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2020년 9월, 나란히 섬 27
안녕하세요, 서울 외국인 노동자센터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올 한 해는 모든 것이 새롭습니다. 내일 맞이할 추석도 이전과는 다른 풍경입니다. 곁에 두어야 할 가족과 친지, 그리고 친구 대신, 코로나19를 가까이에서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를 아끼고 그리워하는 마음은 재난 이전과 같이 변함없을 겁니다. 그 마음과 더불어 후원자, 지지자 여러분 추석 잘 쇠시라 두 손 모읍니다.
   가급적 서로 얼굴을 맞대는 상황을 피해야 하는 오늘이나, 함께 손을 맞잡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있습니다. 이번 달 초, 마가르 공동체 페이스북을 통해 전해진 안타까운 소식이 그중 하나입니다. 아래에 그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이주민 의료지원

마가르 타파 한국 협회 페이스북에 이주노동을 위해 한국을 찾은 네팔리, 세 명의 사연이 올라왔습니다. 그 가운데, 사망한 이와 간경화에 시달리고 있는 이는 본국으로 돌아갈 준비 중이었고, 남은 한 명은 얼마 전 수술을 마치고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어려운 처지에 처한 이들을 위해 모금을 한다는 글 아래, 벌써 성금을 낸 마가르 협회와 임원 이름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그 어떤 나라 못지않게 공동체를 중시 여기는 네팔리 중 마가 타파 성씨 분들의 마음은 특별합니다. 자기 공동체원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모두가 뜻을 모아 짐을 나눠지는 모습은 매번 저희에게 감동을 줍니다. 이렇게 마가르 타파 공동체가 힘을 모으는 일에 저희도 손을 보태야 했습니다. 

위의 그림은 '줄탁동시' 란 고사성어를 풀어놓고 있습니다. 알이 부화되기 위해서는 병아리가 껍데기 안에서 껍질을 쪼는 동시에(줄), 어미 닭이 알 바깥에서 껍데기를 쪼아 깨트려야 합니다(탁).  마가르 협회가 환자에 이은 줄을 저희가 위탁받아 병원을 찾았습니다. 이주노동자가 시간을 내 다른 지역의 병원을 찾기가 쉽지 않으며 코로나19로 병원 출입이 힘들어진 상황 때문입니다. 
   얌 쿠마리 타파 마가르 씨는 국립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 급성신부전증 대체치료중 복막 투석 수술을 마친 참입니다. 앞으로 하루 4번씩 투석을 해야 하는 처치를 받고 퇴원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얌 씨는 한국에 이주노동을 와서 2년 전, 농장에서 일하던 중에 잦은 두통을 참다못해 병원을 찾았습니다. 병원에서 신부전증이라는 진단을 받은 후 농장에서는 해고를 당했습니다. 이후 다른 농장에서 일을 하며 치료를 받았습니다. 외국인을 고용하는 사업장 중 특히 농장은 40% 이상이 노동자에게  건강보험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이에 얌씨는 한 달에 12 만원 씩되는 지역 건강보험에 가입하고 치료를 받았습니다.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데, 월급 365만원 수준의 의료수가 보험비를 내는 불합리한 현실을 감내했습니다. 이렇게 세금 납부의 의무를 다했기에 얌 씨는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해, 여러 병원에서 저소득층을 위한 의료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 자격에 해당될 얌씨는 병원으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를 병원에 물으니, 의료보험을 12만원 이나 내기 때문이라더군요. 이런 웃픈 해프닝에 이주노동자가 처한 현실을 설명하고 재심사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벌써 인터뷰가 끝났고 퇴원을 앞둔 상황이라 재고하기 힘들다는 답변만 돌아 왔습니다. 그렇게 얌씨의 권리를 찾아 병원에 호소하던 중, 얌 씨에 대한 모금이 마가르를 넘어 전 네팔리를 대상으로 하게 되었고, 모아진 모금액이 입원 초에는 상상할 수 없던 신장이식수술을 받을 수 있는 정도에 달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병원비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서 수술을 통해 다시 이전과 같은 건강한 삶을 꿈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했다는 말"처럼, 이주민 스스로 모금이 이주민, 얌씨를 치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퇴원 수속 가운데, 비록 병원에서 복막투석에 관한 의료비는 지원하지 못하지만 이후 외래진료비는 지원하겠노라 하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새로운 거처로 얌씨의 이사를 도왔고, 얼마 후 마가르 타파 협회와 모금액을 가지고 얌씨를 찾았습니다. 협의 가운데, 네팔 현지보단 한국에서 이식수술을 받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판단으로 현재 신장이식수술을 해당 병원뿐 아니라 여러 병원과 조율 중입니다. 우선, 큰 문제는 흔쾌히 신장을 기증하겠다는 얌 씨 동생의 상황입니다. 신장 이식 수술 특성상 조직적합항원 검사가 국내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기증자의 국내 입국이 용이하지 않고, 외국인인 기증자에 대한 의료보험 적용 등이 해결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선 수술 의사를 일산병원에 알리고, 공공의료사업팀과 협진 상황을 파악하려 합니다. 이렇게 이주민 스스로 서려 하는 움직임에 동참하는 일이야말로 센터가 바라는 일방적인 시혜가 아닌 '이주민과 함께서는 일'이 아닐까요. 앞으로의 과정도 계속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8월 후원자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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