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8 호
(통권 68호) 2022. 11. 14
🤘 열린 세미나 🤘

이란의 히잡 시위



지난 9월, 이란에서 히잡 시위가 시작되었습니다. 두 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이 시위의 계기, 확산양상, 지속력, 권력의 대응, 쟁점과 전망 등에 대해 살펴 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합니다.
열린 세미나는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토론회입니다.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 일정: 11월 17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 장소: 카카오톡 <열린 세미나> 오픈채팅방

  • 참고자료
👇  지난 세미나 갈무리  👇 
 

심층 적응

(젬 벤델, 루퍼트 리드 지음, 김현우 외 옮김, 착한책가게, 2022)

 10월 27일 (목) 저녁 7시 30분

 

  소주제
  1. 『심층 적응』 다섯 가지 핵심 테제
  2. 붕괴, 도피
  3. 조화(COSMOS), 4Rs, 멸종반란
1. 『심층 적응』 다섯 가지 핵심 테제
ㅂ) 오늘은 책 『심층 적응』을 읽고 내용에 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눠 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럼, 먼저 『심층 적응』의 핵심 테제들을 정리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ㅈ) 첫째 명제는 기후변화로 산업문명이 머지않은 시간(20-30년) 내에 붕괴한다는 것입니다. 이 명제에 강도 차이가 있는데 젬 벤델의 입장은 "불가피하게" 붕괴한다는 것이고, 루퍼트 리드의 입장은 붕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산업문명의 붕괴는 산업사회의 붕괴를 의미하며 인류의 멸종을 함축하기도 합니다.


ㄱ) 붕괴와 관련해서 오늘 이런 책 소개도 보았습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출판된 수많은 저서들이 묘사하는 이른바 붕괴론의 토대를 구축하고자 한다.”

[알라딘] 붕괴의 사회정치학 (파블로 세르비뉴, 라파엘 스테방스 지음, 강현주 옮김,에코리브르, 2022) 

 

ㅈ) ‘불가피한’ 붕괴 명제는 붕괴 가능성 명제보다 훨씬 더 충격적입니다.

 

ㄱ) 여는 글에서 붕괴 전망을 인정하기가 심리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이런 전망을 우리 인식 속에 허용하는 것이 어렵기도 하거니와 사회붕괴를 예상하는 것은 우리가 개인적으로 취약하다고 느낄 뿐 아니라 우리에게 소중한 사람들의 미래를 염려하게 됨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를 감내하기도 쉽지 않다." (24)


ㅈ) 둘째 명제는 이 불가피한 붕괴 혹은 상당히 가능한 붕괴가 도피(ESCAPE: 이 책에서는 "탈-출"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이데올로기 때문에 은폐되고 있어 붕괴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입니다.

 

ㄱ) 그러나 저자들은 어렵지만 붕괴한다고 인정을 해야 행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붕괴의 가능성이 높거나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린 후에, 위험한 기후변화를 늦추고 영향을 줄이며 서로 돕고 부정의를 되돌리기 위한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행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26)

 

ㅈ) ESCAPE 이데올로기는 부정적인 이데올로기이기 때문에 탈출보다는 도피가 더 적절한 번역어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ㅈ) 셋째 명제는 ‘도피 이데올로기’를 대체할 대안 이데올로기로 ‘조화(COSMOS: 이 책에서는 "우-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이데올로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ㅈ) 넷째 명제는 COSMOS 이데올로기가 4Rs(Resilience, Relinquishment, Restoration, Reconciliation)와 3가지 재연결의 태도(감사, 수용, 새롭게 보기)에 의해 구체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ㅈ) 다섯째 명제는 급진적 희망은 문명붕괴 이후의 문화를 가능케 하기 위한 통찰명상, 거대한 전환, 재지역화에 있는데 이것은 개인주의적 구원으로서의 Prepper와는 다른 집단적 구원의 태도로서 멸종반란에 의해 준비될 수 있다는 것으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ㄱ) 저자가 말하는 ‘사회붕괴’의 스케치입니다.

"내가 기아, 파괴, 이주, 질병과 전쟁을 말할 때 나는 당신 자신의 삶을 말하는 것이다. 전원이 꺼지면 곧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음식과 약간의 따뜻함을 위해 이웃에 의존해야 할 것이다. 영양실조를 겪을 것이고, 어디에 머무를지 어디로 갈지 알 수 없을 것이다. 굶어 죽기 전에 잔인하게 살해당할 것을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80)

 

ㅈ) 이것은 젬 벤델의 심층적응을 기조로 정리한 것인데 루퍼트 리드의 변형적 적응은 불가피성보다 가능성에 입각하여 좀 더 조심스러운 접근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ㅈ) 책 <심층적응>은 여러 사람의 글을 편집한 것이라 위의 요약처럼 일목요연하지는 않습니다. (즉 위의 요약은 내가 읽으면서 가지를 쳐내면서 정리해 본 것임을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

 

ㅂ) 네, 감사합니다. 올려주신 내용을 한 판에 정리해 보았습니다.

  1. 붕괴

기후변화로 산업문명이 머지않은 시간(20-30년) 내에 붕괴한다. "불가피한" 붕괴 명제(젬 벤델), 붕괴 가능성 명제(루퍼트 리드). 산업문명의 붕괴는 산업사회의 붕괴를 의미하며 인류의 멸종을 함축하기도 한다.

  1. 도피 ESCAPE

붕괴가 도피(ESCAPE: 이 책에서는 "탈-출"로 번역) 이데올로기 때문에 은폐되고 있어 붕괴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을 가로막고 있다.

  1. 조화 COSMOS

‘도피 이데올로기’를 대체할 대안 이데올로기로 ‘조화(COSMOS: "우-주"로 번역) 이데올로기’가 필요하다.

  1. 4Rs

‘COSMOS 이데올로기’가 4Rs(Resilience, Relinquishment, Restoration, Reconciliation)와 3가지 재연결의 태도(감사, 수용, 새롭게 보기)에 의해 구체화될 수 있다.

  1. 멸종반란

급진적 희망은 문명붕괴 이후의 문화를 가능케 하기 위한 통찰명상, 거대한 전환, 재지역화에 있는데, 이것은 개인주의적 구원으로서의 Prepper와는 다른 집단적 구원의 태도로서 멸종반란에 의해 준비될 수 있다.

 

ㅂ) 오늘은 우선 요약해 주신 명제들을 따라가며 토론하겠습니다.

2. 붕괴, 도피

ㅈ) 젬 벤델이 붕괴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는 근거가 무엇인가요?

 

ㄱ) 도피ESCAPE 이데올로기는 자격, 보증, 통제, 자율성, 진보, 예외주의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것이라고 합니다. (147쪽)

 

ㅂ) 첫 번째 붕괴 명제와 관련하여,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 할 수 있는 생물권을 보존하려면 사회 및 경제 붕괴를 의도적으로 일으켜야 할 수도 있다는 말도 흥미로웠습니다. 책에는 113쪽 윗부분에 등장합니다. 생물권 붕괴와 산업문명의 붕괴 중에 저자들이 말하는 '붕괴'는 산업문명 쪽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저자들은 생물권 붕괴와 산업 분명의 붕괴가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고, 비대칭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112쪽)

 

ㄱ) 과학적 연구와 증거들이 충분하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동시베리아 북극 해붕의 해저 영구동토층 불안정화 보고서, 북극의 전례 없는 최근 기온, 상층 메탄 수준의 비선형상승에 대한 최근 데이터"(78)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은 진실이다. 그러나 우리 앞에 놓인 증거는통제할 수 없는 수준의 기후 변화에 직면해 있음을 알려준다."(79)

"최근 연구는 인간 사회가 기후 스트레스로 인해 10년 이내에 기본 기능의 단절을 경험할 것이라 한다." (107)

 

ㅂ) 그런데 (생물권 붕괴냐, 산업문명의 붕괴냐, 혹은 둘 다냐)이 부분이 좀 헷갈리기는 했습니다. 책의 중후반부에는 '기후 붕괴'라는 표현(208쪽)도 등장하는데요, 이 표현은 생물권 붕괴나 산업 문명 붕괴와는 또 다른 표현인데요, 어느 정도 이 둘(생물권과 산업문명)을 통칭하는 표현인지 궁금했습니다.

 

ㅈ) 19-23쪽 사이에 붕괴의 불가피성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뒤에 나오는 이야기와 결합시켜 보면, 산업문명-탄소배출-기후변화-가속화, 증폭, 비선형-산업문명붕괴-사회붕괴로 이어지는 코스가 이미 일정에 올랐고 되돌릴 수 없다는 논지로 전개됩니다. 주요 논거는 기후과학자, 과학자들의 자료인데 이 책에서는 불가피성의 "과학적" 근거를 규명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많은 지면이 이데올로기 비판, 심리적 교육적 정치적 사회적 대응방법(즉 적응)에 할애되었습니다.

 

ㅈ) 생물권 붕괴라는 표현은 몇 쪽에 나오나요?

 

ㅂ) 112, 113쪽에 걸쳐서 등장합니다.

"기후과학이 곤경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부분을 읽어보면, 기후과학조차도 기후위기를 부인하거나 축소해 왔다며, 과학을 비판하는 태도를 취하기도 한 것 같습니다.

"부인의 뿌리는 기후과학의 작업 방식에서 발견할 수 있다." (40)

 

ㅈ) 112-3쪽에서 생물권 붕괴라는 표현을 직접적으로 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인류+많은 생물 개체군이 살 수 없게 된다는 것이 생물권 자체의 붕괴를 의미하지는 않는 것 같고 113쪽에서 "생물권을 보존하기로 선택한다면"에서 약간 그런 뉘앙스가 풍기지만 사회붕괴와 인류의 멸종이 생물권 자체의 붕괴와 필연적으로 그리고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사건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기후붕괴 전에 산업문명에 의해 많은 생명 종들이 멸종되고 있는 만큼 산업문명의 종말은 다른 생명 종들에게 때로는 기회일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ㅂ) 네, 저자들의 초점도 '사회 붕괴'(산업문명의 붕괴)에 맞춰져 있는 것 같습니다. 109쪽에는 '생물다양성의 붕괴'라는 말이 등장하기는 합니다만, '생물권 붕괴'와는 뉘앙스가 분명 다른 것 같습니다.

 

ㅈ) 기후과학도 ESCAPE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보고, 그 때문에 사회 붕괴를 말할 수 없는 조건에 있다는 주장으로 읽힙니다. 과학의 한계 앞에서 감성을 중시하는 태도를 보이는데 최근 발간된 샤비로의 <사물의 우주>나 <탈인지>에서 강조된 감수성sentience 논리와도 상통하는 점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ㅈ) 필자들은 과학자의 과학조차도 '앞서가는 과학자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최소 드라마의 오류)'(42)과 같은 감정에 의해 규정되고 있다고 봅니다.

 

ㅂ) 네, 그래서 "좁은 범위의 자연과학자들의 목소리에 특권을 부여"(108)하는 것은 오히려 탈출 이데올로기에 더 깊이 빠져드는 것이라고도 말하는 것 같습니다.

 

ㅈ) 그들(과학자들)이 체제의 일꾼으로서 현상유지를 뒷받침하는 보수주의를 표명하게 되며, 따라서 비상상황에 대처하는 사전 예방조치를 내놓을 수 없다는 지적도 흥미로운 것이었습니다.

 

ㅈ) 기후위기에 대한 담론권을 특권적 기후과학자들에게 맡기지 말고 다중(이런 표현은 안 쓰지만)의 것으로 가져와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메시지의 일부입니다.

 

ㅂ) 네, '사람들'이라는 표현으로 종종 이야기되었던 것 같습니다.

 

ㅈ) 대체로 과학자들은 기후위기에도 불구하고 사회가 붕괴하리라고 보지 않는 반면에 다중의 상당 부분은 사회 붕괴가 필연적이라고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어떤 출판기념 강연에서 한 질문자가 "인류는 멸종하겠지요?"라는 사전 질문을 남긴 것을 보았습니다.

 

ㅂ) 유럽 (아마도 영국과 프랑스)에서 설문 조사 결과 유럽 문명이 붕괴할 것이라는 답변이 50% 넘게 나왔다는 것도 책 어딘가에 등장했던 것 같습니다.

3. 조화(COSMOS), 4Rs, 멸종반란
    ㅂ) 조화와 4Rs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자유롭게 의견 올려주세요. 앞선 명제들에 대한 추가 의견도 좋습니다!

     

    ㅈ) ESCAPE는 기후위기를 부인하거나 외면하는 태도를 근거 짓는데 169쪽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COSMOS는 Compassion, Openness, Serenity, Mutuality, Oneness awareness, Solidarity의 태도인데 182쪽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ㄱ) COMSOS는 182~183쪽에 나오는 것 같습니다. 연민, 개방성, 평정, 상호성, 동일성의 인식, 연대라고 합니다.

     

    ㅂ) 169쪽에 정리된 탈-출 이데올로기의 구성요소 중 '자율성'은 '개인주의'로 고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에게 친숙한 '자율성' 개념과는 좀 다른 것 같아서요.

     

    ㅈ) 나도 그런 생각을 했는데요, 자율성을 개인주의와 거의 동의어로 쓰고 있습니다. 개인성, 개체성, 분리주의 같은 의미로요.

     

    ㄱ) 163~164쪽을 보니 자율성은 우리의 의지가 사회적으로 조건화됨을 인정하지 않거나 우리가 그 조건화를 100%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 같습니다.

     

    ㅈ) 저자들이 강한 전체론적(holistic) 관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시각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ㅂ) 네, 탈출 이데올로기를 넘어설 수 있는 코스모스 이데올로기에서는 '동일성의 인식' 부분이 좀 의문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이 역시 저자들의 전체론적 관점이 투영된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ㅈ) 이럴 때의 자율성은 의식성 혹은 목적의식성과 거의 동의어입니다.

     

    ㄱ) 183쪽에서 저자들은 자율성의 대안으로 상호성을 제시합니다. 이 세계가 나를 만들었고 사회는 나를 형성했다. 따라서 나는 내가 이해하는 모든 것과 타인과 관계를 맺는 모든 방식에 대해 의문을 품을 것이다.”를 기억하는 것이 상호성이라고 합니다.

     

    ㄱ) 어떤 점에서 의문스러웠는지 질문드립니다. 동일성의 인식은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서 내가 더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나를 중요하게 여기거나 내가 개선되고 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라고 합니다. 이것이 진보라는 습관의 대안으로 제시됩니다.

     

    ㅈ) 저자들은 불교의 연기론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모든 개체적인 것은 관계 속에서 생성된다고 봅니다. 하먼의 객체론이나 들뢰즈의 특이성론과는 충돌하는 관계주의적 관점을 표현한다고 할까요?

     

    ㅈ) Oneness awareness를 동일성의 인식으로 번역하는 것은 좀 부적당한 것 같고 일체감, 일체의식 등의 용어 속에서 번역어를 찾아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ㅂ) 우선은 '동일성'이라는 표현 자체에서 오는 반발심이 있었고요, 더불어 동일성의 인식에 대한 설명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실은 탈출 이데올로기의 '진보'에 대한 설명도 잘 공감이 가지는 않았고요.

     

    ㅈ) 불교에서는 일체유심조라고 하여 모든 것을 마음이 만들어낸다고 보고 만물이 마음 속에서 하나임을 말하는데 그때의 '심'과 같은 것이 Oneness 개념 속에 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하리쉬 마헤쉬 요기, 힌두교 요기가 God-consciousness라고 부르는 것은 Oneness awareness와 상통한다고 생각합니다.

     

    ㅂ) 저는 이 네 번째 논의(진보 vs 동일성의 인식)가 관계(전체)냐, 나(개체)냐의 양자택일적(?)인 논의 속에서 문제와 대안이 제시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조정환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보니 'Oneness'에는 전체와 부분의 대립을 넘어서 다른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ㅈ) 서구 문명에 대한 비판적 태도 속에서 동양 전통 문명에 대한 저자들의 상당히 애정 깊은 태도가 나타나고 불교를 비롯한 동양 철학과 사유에서 대안적인 것을 구해보려는 노력이 강하게 엿보입니다.

     

    ㅈ) 통찰명상(무엇의 번역인지는 모르겠으나)을 중시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 연민, 개방성, 평정, 상호성, 하나임에 대한 지각(?), 연대 등이 모두 동양적 가치와 쉽게 연결됩니다. 우주=조화=질서cosmos를 대안으로 생각하는 것도 지극히 동양적인 태도입니다.

     

    ㅂ) 네, 말씀을 듣고 보니 자타불이, 동체자비 등의 불교적 용어들도 함께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ㅈ) 영성에 대한 강조도 그 일환일 것입니다.

     

    ㅂ) 붕괴, 혼돈의 상황을 카오스로 보고, 대안으로 코스모스를 생각한다고 볼 수도 있을까요? 제가 공부해 온 맥락에서는 또 이 코스모스가 서구의 합리성과 연결되는 측면이 있어서 또 개념의 혼동(?)이 일어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ㄱ) 303쪽에 보니 심층적응의 관점에서 행동은 심리적인 조절 과정이자 구체적인 정책작업이자 구체적인 지역활동(공동체 조직활동)이라고 합니다.

     

    ㅈ) 영성 지도자 자얀티와 젬 벤델의 대화입니다.

    [YouTube] Q&A with Dr. Jem Bendell & Sister Jayanti, Deep Adaptation, 2020

     

    ㄱ) 이런 것을 보면 개인과 관계의 양자택일 문제보다는 ㅂ님 말처럼 개인과 관계를 생각하는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ㅂ) ‘심리적 조절 과정’이라고 하니, 명상 수행 같은 것들이 확실히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ㄱ) 개인주의나 진보(거칠게 말해서 내가 이 세상에 뭔가 남기고 죽어야 한다) 습관이 저자들이 지향하는 겸허한 느낌의 사회적 행동과 상충하는 것 같기는 합니다.

     

    ㅈ) 불교, 명상에 대한 명시적인 참조는 229쪽 아래 단락에 나옵니다.

     

    ㅈ) 들뢰즈는 카오스 속에서 건져내는 코스모스(질서)를 카오이드라고 명명합니다.

     

    ㅂ) 감사합니다. '카오스모스'라는 용어만 계속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말씀해 주신 카오이드와 연결해 다시 개념들을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ㅈ) 멸종반란자들과 프레퍼들이 공유하는 것은 문명과 사회가 붕괴한다는 인식입니다.

     

    ㄱ) 프레퍼는 '대비자들'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까요?

     

    ㅈ) 붕괴에 대비해 식량, 약품, 무기 등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말하니 그렇게 번역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ㅈ) 멸종반란자들이 다른 점은 '나만 혹은 나라도 살자'는 개인주의적 예외주의가 아니라 붕괴 과정을 거대한 전환 과정으로 만들 재지역화, 시민의회 등의 집단적 노력을 기울인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심층적응론도 심층적 "대비"를 합니다. 변형적 적응론도 변형을 통한 대비를 추구합니다.

     

    ㅂ) 자기 집 아래에 대형 벙커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보았는데요, 대표적인 프레퍼라 할 수 있겠습니다.

     

    ㅈ) 나는 심층적응론에 대해 아직 어떤 판단을 내릴 만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제 겨우 책 한 권만을 읽었을 뿐이기 때문에 좀 더 공부해 보려고 합니다.

     

    ㅂ) 똑같이 벙커를 만들더라도 그 벙커의 이용자가 누구냐에 따라 프레퍼의 벙커냐 멸종 반란의 벙커냐가 달라질 수 있겠습니다. '심층' 적응이다 보니 벙커의 이미지가 떠오른 것 같습니다.

     

    ㅈ) opendemocracy.net에 관련 논쟁이 있던데 시간 나면 읽어볼 생각입니다.

    [openDemocracy] The faulty science, doomism, and flawed conclusions of ‘Deep Adaptation’

    [openDemocracy] To criticise Deep Adaptation, start here

     

    ㅈㄱ) 자신이 온전히 닳아가는 것들을 참아내거나 또는 인내하는 태도들을 접하는 사회 속에서 공통적으로 어떤 세계적 회복 시간들을 통과하려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에너지 낭비가 과학적 사실들에 대한 어떤 분석적 지표들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사회가 붕괴하건 개인이 붕괴하건 인간 문명의 혐오 속에서 권력적 힘에 의해 역사의 종말을 일정 주기로 재방송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ㅂ) 흥미로운 논의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붕괴를 직면한 사람들의 유형을 네 가지로 분류하고, 대안으로 '중독 치료적' 관점을 제시하는 것도 재밌었는데요(215쪽), 세로토닌, 도파민, 옥시토신 등의 신경과학의 언어를 이론적인 방식과 은유적인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흥미로운 동시에 얼마나 유용한 방법일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ㅈ) 벤델의 심층적응론은 기후 케이오스가 가져올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문명과 사회가 붕괴하고 그것이 멸종으로 연결되더라도 그 속에서 평정을 찾을 수 있는 집단적 연습을 중시하는 것 같습니다. 리드의 변형적응론은 붕괴 속에서 남은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31 August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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