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17일_37번째 다카포 페이퍼

2020년 11월 17일 화요일

글: 루바토 / 편집: 루바토와 유니쓰

당신의 감성을 찾아 줄

클래식 음악 페이퍼, 다카포입니다.

피아노 협주곡 가단조 1악장(Piano Concerto in a minor, Op. 16 mov. 1)

에드바르드 그리그(Edvard Grieg, 1843~1907)

안녕하세요! 화요일의 아침 루바토입니다!😊 살면서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에 좋은 영향이나 인상을 받으면 나도 모르게 따라 할 때가 있지 않나요? 성격이 될 수도 있고, 말투나 몸짓과 같은 사소한 습관이 반영될 수도 있고요. 물론 그 영향을 주는 것은 사람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흥미롭게도 작곡가들의 작품에서도 그러는 경우가 있어요. 슈만의 전체적인 스타일에 인상을 깊게 받아 고스란히 자신의 작품에 반영한 작곡가! 그리그의 수많은 작품 중에서 이 곡은 한국인이 제일 사랑하면서도 그를 대표하는 곡이라고 말할 수 있죠. 오늘 소개할 작품은 에드바르드 그리그(Edvard Grieg)의 피아노 협주곡 가단조 1악장(Piano Concerto in a minor, Op. 16 mov. 1)입니다.

이제 이 곡에 대해 조금 더 얘기해볼까요?

악보: www.imslp.org

왼쪽: 그리그, 오른쪽: 슈만

이 작품은 그리그가 1868년 25살일 때 작곡한 유일한 피아노 협주곡이에요. 당시에 그는 시립 오케스트라에서 지휘도 하고, 오슬로에 음악협회도 설립하며 노르웨이 음악가로서 승승장구 중이었어요. 또한, 사촌인 니나 하게룹과 결혼을 하고 이듬해 딸까지 낳는 등 이러한 모든 상황과 그의 정서가 작품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지금의 대작이 나오게 된 것이죠. 뿐만 아니라 그는 이 작품에 노르웨이의 민족 정서와 대자연을 담아 썼다고 해요. 예를 들어 노르웨이의 산맥이나 피오르 해안 등과 같이 말이죠. 또한, 노르웨이 민요풍의 멜로디를 만들고 민속 무용인 '홀링'에도 영향을 받으며 이렇게 민족적 소재들이 합쳐진 아이디어를 토대로 작품을 썼다고 해요. 결국, 이러한 것들이 그의 작품에 모티브를 주었고 그는 점점 '노르웨이 민족음악'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과 방향을 찾게 돼요.

위에 첨부한 악보 2개를 비교해보세요. 악보를 읽지 못해도, 음표를 전혀 몰라도 괜찮아요. 이것을 일종의 그림이라고 생각할 때 여러분의 직관적인 판단으로 어떠한가요? 두 작품 모두 화음들이 하행하면서 음악이 진행되는 모습이 비슷하지 않나요? 흥미롭게도 첫 번째 작품은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두 번째 작품은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 시작 부분이에요. 둘의 도입부가 비슷한 이유는 그리그가 슈만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죠. 그리그가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유학하던 시절에 그는 게반트하우스에서 열린 음악회를 가게 되었어요. 그리고 거기서 그리그는 슈만의 아내(클라라 슈만)가 남편 로베르트 슈만의 곡을 연주하는 것을 듣게 돼요. 그렇게 시작된 만남이 훗날 지금의 그리그 작품들을 탄생시킨 것이죠. 이 작품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작품도 전체적으로 슈만의 스타일에 큰 영향을 받았고요.

추가로 음악 스타일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다양한 요소가 있어요. 비슷한 화성 진행이나 선율을 이야기할 수도 있고요, 특징적인 리듬이 될 수도 있고요, 음악적 색채가 될 수도 있는 등 무궁무진해요. 시대적으로 문화나 사회적인 정서 등과 같이 겹치는 것이 많다면 더욱 그럴 수 있고요. 우리가 누군가 혹은 무엇에 영향을 받았을 때 딱 하나로 말하기가 어렵잖아요. 상대방의 표정, 사소한 습관을 따라 할 수도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이처럼 음악도 이와 비슷한 경우라고 생각하면 돼요. 그런 면에서 그리그가 슈만의 스타일을 따라하기만 했다면 모방하는 작곡가로 끝났겠죠. 하지만 거기서 나아가 노르웨이 민족음악의 색채와 북유럽 특유의 정서를 살려 자기만의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북유럽의 음악을 널리 알리며 큰 영향을 끼친 작곡가이고요.

사진: wikipedia

당신이 조금 더 알고 싶은 TMI는요..

그는 이 작품을 7번 이상 수정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원래 오케스트레이션과는

300개가 넘는 차이가 있었다고 하네요.

🎧 감상 포인트 ?

도입부가 이 작품에 특징이기도 하죠. 팀파니의 롤링을 시작으로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옥타브 코드 진행이 하행하여 음악이 전개돼요. 피아노 협주곡의 묘미는 오케스트라와 피아노의 어울림도 있겠지만 둘 중 하나가 제시해준 주제나 선율을 반복해서 다시 연주하는 것이죠. 이 곡도 그렇고요. 그리고 이 작품은 코드 진행과 선율 진행이 번갈아 가면서 뚜렷하게 대비되어 나타나는데, 이 점도 유의해서 들어보세요. 그러면서 중간중간에 나오는 처음 옥타브 코드 하행하는 아이디어도 찾아보세요. 마지막으로 그리그가 의도한 노르웨이만의 민족적 색채가 무엇인지도 느껴보시길 바랄게요.

다시 감상하기 🎧

🙋 유니쓰의 감상평: 피아노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를 구성하는 각각의 악기들까지 쉴 틈 없이 아름다운 선율을 노래하는 곡이죠. 그야말로 멜로디의 향연입니다. 1악장의 도입부가 강렬해서 잘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이 곡의 후반부를 좋아하는데요.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속담처럼 음악을 듣다 보면 아주 서서히 치닫는 절정의 순간이 어느새 제 감정을 촉촉하게 해주거든요. 음악은 역시 참 아름답다는 걸 새삼 느끼게 해주는 곡입니다. 여러분도 꼭 그 순간을 맞이하시길 바라요.✨

🙋 루바토의 감상평: 이 작품을 쓴 그리그 당시의 상황을 보면 장조로 썼을 것 같은데 의외로 단조를 사용하여 음악을 풀어낸 것도 흥미롭네요. 아무래도 노르웨이 민족음악의 냄새를 풍기기 위한 이유가 큰 것 같아요. 재미있는 것은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도 가단조인데 같은 조성인 것을 눈치채셨나요?

✏️ 오늘의 악기: 옥타브(Octave)?

옥타브는 기준이 되는 음에서 완전 8도 간의 거리에 있는 음을 의미해요. 쉽게 예를 들어볼게요.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를 흥얼거리며 떠올려 보세요. 여기서 레 미 파 솔 라 시를 빼주면 도 - - - - - - 도! 죠 이것이 바로 옥타브랍니다. 악보에 그린 것도 다 옥타브 진행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도-도! 시-시! 라-라! 솔-솔! 파-파! 미-미! 레-레! 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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