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왔다, 113일만에 사라진 맑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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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0.16. 오전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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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북서풍 타고 들어와 전국 대부분 초미세먼지 '나쁨'
11~5월 농도 높아지는 현상 반복… 전문가들 "내년 봄까지 이어질 듯"


한동안 청정하던 가을 하늘이 미세 먼지에 뒤덮였다. 15일 오후 4시 기준 전국의 초미세 먼지(PM2.5)의 농도는 서울이 1㎥당 44㎍(마이크로그램), 경기 51㎍/㎥, 인천·충북 45㎍/㎥ 등으로 전국 대부분이 '나쁨(36~75㎍/㎥)' 수준을 보였다. 경기 화성·평택 등은 79~81㎍/㎥를 기록해 '매우 나쁨' 수준까지 치솟았다. 서울의 경우 미세 먼지 농도가 '나쁨'을 기록한 것은 6월 25일 이후 113일 만이다. 전문가들은 15일을 기점으로 내년 1~2월까지 고농도 미세 먼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시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른바 '미세 먼지 시즌'이 온 것이다.

중국 쪽에서 불어오는 북서풍이 강해지는 겨울이 가까워지면 한반도는 '미세 먼지와의 전쟁'에 돌입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날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고농도 미세 먼지가 16일에는 남부지방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부산·울산·경남의 미세 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고, 그 밖의 지역은 '좋음'에서 '보통'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호남권·대구 경북도 오전에 '나쁨' 농도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7일에는 전국이 '보통'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다. 과학원은 "미세 먼지는 입자가 워낙 작고 대기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아 현재로서는 중·장기 예보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세 먼지 측정을 시작한 지난 2015년 말 이후 통계를 보면 한반도에서는 겨울과 봄(11~5월)에 미세 먼지가 몰아치고, 여름과 가을에는 공기가 맑아지는 양상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국립환경공단에 따르면 전국의 월평균 미세 먼지, 초미세 먼지 농도는 겨울과 봄에는 50~60㎍/㎥인 반면 여름에는 20~30㎍/㎥로 뚝 떨어진다. 겨울철 미세 먼지 농도가 급상승하는 것은 일교차로 인해 발생하는 공기 정체와 중국 방향에서 불어오는 북서풍 때문이다. 허국영 국립환경과학원 연구관은 "일단 늦가을이 되면서 일교차가 커지면 수직으로 움직이는 공기의 흐림이 약해진다. 이렇게 되면 공기가 갇혀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 먼지의 확산이 어렵게 된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중국 쪽에서 북서풍이 불어와 국외 요인까지 영향을 주게 된다. 허 연구관은 "겨울에는 중국에서 난방을 시작해 배출량이 늘어나고, 고농도 미세 먼지가 발생하면 강한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로 많은 양이 유입돼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바람이 강할 경우 공기가 빠르게 확산돼 우리나라에서 고농도 미세 먼지가 발생하는 시간이 짧아질 수는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 미세 먼지 발생에 중국 등 국외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비율은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50~7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3월 국립환경과학원이 서울 지역의 고농도 초미세 먼지를 분석한 결과 당시 중국의 영향이 최대 69%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환경 단체 '엔드콜(EndCoal)'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중국의 석탄발전량은 95만7280㎿로 세계 1위다. 중국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석탄 난방을 가스나 전기 난방으로 대체하도록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그러나 이 같은 중국 정부의 노력이 우리나라 미세 먼지 상황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환경과학원 측은 "중국이 미세 먼지 배출량을 줄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세 먼지 농도는 대기 환경 조건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올겨울 우리나라 미세 먼지 농도를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김효인 기자 hyoin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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