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곳곳의 놀이터와 공원에서 놀다가 왔습니다.
아시다시피 런던은 하이드파크, 리젠트파크, 세인트 제임스파크, 프림로즈힐, 배터시 등 공원이 많고 넓고 아름답습니다. 곳곳에 아름드리 나무들과 누군가를 기억하는 팻말이 적힌 긴 벤치가 있어서 가다 쉬다 힘들지 않게 시간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어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습니다. 옷을 어떻게 입어도, 공원의 꽃잔디에 그냥 드러누워 낮잠을 자도 , 그 위에서 신나게 춤을 추어도 어느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쳐다보지 않더군요. 그래서 런던에서는 공원을 산책하는 것만해도 너무나 좋았습니다. 노래도 부르고 말도 안되는 춤도 추면서 걸어다녔거든요.
런던 여행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 십수년 전(사법연수원을 들어가기 전 겨울) 처음 런던을 여행할 때도 공원들을 하염없이 걸어만 다녀도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그때는 혼자 위축되어서 그냥 걸어만 다녔었거든요. 겨울이기도 했지만 그리 춥지 않았는데도 왜 그리 주눅이 들어 있었는지...
이전에는 몰랐는데 이번에 보니 그 공원들 곳곳에 아주아주 훌륭한 놀이터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더 자주 갔고 좋아했던 리젠트파크 안에서만도 발견한 놀이터가 3개 있었는데, 더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와 함께 떠난 여행이기도 했지만 무조건 쉬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숙제하듯 유명 관광명소를 돌아보기보다는 매일 공원을 어슬렁 거리며 산책을 하다가 그곳의 놀이터 도장깨기를 하면서 지냈습니다. 런던은 매년 놀이터 시상식이 있을 정도로 놀이터들이 매우 훌륭했는데요. 아이를 동반한 어른, 어른을 동반한 아이들만 들어갈 수 있었기에 이번 새로운 경험은 아이 덕을 본 것 같습니다. 또 들어가는 입구가 한 곳이었기에 때문에 그 안에 들어가면 어린이들과 그 부모들만 있어서 장소적으로도 안전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아이를 동반한 동양인 여성이다보니 안전이 가장 큰 관심사였거든요). 무엇보다도 모든 놀이터에는 큰 나무와 벤치, 잔디가 있기에 저 같은 사람들은 그냥 아이를 풀어놓고 간식을 먹으며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변화무쌍한 하늘을 바라보며 쉴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각 국 언어를 쓰는 아이들이 깔깔깔깔 뛰어노는 소리... 이번 여행은 그 소리로 가득한 여행이었습니다.
특히 두 번째 숙소 바로 앞에 우연히 코람스필즈라고 하는 복합문화놀이터? 공원?(놀이터, 잔디밭, 벤치, 풋살장, 농구대, 모래놀이터 모든 것이 있음)이 있었는데요. 매일 아침 일찍 밥을 먹고 놀이터로 출근을 하는 것이 일과의 시작이었습니다. 오늘은 어떤 아이를 만나게 될까 하면서요. (위 두 사진이 코람스필즈의 일부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