ㅂ) 조화와 4Rs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자유롭게 의견 올려주세요. 앞선 명제들에 대한 추가 의견도 좋습니다!
ㅈ) ESCAPE는 기후위기를 부인하거나 외면하는 태도를 근거 짓는데 169쪽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COSMOS는 Compassion, Openness, Serenity, Mutuality, Oneness awareness, Solidarity의 태도인데 182쪽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ㄱ) COMSOS는 182~183쪽에 나오는 것 같습니다. 연민, 개방성, 평정, 상호성, 동일성의 인식, 연대라고 합니다.
ㅂ) 169쪽에 정리된 탈-출 이데올로기의 구성요소 중 '자율성'은 '개인주의'로 고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에게 친숙한 '자율성' 개념과는 좀 다른 것 같아서요.
ㅈ) 나도 그런 생각을 했는데요, 자율성을 개인주의와 거의 동의어로 쓰고 있습니다. 개인성, 개체성, 분리주의 같은 의미로요.
ㄱ) 163~164쪽을 보니 자율성은 우리의 의지가 사회적으로 조건화됨을 인정하지 않거나 우리가 그 조건화를 100%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 같습니다.
ㅈ) 저자들이 강한 전체론적(holistic) 관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시각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ㅂ) 네, 탈출 이데올로기를 넘어설 수 있는 코스모스 이데올로기에서는 '동일성의 인식' 부분이 좀 의문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이 역시 저자들의 전체론적 관점이 투영된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ㅈ) 이럴 때의 자율성은 의식성 혹은 목적의식성과 거의 동의어입니다.
ㄱ) 183쪽에서 저자들은 자율성의 대안으로 상호성을 제시합니다. “이 세계가 나를 만들었고 사회는 나를 형성했다. 따라서 나는 내가 이해하는 모든 것과 타인과 관계를 맺는 모든 방식에 대해 의문을 품을 것이다.”를 기억하는 것이 상호성이라고 합니다.
ㄱ) 어떤 점에서 의문스러웠는지 질문드립니다. 동일성의 인식은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서 내가 더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나를 중요하게 여기거나 내가 개선되고 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라고 합니다. 이것이 진보라는 습관의 대안으로 제시됩니다.
ㅈ) 저자들은 불교의 연기론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모든 개체적인 것은 관계 속에서 생성된다고 봅니다. 하먼의 객체론이나 들뢰즈의 특이성론과는 충돌하는 관계주의적 관점을 표현한다고 할까요?
ㅈ) Oneness awareness를 동일성의 인식으로 번역하는 것은 좀 부적당한 것 같고 일체감, 일체의식 등의 용어 속에서 번역어를 찾아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ㅂ) 우선은 '동일성'이라는 표현 자체에서 오는 반발심이 있었고요, 더불어 동일성의 인식에 대한 설명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실은 탈출 이데올로기의 '진보'에 대한 설명도 잘 공감이 가지는 않았고요.
ㅈ) 불교에서는 일체유심조라고 하여 모든 것을 마음이 만들어낸다고 보고 만물이 마음 속에서 하나임을 말하는데 그때의 '심'과 같은 것이 Oneness 개념 속에 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하리쉬 마헤쉬 요기, 힌두교 요기가 God-consciousness라고 부르는 것은 Oneness awareness와 상통한다고 생각합니다.
ㅂ) 저는 이 네 번째 논의(진보 vs 동일성의 인식)가 관계(전체)냐, 나(개체)냐의 양자택일적(?)인 논의 속에서 문제와 대안이 제시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조정환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보니 'Oneness'에는 전체와 부분의 대립을 넘어서 다른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ㅈ) 서구 문명에 대한 비판적 태도 속에서 동양 전통 문명에 대한 저자들의 상당히 애정 깊은 태도가 나타나고 불교를 비롯한 동양 철학과 사유에서 대안적인 것을 구해보려는 노력이 강하게 엿보입니다.
ㅈ) 통찰명상(무엇의 번역인지는 모르겠으나)을 중시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 연민, 개방성, 평정, 상호성, 하나임에 대한 지각(?), 연대 등이 모두 동양적 가치와 쉽게 연결됩니다. 우주=조화=질서cosmos를 대안으로 생각하는 것도 지극히 동양적인 태도입니다.
ㅂ) 네, 말씀을 듣고 보니 자타불이, 동체자비 등의 불교적 용어들도 함께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ㅈ) 영성에 대한 강조도 그 일환일 것입니다.
ㅂ) 붕괴, 혼돈의 상황을 카오스로 보고, 대안으로 코스모스를 생각한다고 볼 수도 있을까요? 제가 공부해 온 맥락에서는 또 이 코스모스가 서구의 합리성과 연결되는 측면이 있어서 또 개념의 혼동(?)이 일어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ㄱ) 303쪽에 보니 심층적응의 관점에서 행동은 심리적인 조절 과정이자 구체적인 정책작업이자 구체적인 지역활동(공동체 조직활동)이라고 합니다.
ㅈ) 영성 지도자 자얀티와 젬 벤델의 대화입니다.
[YouTube] Q&A with Dr. Jem Bendell & Sister Jayanti, Deep Adaptation, 2020↗
ㄱ) 이런 것을 보면 개인과 관계의 양자택일 문제보다는 ㅂ님 말처럼 개인과 관계를 생각하는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ㅂ) ‘심리적 조절 과정’이라고 하니, 명상 수행 같은 것들이 확실히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ㄱ) 개인주의나 진보(거칠게 말해서 내가 이 세상에 뭔가 남기고 죽어야 한다) 습관이 저자들이 지향하는 겸허한 느낌의 사회적 행동과 상충하는 것 같기는 합니다.
ㅈ) 불교, 명상에 대한 명시적인 참조는 229쪽 아래 단락에 나옵니다.
ㅈ) 들뢰즈는 카오스 속에서 건져내는 코스모스(질서)를 카오이드라고 명명합니다.
ㅂ) 감사합니다. '카오스모스'라는 용어만 계속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말씀해 주신 카오이드와 연결해 다시 개념들을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ㅈ) 멸종반란자들과 프레퍼들이 공유하는 것은 문명과 사회가 붕괴한다는 인식입니다.
ㄱ) 프레퍼는 '대비자들'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까요?
ㅈ) 붕괴에 대비해 식량, 약품, 무기 등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말하니 그렇게 번역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ㅈ) 멸종반란자들이 다른 점은 '나만 혹은 나라도 살자'는 개인주의적 예외주의가 아니라 붕괴 과정을 거대한 전환 과정으로 만들 재지역화, 시민의회 등의 집단적 노력을 기울인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심층적응론도 심층적 "대비"를 합니다. 변형적 적응론도 변형을 통한 대비를 추구합니다.
ㅂ) 자기 집 아래에 대형 벙커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보았는데요, 대표적인 프레퍼라 할 수 있겠습니다.
ㅈ) 나는 심층적응론에 대해 아직 어떤 판단을 내릴 만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제 겨우 책 한 권만을 읽었을 뿐이기 때문에 좀 더 공부해 보려고 합니다.
ㅂ) 똑같이 벙커를 만들더라도 그 벙커의 이용자가 누구냐에 따라 프레퍼의 벙커냐 멸종 반란의 벙커냐가 달라질 수 있겠습니다. '심층' 적응이다 보니 벙커의 이미지가 떠오른 것 같습니다.
ㅈ) opendemocracy.net에 관련 논쟁이 있던데 시간 나면 읽어볼 생각입니다.
[openDemocracy] The faulty science, doomism, and flawed conclusions of ‘Deep Adaptation’↗
[openDemocracy] To criticise Deep Adaptation, start here↗
ㅈㄱ) 자신이 온전히 닳아가는 것들을 참아내거나 또는 인내하는 태도들을 접하는 사회 속에서 공통적으로 어떤 세계적 회복 시간들을 통과하려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에너지 낭비가 과학적 사실들에 대한 어떤 분석적 지표들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사회가 붕괴하건 개인이 붕괴하건 인간 문명의 혐오 속에서 권력적 힘에 의해 역사의 종말을 일정 주기로 재방송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ㅂ) 흥미로운 논의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붕괴를 직면한 사람들의 유형을 네 가지로 분류하고, 대안으로 '중독 치료적' 관점을 제시하는 것도 재밌었는데요(215쪽), 세로토닌, 도파민, 옥시토신 등의 신경과학의 언어를 이론적인 방식과 은유적인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흥미로운 동시에 얼마나 유용한 방법일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ㅈ) 벤델의 심층적응론은 기후 케이오스가 가져올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문명과 사회가 붕괴하고 그것이 멸종으로 연결되더라도 그 속에서 평정을 찾을 수 있는 집단적 연습을 중시하는 것 같습니다. 리드의 변형적응론은 붕괴 속에서 남은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