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日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주변국과 협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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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일본 정부가 기준치를 초과한 방사성물질이 검출된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해양 방출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는 후쿠시마 앞바다는 물론 태평양을 공유하는 주변국의 바다를 위협하는 행위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이미 원전 인근 주민이 반대하고 주변국에서 우려를 표명하는 상황에서 일본 원전 당국이 이런 방침을 내놓은 데 대해 개탄을 금할 길이 없다.

도쿄전력 등에 따르면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여파로 폐로 작업이 진행 중인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의 대형 탱크 900개에 90만톤이 넘는 방사능 오염수가 저장돼 있다. 일본 정부는 원전 오염수가 정화시설을 거치기 때문에 트리튬(3중수소) 이외의 모든 방사성물질이 제거됐다며 안전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최근 도쿄전력이 분석한 결과 방사성물질 방출량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준치의 100배 이상인 오염수도 6만 5000톤이다. 한데도 후케다 도요시 일본 원자력규제위원장은 최근 후쿠시마 원전을 둘러본 뒤 기자들에게 오염수를 재정화하지 않고 희석시켜 방사성물질이 기준치 이하로 낮아지면 해양 방출을 용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이 오염수 해양 방출을 서두르는 것은 오염수를 저장할 탱크가 거의 채워진 데다 추가 부지 확보가 어려운 탓으로 알려지고 있다. 2020년 올림픽을 앞두고 후쿠시마 원전 복구를 세계에 홍보하려는 조급증도 작용했다. 그러나 바다는 세계의 공유자원이다.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 정도가 기준치 이하로 내려갈 때까지 오염수 재정화 과정을 거쳐 방출해야 한다. 또한 방출 여부를 한국 등 주변국과 협의해야 마땅하다. 한국 정부도 추가 조치를 단호히 요구해야 한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2일 “일본 정부의 신중한 결정을 요망한다”고 했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 더 엄중히 항의하고,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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