기면서 생수를 끊었어요. 대신 아침에 일어나면 매일 약수터에서 물 떠오듯 필터 정수기로 물을 정수하고 오늘 하루 마실 차를 끓어요. ‘오늘 같은 날은 연잎차야' 이런 식으로 매일 아침 그날 기분에 맞는 차를 끓여 마셔요.
      다른 하나는 매일 먹는 시간을 정하자는 게 있어요. 처음에는 잠자고 일어나는 시간을 정하자고 생각했는데 제가 야행성이라 잠자고 일어나는 시간 정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더라고요. 글이 밤에 잘 써지기도 하고요. 그리고 30년 넘게 시계 알람 맞춰서 일어나는 거 했으니까 이제 몸이 저절로 깰 때 일어나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너무 늘어지면 건강이 무너지니까 아무리 늦어도 오후 2시, 저녁 8시 전에는 밥을 챙겨 먹는다고 정해서 그 정도는 지키려고 노력을 해요.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자기 전에 일기를 쓰죠. 사실 저도 매년 계획을 세우고 1-2월에 빡세게 하다 3월쯤에 흐트러지긴 하는데, 아직까지는 매일매일 꼬박꼬박 쓰고 있어요.

        밑미: 최소한의 리추얼이라는 말이 밑미가 이야기하는 것과도 비슷한 것 같아요. 나를 옭아매는 것이 아니라 리추얼을 통해서 오히려 자유롭게 해주고 나를 느슨하게 풀어주는 거죠.

        인혜: 저는 사실 불안 정서가 높고 자신에게 엄격한 편이에요. 그래서 완벽주의 성향도 있고, 멋있는 모습이 아니라 숨기지만 비교도 많이 하고 질투도 많아요. 그래서 남들이랑 비교하면서 나만 왜 이렇게 쭈구리 같냐 이런 생각 진짜 많이 하는 사람인데, 내가 나를 모질게 몰아세우는 성향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구나를 깨닫고 나를 조금씩 풀어주고 놔주는 과정이 나이 드는 것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책에도 점점 더 시선이 성글고 느슨해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썼는데, 나한테 모질게 몰아세우지 않고 조금 더 나를 느슨하게 풀어주고 좀 더 우쭈쭈 해주면서 늙어가고 나이 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실제로 되게 많이 해요. 인생이라는 게 나를 좀 더 많이 알아가고 공부해 나가면서 이 녀석을 잘 추슬러 나가는 과정이구나 라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인혜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나에 대해 끊임없이 관찰하고 탐구하며 자신의 지평을 넓혀가는 사람에게서 느낄 수 있는 나에 대한 신뢰와 단단함이 느껴졌어요. 나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찾아가는 인혜님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인혜님의 책 <고르고 고른 말>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인터뷰 기념 특별 이벤트!
          밑미레터 인터뷰 내용을 캡처해서 #밑미레터 #고르고고른말 #홍인혜에세이 해시태그와 함께 3월 25일까지 인스타그램에 공유해 주세요. 10분을 선정해서 홍인혜 작가님의 책 <고르고 고른 말>을 선물로 보내드릴게요! 
          * 선정되신 분들께는 3월 28일까지 개별 DM을 보낼게요!  
          * 인터뷰 전문에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번아웃이라면, 이렇게 해봐요.
            인터뷰를 하면서 찐 공감되었던 부분은 인혜님도 밑미도 모두 번아웃 때문에 재가 되어 본 적이 있다는 거예요. 15년 차 프로 직장인이었던 인혜님은 번아웃을 만났을 때 어떻게 했을까요?  
            마음 맞는 친구들과 나누는 수다
            인혜: 쉽게는 동년배나 비슷한 상황에 처한 친구들을 만나서 푸는 게 단편적이지만 제일 효과가 좋았던 것 같아요. 업계에 대한 난상 토론을 하기도 하고, 다들 비슷한 상황에 있으니까 술 먹으면서 푸념도 하는거죠. 서로 공감하고 격려도 해주는 게 도움이 되니까요. 
            💬 번아웃에서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는 공감과 격려라고 해요. 수다라고 하면 별거 없어 보이지만, 사실 맘 맞는 사람들과의 수다는 그룹 심리상담 만큼이나 커다란 힘이 있답니다! 
            초심 돌아보기
            인혜: 책에도 최초의 마음을 돌아보면 지금의 매너리즘이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이야기를 쓰기도 했듯이 나의 처음을 돌아 봤어요. 광고일을 좋아서 시작했는데, 그 마음은 어디로 간 건지 돌아봤죠. 예전에 썼던 카피나 학교 다닐 때 광고 동아리 활동했던 기억을 돌아보면서 초심을 불러내려 노력하는 거죠.
            💬 마음속에 불평과 불만의 목소리가 들려온다면, 설레고 희망찼던 첫 마음을 떠올려보세요. 초심이 가지고 있는 힘은 생각보다 세답니다!
            내려놓기
            인혜: 사실 번아웃은 노력으로 극복되지 않는 어떤 부분이 있는 것 같긴 해요. 다 타버렸는데 어떻게 다시 불을 붙일 수 있겠어요. 그래서 저는 솔직히 말하면 해도 해도 안된다 싶으면 그만뒀어요. 오히려 이런 조언도 필요한 것 같아요. 이도 저도 해도 안되면 그만두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번아웃인 사람을 몰아세우는 건 너무 힘든 일이거든요.
            💬 때로는 포기하고 내려놓는게 필요해요. 퇴사가 힘들거나 두렵다면 휴가를 떠나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면 명료하게 상황을 볼 수 있으니까요.
            불안할 때는? 최악을 생각해 보세요!
            인혜: 1차 퇴사 때는 6년 차니까 다른 광고 회사를 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이 있었는데 지금은 15년 차에 퇴사를 했기 때문에 무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퇴사를 하면 단편적으로는 15년 차만큼 쌓아온 연봉이 인생에서 사라지는 거잖아요. 그래서 한 달에 최소한으로 필요한 돈이 얼마일까. 그럼 이걸 벌려면 어떻게 해야하지?라고 최소한의 생계를 생각하고 퇴사를 했어요. 다행히 내가 아주 비관적으로 생각한 것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아요. 
            💬 팀 페리스는 <타이탄의 도구들>에서 두려움을 극복하게 만들어준 세네카의 명언을 소개해요. “며칠 동안 남루한 옷차림으로 싸구려 음식을 먹으며 생각해 보라. ‘이것이 내가 가장 두려워했던 상황인가?” 실제로 팀페리스는 빈털터리가 되는 모의실험을 통해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해요.

            정민님의 고민
            "가만히 쉴 수가 없어요."
            가만히 쉬는 시간을 가지기가 너무 어려워요. 아침 출근 준비를 할 때도, 지하철과 버스를 타며 이동하는 출퇴근 길에도, 자기 직전까지도 해야 할 일들이 생각납니다. 생각을 멈추기 위해서는 라디오를 듣거나 영상을 틀어야 하는 저를 고치고 싶어요. 왜 그럴까 이유를 생각해 보니 일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는데, 마주한 모든 일들이 모두 분명하게 예상하기 어려운 것들이라 걱정과 불안이 가득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서 생각한 대로 진행되지 않았을 때 해야 하는 다음 대책을 계속 준비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생각의 고리를 끊고 편안한 일상을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님의 답변
            "내 에너지의 몇 퍼센트나 사용하고 있나요?"

            이직 커리어 프로그램 with 김나이 카운슬러
            "다른 분야로 이직하기에 늦은 것은 아닐까, 내 커리어가 다른 분야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마음속으로 고민만 해왔는데요. 내가 해온 일을 한번 정리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구체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어요." 
             - 참여자 한*님의 찐 후기- 
            고민된다면? 후기 보고 결정하자! 
            일잼 커리어 프로그램 with 김나이 카운슬러
            "일이 재미없고, 고민되고, 번아웃을 겪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한두 달 전 제가 그랬습니다. 이 프로그램 하는 4주 동안 큰 도움을 받았고, 이 프로그램이 제 일과 일을 대하는 저 자신에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 참여자 윤*님의 찐 후기- 
            고민된다면? 후기 보고 결정하자! 
            밑미 줌 커리어 상담소에서 만나요! (무료) 
            요즘 트랜드가 무엇인지, 어떤 커리어 패스를 밟고 싶은지, 내가 들어가고 싶은 회사와 직무를 고민하느라 진짜 내 마음에서 원하는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고 있지는 않나요? 밑미 커리어 상담소에서 만나서 내 마음 속 진짜 '일 고민'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요. 
             
            📆 날짜 & 시간 3월 24일(목), 밤 9시-10시
            👩‍💻 장소 : 온라인 줌(zoom) 

            세상이 늘 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힘든 순간 나에게 어떤 말을 해줄지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요. 내가 힘들 때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 ‘힘이 되는 한 마디'를 가지고 있나요? 없다면, 딱 3분만 투자해서 나에게 힘을 주는 한 마디를 만들어 보는 건 어때요? ‘밥이라도 잘 챙겨먹자' 같이 사소한 말도 좋고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처럼 강인한 말도 좋아요. 나에게 맞는 힘을 주는 한마디를 찾아봐요! 
             
            실천하는 모습을 모두가 볼 수 있도록 SNS에 해시태그 #밑미타임과 함께 올려주세요.

            말은 생각을 반영하고, 말은 생각을 조형한다.
            그렇기에 언어를 바꾸려는 모든 시도가 참으로 근사하다.
            그것이 곧 생각을 바꿀 것이기 때문이다.
            -<고르고 고른 말>, 홍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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