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비료 사용·온난화 탓… 녹조 몸살 앓는 지구촌 [연중기획-지구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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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빈도 잦아지는 ‘유해조류번성’ / 비료에 든 질소, 조류에 영양 공급 / 고온서 성장 빨라져 급속도로 확산 / 전 세계 연간 처리비용 16조원 달해
언제부턴가 ‘4대강 하면 녹조, 녹조 하면 4대강’이 공식처럼 됐지만 사실 녹조는 4대강 사업 전에도 있었고, 보가 철거된 후에도 피어날 것이다. 녹조현상은 영양염류, 일사량, 수온, 유속의 조건만 맞으면 쉽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녹조 문제로 골치를 앓는 건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녹조처럼 사람과 동물에 해로운 조류가 번성하는 현상을 ‘유해조류번성’(HABs)이라고 하는데 세계 곳곳에서 HABs가 과거보다 자주, 더 오래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다.

미국에서는 조류 번성 기간이 30여 년 전인 1982년과 비교해 한 달 이상 길어졌다는 연구가 있다. 홍콩은 1977년 적조가 처음 나타났는데 10년 뒤인 1987년에는 연평균 35회로 급증하기도 했다. HABs를 일으키는 조류는 미관상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인명을 앗아갈 만큼 치명적인 독소도 갖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유해조류에 오염된 물을 마시고 2000여 명이 병에 걸려 88명이 숨진 사례가 있다.

최근 들어 HABs가 늘어난 이유 중 대표적인 것이 화학비료 사용 증가다. 비료에 든 질소는 조류에 영양을 공급하는데 2010년 전 세계 질소비료 사용량은 1970년대에 비해 세 배 이상 늘었다. 중국과 인도 등 거대 신흥국의 사용량이 크게 늘었고, 우리나라도 농경지 1㏊당 비료 소비량이 2009년 4.29t에서 지난해 6.7t으로 껑충 뛰었다.

지구온난화도 HABs의 증가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모든 조류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녹조를 일으키는 마이크로시스티스는 25∼35도의 고온에서 잘 자란다. 더운 날이 많아질수록 마이크로시스티스는 더 활개를 칠 것이다.

온도도 문제지만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그 자체도 문제다. 조류는 식물처럼 광합성을 위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때문에 공기와 물 속 이산화탄소가 늘면 성장 속도가 빨라진다.

HABs를 처리하기 위해 다양한 해결책이 제시됐지만 조류의 번성을 따라잡지 못하는 수준이다. 전 세계 HABs 처리비용은 연간 145억달러(약 16조원)나 된다.

윤지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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