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주에 보내드리는 스물아홉 번째 편지 💌
길었던 갈증을 넘어 
조금씩 빗방울이 비치는 여름의 초입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365verse입니다 :) 

조금이라도 진심을 더 담기 위해 
가능한 가장 좋은 컨디션일 때 편지를 보내드리고 싶었어요

그렇게 쉬어갔던 몇 주 동안
게으른 완벽주의에 스스로도 지쳐있을 때쯤 

편안한 모습으로 자신을 이야기하는
백예린 님의 인물사전 영상을 봤어요 😀 

앳된 모습으로 긴장하며 노래하던 소녀가
어느새 자신의 회사를 가진 싱어송라이터가 되어
담담하고 즐겁게 스스로를 말하는 모습

과연 그 오랫동안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생각을 해왔기에
이토록 멋지게 변해왔을지 궁금해졌어요  

'우주를 건너' 싱글로 잘 알려진
19살에 발매된 '첫번째 솔로앨범 <FRANK> 부터 올해 선보인 <물고기>까지  

앨범들을 순차적으로 들으며 
그녀의 삶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었는데요

숱한 혼란과 슬픔을 이겨내고
마침내 아주 넓은 사랑을 이야기 하기까지
너무도 크게 자라난 그녀의 목소리를 함께 들어보며

님께서도 이 편지를 다 읽어내려갈 때쯤엔
스스로를 가둬두었던 슬픔과 완벽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누군가를 만나도 자유롭고 즐겁게
스스로를 노래할 수 있는 있도록 성장한 한 주를 보내기를 바라봅니다 🥰
난 왜 니가 가진 것들을 부러워하는 걸까
감당하지도 못할 것들을 손에 꼭 쥐고서

우리는 언제나 손에 들려있는 소중한 것들은 보지 못한 채
타인이 가진 빛나는 것들에 눈길이 가게 마련인 것 같아요

어린 시절부터 오랜 연습생 생활을 거치며
수없는 평가와 비교를 견뎌야 했던 그녀는 더욱 그랬겠죠

하지만 그 시간들을 자양분으로 삼아 
22살의 나이에 1인 기획사를 세워 독립하고
자신만의 음악과 영역을 구축해낸 예린 님을 보며

자기 자신이 되어간다는 건 어쩌면 
바깥세상과의 충돌에 깎여가며 
중심에 놓인 단단하고 아름다울 원석을
찾아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날이 오면 우리 모두 우울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겠죠
고맙고 아름다웠던 너지만 이젠 네가 없어도 온전할 수 있으니
Bye bye my blue라고요 😊

🎵 백예린, Bye bye my blue (2016)
✍🏻 백예린, 구름
서투른 진심을 담아서 널 쉬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내게 알려줄 수만 있다면

예린 님의 노래 가사를 들여다보면
유독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는 메시지들이 눈에 띄어요

감정적으로 힘들고 방황하던 시기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도와주는
주변 사람들이 있어서 견뎠다고 말하는 그녀 

그런 고마운 친구들과 함께 이름마저
the volunteers라는 록밴드를 결성하며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기도 했죠 

그렇게 듣기만 해도 마음이 스르르 풀리는 이 노래를 들으며

그녀의 진심 어린 위로와 공감이
님에게도 스며들기를

내게 이토록 따스한 말을 건네는 한 사람이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다시 살아낼 수 있는 힘을 얻어보았으면 합니다 

🎵 백예린, 스며들기 좋은 오늘 (2019)
✍🏻 백예린, 디어(d.ear)
난 몇 마디의 말과 몇 번의 손짓에
울고 웃는 그런 나약한 인간일 뿐인데

2020년 발매한 전작 <tellusboutyourself> 에서 그녀는 
자신 안에 있는 수많은 자아들이 가상의 인스타그램 계정인 tellusboutyourself에서
스스로에 대해 이야기하는 앨범을 발매했어요 

특히 0415 같은 제목으로 
그날그날 쓴 곡을 날짜순으로 배치해
일기장처럼 말하는 방식을 선택했죠

I'm strong enough to get through you
널 이겨낼 수 있을 만큼 강해
'cause a person like me writes better songs after people like you
왜냐면 나 같은 사람은 너 같은 사람들을 통해 더 나은 곡을 쓰거든

<tellusboutyourself, Hate you 중> 

동화같이 아름다운 부분이 아닌
스스로의 모난 부분까지 가감 없이 드러낸 앨범 이후
2021년 발매한 <선물>에서도 이런 내용이 잘 드러나는데요

대중에게 비친 모습과
그들의 이상과는 괴리가 있는 자신의 현실에서 
한계를 발견한 시기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봐요

작곡과 작사를 맡은 김종완 님의 감성이 듬뿍 들어간 노래지만
"도대체 뭐를 더 어떻게 해"라고 외치는 듯한 그녀의 절규가

최선을 다하고도 한계에 부딪친 것만 같은
어느 날에 더욱 절절하게 와닿는 것 같습니다

🎵 백예린, 한계 (2021)
✍🏻 김종완 (of 넬)
우리 둘은 얼어붙지 않을거야 
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거야

<한계>에서 스스로의 나약함을 드러냈던 그녀지만
같은 앨범에 수록된 <Antifreeze>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겨지지 않는 희망을 표현해요 

긴 빙하기에 접어들어도
절망이 가득한 도시에서도 
서로의 체온으로 인해 절대 얼어붙지 않을 거라는 믿음과 
어떤 위협에도 맞서 싸울 수 있다는 의지가 담긴 사랑의 메시지 

이 곡에는 특별히 그녀가 사랑하는
친구와 동료들 그리고 아버지까지 코러스에 참가했다는데요 

그녀가 말하고 있는 희망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하는 게 아닐까요
어떤 어려움이 와도 사라지지 않을 나의 옆, 사랑들 말이예요

🎵 백예린, Antifreeze (2021)
✍🏻 검정치마
날 사라져버리게 만든 건
날 빛바라게 한 건 바로 나였네

서울 체크인의 장면을 보며 
미움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리게 됐어요

너무 미운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의 귀여운 점이나 장점을 발견해서 사랑해버린다는 이야기 

나의 영화 속 주인공이라면 사랑스럽게 그려낼 인물이라 생각하며

연민을 가지고 접근하면 
서로의 마음이 편해지지 않을까라는
이옥섭 감독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 노래가 다시 떠올랐어요

오래도록 강렬하게 품었던 스스로에 대한 미움

그것들이 타인에게 투사되어 
나의 싫은 점들을 자꾸만 비추는 그들을 미워하게 된 것은 아닐지 

결국 나를 사라져버리게 한 것도 빛바래게 한 것도 나였다는 걸 
오로지 나 자신만이 나를 구원할 수 있다는 걸 

자신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과
스스로를 귀여워하고 연민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나와 닮은 이 세상 누구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겠죠 

그러니 누군가에 대한 화로 가득 찬 날엔 이렇게 속삭여봐요 
'그게 나였네'라고

그렇게 어쩌면 스스로를 비춘 모습일 뿐인
누군가를 용서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보기로 해요

다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 

🎵 백예린, 그게 나였네 (2022)
✍🏻 백예린
사실 우리는 어쩌면 조금씩
남들과 다른 게 아닐까

왜 나는 남들과 이렇게 다른지 
왜 그들과 섞일 수 없는지
왜 자꾸 배척당하는지
- 라고 생각하는 어린 시절을 지나왔어요

궁금증을 품으면서도 동시에 
남들과 조금은 다르고 싶었던 중2병 가득했던 시절

하지만 중2가 아니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내가 어느 곳의 이방인인듯한 느낌을 가져봤을 거예요 

유학 생활, 연습생 생활
남들과는 조금 다른 청소년기를 보내왔던
예린 님에게도 그런 시간이 있었겠죠

땅에서도 숨을 쉴 수 있는 물고기와
땅에서도 잠시 쉬어가는 새처럼

바다와 하늘이 아닌 땅에서 잠시 머무른  조금은 다른 이들에게 
남과 다른 특이함도 사랑으로 품어주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나의 세상으로 날아가더라도 언젠가 다시 돌아 올거라는 믿음을
작은 타투로 표현하는 귀여운 노래

나의 고유함을 알아봐 주는 한 사람

우리 모두 이렇게 언젠가 마주칠 그만이 알아챌 수 있을
작은 타투 하나쯤은 새겨놓아봐요 😉

그리고 그런 사람을 만나기 위해
나 역시 언제나 누군가의 유별함을 특별함으로
따뜻하게 바라보는 것도 잊지 말자고요!

🎵 백예린, 물고기 (2022)
✍🏻 구름
365verse가 추천하는 플레이리스트를 들어보세요!

이번 편지에서 소개한 노래 외에도 미처 들려드리지 못한 '백예린'님의
소중한 노래들을 플레이리스트로 만들었어요 🎵

앞으로도 채널을 통해 좋은 verse들을 소개해 드릴게요!
이미지를 클릭해서 채널로 놀러 오세요 💚

앞으로도 편지를 읽어주시는 분들의 월요일에 행복을 가져다드릴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좋은 시와 가사를 전하는 365 verse가 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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