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회하는 게 있나요?

다정함은 체력에서 나온다고 하죠. 비현실적인 바람일지도 모르지만, 언제나 누구에게나 다정하고 싶은 마음에 달리기를 시작했어요. 사람들을 만난 날이면 귀가하는 길에 꼭 다정하지 못했던 순간을 후회하게 되더라고요. 뛰는 건 힘들고 다음 날 몸도 여기저기 아프지만, 홀로 달리는 시간이 나뿐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일이 된다는 걸 알아요.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을 위하는 게 곧 내게 좋은 일이 된다는 것도요. 열심히 몸을 움직여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더 다정한 제가 되어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후회'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한 주 동안 제보받은 다른 잉잉이들의 '외로움' 먼저 나누고 갈게요😊

*다음 잉잉레터는 여름휴가로 한 주 쉬어가려고 해요. 레터 말미에 쉬어가기로 한 이유를 적어 두었답니다. 잉잉이님, 더위 조심하시고 2주 후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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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잉이A

영화표를 하나만 예매할 때.

잉잉이B

같이 있지만, 같이 있지 않은 것 같을 때.

잉잉이C

상실을 경험할 때. 소중하게 여기던 친구나 가족, 연인이 떠나가고 나면 공허함과 외로움이 몰려오더라고요.

잉잉이D

여러 사람 앞에 서서 강의할 일이 종종 있는데요, 나의 이야기에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을 때 너무 외로워요.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는 표정이라도 지어주면 좋겠는데... 강연 대상의 나이가 고등학생 이상이면 너무도 무표정한 얼굴로 저를 쳐다보거든요. 그럴 땐 내가 지금 뭘 하는 거지? 싶고, 도망치고 싶어요.

잉잉이E

진짜 마침 요즘 외롭다는 느낌을 받고 있어서 오늘 주제가 크게 와닿는 것 같아요ㅠㅠ 자꾸만 할 일은 늘어나는데 힘도 들고 지치는데 안 좋은 일들까지 겹치니까 슬럼프가 올 것만 같았어요. 그런데 막상 푸념을 토로할 사람이 생각나지 않더라고요... 나만 힘든 것도 아닐 텐데.. 혼자 버틸 수 밖에 없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때 정말 외롭다고 느껴져요🥺

잉잉이F

예전에는 조용한 방에 혼자 누워있는 그 순간이 미치도록 외로웠었는데, 요즘은 매일 만나며 잘 지내는 사람들 사이에 있을 때 문득 외로운 감정이 밀려와요. 분명 같이 대화도 하고 있고, 웃고는 있는데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지는 것 같은 그런 외로움이요. 어쩌면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들 앞에서 제 감정에 대해 솔직하지 못해서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해요. 자꾸만 가면을 씌운 모습으로 나를 드러내려고 하다 보니 응어리가 쌓여서 못버틸 것 같을 때마다 쿵하고 내려앉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조금 더 나답게 살아가려고 노력한다면 이런 외로운 감정도 사그라드는 날이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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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후회했던 일

며칠 전에 아빠 앞에서 눈물을 콸콸 쏟았어요. 중학교에 입학한 후로 아빠 앞에서 울어본 적이 없으니 정말 오랜만이었네요. 어릴 때부터 아빠가 참 무서웠거든요. 울면 더 혼나니까 아빠 앞에서는 필사적으로 울지 않으려고 해왔어요. 눈물을 참고 화를 참다가 언제부터인가 아빠에게 더는 감정을 표현하지 않게 되었죠. 그렇게 오랜 시간 품어왔던 두려움, 분노, 서운함, 미안함 등등의 감정이 숙취에 속을 게워내듯 쏟아졌어요.

1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고 제가 달라진 만큼 아빠도 달라져 계셨어요. 눈물을 왕창 쏟으면서 두서없이 말하는데도 끝까지 차분하게 제 이야기를 들어주셨거든요. 목놓아 울다가 진정되는 것 같으면 다시 울음이 터지고, 세 번 네 번 그렇게 오열을 했어요. 그러다 보니 신기하게도 오랜 시간 품어온 부정적 감정과 생각들이 사소한 일로 여겨지기 시작했어요.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속에 담아두면 그 크기가 실제보다 훨씬 비대해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죠.

그날 아빠는 어릴 때 지금처럼 제 말을 들어주지 못했던 게 후회된다고 하셨어요. 저는 좀 더 일찍 아빠 앞에서 울음을 터뜨리지 못한 걸 후회했고요. 언젠가 '후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서 지난밤 아빠 앞에서 울었던 일을 꺼내보았답니다. 잉잉이님은 후회하고 있는 일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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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왜 '후회'할까?

1.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샤이 다비다이는 인간의 자아를 세 종류로 구분했습니다.

2. 첫 번째, ‘실제적 자아’는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로 이루어진 자아입니다. ‘나는 학생이다’, ‘나는 여자다’ 등과 같이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나타냅니다.

3. 두 번째, ‘이상적 자아’는 희망, 목표, 열망, 소망처럼 내가 이상적으로 소유하고 싶어 하는 자아를 가리킵니다. ‘완벽한 보디라인을 갖고 싶다’ 등 자신의 실제적 모습이 어떠하든지 간에 장차 이루고 싶은 이상형인 것입니다.

4. 세 번째, ‘의무적인 자아’는 의무나 책임에 근거한 자아로, 자신이나 타인이 부과한 의무에 스스로 맞춰야 한다고 여기는 자기 모습입니다.

5. 자아 개념과 후회의 상관관계를 밝히기 위해 연구를 진행한 결과, 실험 참가자들은 실제적 자아와 이상적 자아의 불일치가 클수록 더욱 자주, 오래 후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 실제적 자아와 이상적 자아의 불일치가 큰 사람들, 즉 후회를 자주 하는 사람들은 이상적 자아의 모습이 거대하고, 목표가 추상적이고, 실천 전략이 부족하다는 특징을 가집니다.

7. 고로 후회를 하지 않으려면 현실적이고 명확한 목표와 실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8. 유독 후회를 자주 하는 것 같다면 도달하기 어려운 이상적 자아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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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잉이님, 무더운 여름 잘 나고 계신가요? 일상 속에서 제가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이 잉잉레터의 소재가 되곤 하는데요. 최근엔 더위에 지쳐서 그런지 노트북을 한참 붙잡고 있어도 글이 써지지 않는 날이 많았어요. 그때 딱 생각이 들었죠.

'쉬어주어야 할 타이밍이구나!'

쓰려고만 하면 어떻게든 꾸역꾸역 써낼 수 있겠지만 잉잉레터의 내용을 억지로 채우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잉잉이님께 매번 좋은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에 다음 잉잉레터는 한 주 쉬어가기로 결정했답니다. 더위가 한 풀 꺾였다지만 여전히 종종 습하고 무더운 하루가 찾아오기도 하니까요. 잉잉이님, 남은 여름도 더위 조심하시고 이모는 2주 뒤에, 조금 선선해진 바람이 불어올 즈음 새로운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잉잉레터를 읽어주셔서 늘 감사드려요😊

울고 싶을 땐 울어요, 잉잉잉💦

잉잉레터는 감정에 대해 다루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스튜디오 잉〉에서 발행합니다.

스튜디오 잉은 어른들도 마음 편히 울 수 있는 세상을 꿈꿔요.

언제 어디서나 잉잉이님의 감정을 껴안아줄 수 있기를 바라며,

다음 주에 또 찾아올게요🤚🏻

오늘의 잉잉레터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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