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찰리입니다.
저번주에 이어 이번주도 자꾸 비가 오고 날씨가 별로네요. 이번주엔 어떤 영화를 소개할까 계속 고민하다보니 이런 날씨에 딱 맞는 영화를 하나 들고 왔습니다. 오늘 소개할 영화는 바로 구로사와 기요시의 <큐어>(1997)입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이 감독님은 구로사와 아키라와는 연관이 없습니다😅😅) 
<큐어>(1997)는 비디오로 직행하는 영화들(V-시네마)을 주로 만들던 구로사와 기요시가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된 영화입니다. 봉준호 감독이 최고의 영화 10편중 하나로 꼽은 영화로 아마 보시진 못하셨어도 제목은 이미 아시는 분들도 있을겁니다. 그리고 <큐어>(1997)는 <링>(1998)의 감독 나카타 히데오가 보고나서 '이것보다 더 무서운 영화를 만들고야 말겠다'라고 다짐한 영화로도 유명합니다. 
구로사와 기요시는 <산책하는 침략자>(2017)와 현재 극장에서 상영중인 <스파이의 아내>(2021)라는 영화를 만들기도 했죠. 하지만 원래 구로사와 기요시는 J-호러의 대가로 유명한 감독입니다. 그는 <회로>(2001), <절규>(2006), <크리피: 일가족 연쇄 실종 사건>(2016)과 같은 영화들을 만든 감독이기도 하고 오늘 소개할 <큐어>(1997)는 J-호러의 시작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구로사와는 편집과 사운드가 핵심인 공포영화라는 장르에서 클리셰들을 사용하지 않고 보는 관객들을 빨아드립니다. 만약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공포영화보다 스멀스멀 느껴지는 공포감과 불안함을 공포영화속에서 찾는다면 <큐어>(1997)가 딱 맞는 영화입니다😉

주인공인 타카베 형사는 각자 다른 사람들이 어느날 누군가를 죽이고 목에 X자를 남기는 살인사건들을 해결하려고 하는 형사입니다. 연결점을 찾으려고 해도 전혀 찾을수도 없고, 살인을 한 사람들은 모두 제대로 기억을 못하고, 자신이 왜 그랬는지 정확히 설명을 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교사, 경찰과 같이 사회속에서 존중받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고, 그들이 죽인 사람들과 사이가 그닥 나쁜 편도 아닙니다. 자연스럽게 사건들은 계속 미궁에 빠지게 됩니다.
한편 타카베 형사는 정신병에 걸린 아내와 살고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형사로서 힘들게 일을 하다가 집에 오면 그는 빈 상태로 돌아가는 세탁기를 계속 꺼야하기도 하고, 길 잃은 아내를 찾으러 뛰어나가야 하기도 합니다. 그는 형사로서의 삶과 남편으로서의 삶 모두에서 피로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사건의 실마리가 될 한 젊은 남자를 찾게 됩니다. 그는 기억상실증에 걸린듯하고 누가 무언가를 이야기하면 꼭 똑같은 질문을 몇번씩 하는 사람입니다. (관객인 저마저 아 진짜 짜증나...;;하면서 봤습니다😅) 그리고 그는 대화하는 사람들에게 자꾸 누군지를 묻습니다. 과연 이 사람은 누굴까요? 그리고 이 사람은 살인사건들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영화는 이 남자의 정체를 파헤치는 타카베 형사를 따라가며 진행됩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면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감독이 담배연기와 흐르는 물을 사용하는 연출이었습니다. 이 두 요소의 사용은 으스스한 분위기 조성으로도 작용하지만 둘 다 소리없이 퍼져나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영화의 내용전개와도 맞닿아있습니다.
<큐어>(1997)는 매우 차갑고 느린 영화지만 장르영화의 재미 또한 존재해서 지루함을 느끼기는 어려운 영화이기도 합니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또한 이 영화가 지금까지 힘을 가지는 이유는 '예술영화이면서 장르영화이기 때문이다'라고도 설명한 바 있습니다. 
유의하실 점은 보통의 장르영화라면 영화의 끝에 가서 관객에게 모든 답을 주고 우리는 후련한 마음일것이지만 <큐어>(1997)는 보고 나왔을때 답보다는 질문들이 더욱 많을 영화입니다. 만약 그렇다고 해도 이건 정확히 감독이 의도한 바이니 당황하거나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으십니다.😏
아쉽게도 <큐어>(1997)는 현재 스트리밍 사이트들에서는 볼수 없습니다😥 언제든지 볼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보시는것을 꼭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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