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라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니…’ 가을바람을 타고 미세먼지가 몰려왔다. 여름부터 이어진 청명한 하늘이 ‘중국발 미세먼지’ 한 방에 자취를 감췄다. 중국은 지난달 느슨해진 가을·겨울 대기질 정책을 발표한 터라 이 정도 미세먼지는 ‘맛보기’일 뿐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숨막히는 하늘 15일 서울지역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아 롯데월드타워 등 건물이 뿌옇게 보이는 가운데 뚝섬 한강시민공원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자전거를 타고 있다. 이재문 기자 |
전국 곳곳이 나쁨 수준을 보인 건 지난 6월 하순 이후 약 넉달 만이다. 고농도 미세먼지는 16일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때면 늘 그렇듯 이번에도 서풍과 대기 정체가 원인이다. 우리나라 대기질은 13일부터 서풍 계열 바람을 타고 미세먼지가 유입되면서 심상찮은 조짐을 보였다. 여기에 하필 한반도에 고기압, 즉 하강기류가 자리 잡으면서 먼지가 흩어지지 못하고 쌓이기 시작했다.
같은 시각 중국 베이징의 PM2.5는 149㎍/㎥을 기록했다. 톈진과 시안도 각각 65㎍/㎥, 54㎍/㎥을 보였다.
문제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경기 둔화를 우려한 중국이 환경보다 경제 살리기에 무게를 두면서 올겨울 ‘최악’의 중국발 미세먼지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중국발 스모그의 영향으로 올 가을 첫 미세먼지 농도 `나쁨`을 보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낙산공원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
지난해에는 제철소와 공사장, 화학공장 등 주요 배출시설 가동을 중단하고 석탄 난방마저 금지하는 등 과감한 정책을 폈지만 올해는 이 부분도 크게 후퇴했다.
지난겨울 중국은 전례없이 강력한 대기질 정책으로 추동기 PM2.5 농도를 25%나 떨어뜨렸다. 그런데도 서풍만 불면 우리나라는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았다.
장 센터장은 “중국의 배출량이 줄어도 기후변화로 대기 정체가 늘면서 겨울철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곤 하는데 이번에는 중국의 추동기 대책마저 완화돼 대기질 측면에서 매우 안 좋은 조건이 됐다”고 설명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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