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유료 멤버십 경쟁 2.쿠팡과 한진의 결별
 2022.06.22 22-025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네이버가 꼼수까지 써가며 멤버십을 미는 이유
  02 쿠팡은 한진과 헤어지는 중입니다
  03 뉴스 TOP5 - '이커머스의 저주에서 벗어나려면'

   

네이버가 꼼수까지 써가며 멤버십을 미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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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이라는 단어를 조심해야 합니다

네이버의 유료 멤버십 네이버플러스가 출시 2년 만에 누적 이용자 수 800만 명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네이버는 직접 이를 홍보하며, 연내엔 1,000만 명을 돌파할 것을 자신하고 있는데요. 단지 숫자만 보면 기세가 정말 놀랍습니다.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약 3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걸로 알려진 SSG의 스마일클럽을 훌쩍 뛰어넘었고요. 가입자 수 900만 명으로 알려진 유료 멤버십계의 절대강자 로켓와우와도 거의 유사한 수준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함정이 있습니다. 바로 현재 가입자 수가 아니라, 누적 가입자 수 기준의 실적이라는 점인데요. 사실 지난 네이버의 1분기 실적 발표 때 공개된 멤버십 매출을 토대로 볼 때 800만 명은 나오기 어려운 숫자이긴 합니다. 따라서 업계에선 네이버플러스의 실제 가입자 수를 2~300만 명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즉 이와 같이 누적 가입자 수 800만 명을 강조하는 건, 네이버가 네이버플러스 홍보를 위해 꼼수를 썼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일종의 실적 부풀리기인 거죠. 그렇다면 이렇게 무리수를 쓰면서까지, 네이버가 유료 멤버십 홍보에 진심인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요?

네이버는 사다리를 걷어차야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렇게 유료 멤버십 홍보에 힘을 쏟은 건 네이버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우선 당장 6월부터 로켓와우의 가격을 인상한 쿠팡은 자체 콘텐츠까지 만들어가며, 멤버십 혜택을 강조하였고요. 또한 네이버와 쿠팡 모두가 이렇게 멤버십 홍보에 열을 올리니, 언론에서도 새로운 경쟁 구도라고 이를 묶어서 기사화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어디보다 가장 대대적으로 멤버십을 알린 건, 역시 SSG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신세계 

지난 5월 12일 SSG는 기존의 멤버십과 G마켓 글로벌이 운영하던 스마일클럽을 통합하여 새로운 유료 멤버십을 출시하였기 때문인데요. 론칭과 동시에 구교환과 한소희를 모델로 한 TV광고까지 선보이며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었습니다. 그래서 1달 만에 신규 회원을 무려 30만 명이나 유치했다고도 하네요.

이처럼 SSG의 기세가 올라오자, 긴장한 건 역시 네이버였습니다. 유료 멤버십은 그 특성상, 1명의 사용자를 두고, 모두가 경쟁할 수밖에 없는데요. 여러 개를 동시에 가입하기보다는, 주로 이용하는 쇼핑 채널 1-2개의 멤버십만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네이버의 입장에선 압도적인 가입자 수를 자랑하는 쿠팡은 차지하고서라도, 2위 자리는 굳건히 지킬 필요가 있었던 거죠. 그렇기에 800만 명이라는 압도적인 숫자로 대세감을 주려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스마일클럽은 규모 면에서 우리 경쟁자가 아니고, '이왕 유료 멤버십을 쓸 거면 로켓와우 아니면 네이버플러스지'라는 메시지를 주려던 거죠.

그리고 이제 전략도 바뀌었습니다

또한 동시에 네이버의 커머스 전략 자체가 바뀐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겁니다. 네이버는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자, 물류 투자보단 버티컬 커머스와 해외 진출에 집중하는 걸로 방향을 전환하였는데요. 들리는 말에 의하면 정말로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에 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당시 물류 파트너사로 선정된 업체들이 당황할 정도로 말입니다.

이는 스마트스토어의 성장 자체가 한계에 도달하기도 했고, 물류 경쟁으로는 쿠팡을 이기기 어렵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더욱 강화하는 길을 택한 것이 아닐까요. 물류 서비스로 차별화를 주기 어려우니, 포인트와 콘텐츠로 묶어서라도 고객을 락인시키려는 전략인 셈입니다. 

어찌 보면 이러한 접근법은 네이버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기도 한데요.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라는 아주 훌륭한 무기를 가지고 있는 데다가, 콘텐츠 측면에서도 엄청난 강자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예 최근에는 Z세대 멤버십을 출시하는 등 상품도 다양화시키고 있는데요. 이와 같이 어떻게든 멤버십 경쟁에서 스마일클럽, T우주 등을 압도한다면, 네이버가 이커머스 시장 1등은 몰라도, 2등 자리는 어렵지 않게 사수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입니다.

   

쿠팡은 한진과 헤어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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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은 갑자기 찾아왔습니다

지난 5월 쿠팡이 한진과 이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어쩌면 이들의 이별은 예견된 일이었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쿠팡은 지금까지 쭉 한진과의 이별을 준비해 왔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쿠팡이 한진에게 맡기고 있던 건, 5대 광역시 이외의 로켓배송 물량이었습니다. 쿠친이라는 자체 배송 인력이 있음에도, 이렇게 아웃소싱을 한건 효율적인 배송을 위한 물량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데요. 이 말은 곧 직접 물류를 해도 이익이 난다고 판단되면, 쿠팡은 언제든 이별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한진의 입장은 어땠을까요? 한진에게는 쿠팡의 이탈이 치명적이었습니다. 심지어 꽤나 갑작스러운 일이었던 걸로 보이는데요. 쿠팡이 떠나면서 무려 전체 택배 물량의 7~8%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대안이 미처 준비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코너에 몰린 한진의 선택은 저가 수주를 해서라도, 대체 물량을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었습니다. 입찰가를 예정 가격의 82% 수준을 써내면서까지 공영 홈쇼핑과의 계약을 수주한 것인데요.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적자 수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적자가 불 보듯 뻔함에도 불구하고 한진이 어떻게든 물량을 채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택배기사 인력을 지키기 위함입니다. 택배기사는 한진의 직원이 아니라, 한진 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배송을 담당하게 되는데요. 단순 계약 관계이기 때문에, 배송할 물량이 없으면 이들은 당연히 다른 곳으로 떠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택배기사 수가 줄어들면 한진이 경쟁력도 저하되겠죠? 따라서 한진은 이들에게 줄 안정적인 일감을 무조건 사수해야 했던 겁니다.

쿠팡은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갑니다

반면에 이번 이별 소식은 쿠팡에게는 매우 청신호라 할 수 있습니다. 우선 한진에게 맡기던 물량을 내부적으로 소화한다는 것은, 곧 로켓배송 사업의 수익성이 좋아졌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한진에게 건당 비용을 지불하는 것보다, 직접 배송이 싸게 먹힌다는 판단이 있어서, 계약을 해지했을 테니 말입니다.

또한 이는 동시에 이제 쿠팡이 새로운 측면에서 수익성을 끌어올릴 여력이 생겼다는 걸 뜻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쿠팡은 로켓배송의 배송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주문 물량을 늘리는 것에 온 역량을 집중해왔습니다. 그래서 물류센터도 빠른 확장이 중요했기에, 효율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인력 중심으로 운영하는 방식을 택하였고요.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도 손해 나는 가격으로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 쿠팡 

하지만 이제 전국적으로 주문 수를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에 쿠팡은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의지를 보인 것이 그동안 수없이 지적받아 왔던 물류센터의 자동화인데요. 로봇 등 자동화 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시작하며, 배송 효율뿐 아니라, 풀필먼트 센터의 생산성도 끌어올리는 중입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기아와 '쿠팡 맞춤형 배송 차량' 개발을 추진하는 등 쿠친의 업무 효율도 지속적으로 개선시켜 나갈 계획인데요. 이렇게 되면서, 쿠팡의 지상 목표인 흑자 전환의 시점도 더 가까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수직적 통합을 이겨내긴 어려울 겁니다

이처럼 쿠팡이 한진과 이별하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쿠팡과 택배사들이 경쟁하는 시대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아마존이 자체 배송 비중을 늘려가면서, 기존 택배사들은 위축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경쟁이 지속된다면, 결국 최종 승자는 아마존이나 쿠팡과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일단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IT기술 역량 측면에서 우월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고요. 동시에 이들의 기업 문화 또한 보다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환경을 보장할 수 있기에, 물류 인재 확보 경쟁에서도 유리합니다.

더욱이 결정적으로 풀필먼트에서 배송까지 수직적인 통합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쿠팡과 아마존은 압도적인 우위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전체 프로세스를 모두 통합 관리 가능한다면, 최적화를 통한 효율성 제고나 차별화된 고객 경험 제공 측면에서 경제의 해자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마치 애플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를 수직적으로 통합하여 성공한 것과 유사합니다. 앞으로 택배업계가 이를 이겨내려면, 이커머스 플랫폼과의 동맹을 더 끈끈하게 맺던가, 혹은 보다 압도적인 물량과 인프라로 쿠팡이 따라올 수 없는 배송 효율성을 갖추는 방법밖에 없을 듯하네요.

  
무엇보다 집요한 타겟팅이 필요합니다

엄청난 투자를 하고도 파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적자가 확대되어도, 배송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하네요
*같이 읽으면 좋아요: "오늘의집 배송이 가진 의미"

04 네이버와 카카오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기준
네이버와 카카오의 스타트업 투자를 해부해 봤습니다

멤버십을 기반으로 '신세계 유니버스'를 만들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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