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움을 향한 고군분투 체험기

안녕하세요 😊✨ 단단입니다.

여러분은 <나답게> 살고 있나요?
나다움이라는 말은 너무나도 흔해져버렸지만 그렇다고 나 자신과 가깝게 지내지도 않는 것 같아요. 나답게 살려면 우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하는데 그걸 알기가 생각보다 훨씬 어렵더라고요.

<나를 모른다>라는 상황에서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를 모르니까 선택할 수 없어 vs 나를 모르니까 주어진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어
두 가지 선택지 중 여러분은 어느 쪽에 해당하나요?

저는 나를 모르니까 일단 주어진 것을 선택하는 쪽이었어요. 그래서 늘 최선이 아니라 차선을 택했다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하고 싶은 것보다는 할 수 있는 걸 해왔으니까요.

궁금해졌어요. 나와 반대의 선택을 하는 사람은 어떻게 삶을 살아가고 자신의 나다움을 지켜갈지요. 이번 뉴스레터 인터뷰는 갈림길의 순간, 저와는 다른 길을 선택하는 성향을 가진 분을 만나고 왔어요.

바로, 대학 대신 시골살이를 선택한 여여님입니다!
여여는 2년은 남해에서 농사를 짓고, 2년은 요리 대안 학교인 '영셰프'에서 요리하는 삶을 공부했어요. 학교에서 요리를 하면서 환경에 대한 관심이 생겨서 환경교육지도사를 수료했고요. 환경 교육 관련 기관에서 인턴으로 일하다가 지금은 그만두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면서 살지 고민하는 시기라고 합니다.

여여와 인터뷰를 마치고, 아주 오랫동안 정리했어요. 불쑥불쑥 마음 깊숙하게 자리 잡은 불안과 번민, 저의 약점들이 떠올라서요. 지금까지 저는 기꺼이 방황하고, 기꺼이 선을 넘고, 저 멀리 나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저들은 나보다 강한 사람일 거야.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저렇게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겠어?”라고 생각했어요.

방황하고, 고민하고, 여전히 길을 찾아가는 여여를 만나고 알았어요. 이 세상에 방황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요. 자신 앞에 놓인 길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한동안 외면하기도 하고, 깊이 받아들이기도 하면서 주어진 길을 그저 걸어갈 뿐이라는 것을요.

벌써부터 여여님의 이야기가 궁금해지죠?!
바로 만나보아요! 🙌😊

대학 대신 시골살이
방황을 공부하는 여여를 만나고 왔어요!

여여를 처음 본 것은 2년 전 연희동의 제로웨이스트 마켓 '채우장'에서였다. 마켓 셀러로 첫 출점해서 우왕좌왕 헤매고 있을 때 여여가 다가왔다. 

"디저트 맛보려고 했는데, 벌써 다 팔렸네요!"
"가격 너무 싸게 책정하신 것 같아요. 다음에는 올리세요!"
"준비할 수 있는 만큼만 가지고 오는 게 중요해요. 내가 얼마큼 할 수 있는지 그걸 알아야 해요."

아무리 봐도 20대 초반인 그에게서 이상할 만큼 깊은 인생의 내공이 느껴졌다. 마켓을 마치고 여여의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구경했다. 남해에서 농사짓고 공부하는 사진, 서울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여여의 삶이 더욱 궁금해졌다.

남해가 고향인가? 지금은 서울에 사나? 화장품을 사지 않고 모두 직접 만들어 쓰다니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호기심 가득한 마음을 간직한 채 2년이 흘렀다.

어느 주말 오후, 여여로부터 갑자기 DM이 왔다. 그는 반가운 인사와 함께 우렁차게 "한 번 만나자!"는 제안을 했다. 이렇게 호기로운 제안을 받은 이상 거절할 수는 없었다. 오랜만에 만난 여여는 채우장에서 만났을 때와는 다른 분위기였다. 생각에 잠겨있기도 했고, 질문을 앞에 두고 고민을 하기도 했다. 새로운 갈림길에 선 마음의 출렁임이 느껴졌다. 여여를 만나면서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서로의 ‘순간’을 공유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다음번에는 또 다른 여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인터뷰 내용 중에서)

단단 | 저는 스스로 늘 경계에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완전하게 어느 집단에 속하지 못하고, 어디든 갈 수 있지만 그래서 어디든 가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요. 어느 순간 그걸 받아들이는 시기가 왔고, "그냥 경계에 서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여여 | 선택할 수 없기 때문에 이 경계에 있었던 적도 많았어요. 남들은 생각 없이도 있고, 쉽게 하려고도 있는데 나는 이미 알아버렸고, 가기도 싫고. 저 스스로도 경계인으로 표현할 때도 있었어요. 지금은 그 경계를 통해서 또 다른 경계로 넘어가게 되기도 해요. 늘 그 경계에 있지는 않았어요. 그 순간에는 늘 거기에 있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 경계도 바뀌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 상황을 즐기기로 했어요.

오늘은 나다움에 대한 책 두 권을 가지고 왔어요.

네드라 글로버 타와브, 『나는 내가 먼저입니다』

직장 동료들은 저를 독립적이고 주도적으로 일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는데요. 사실 독립성의 이면에는 두려움이 있었어요. 타인에게 의존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어요.

저는 거절당하는 것을 싫어해서 타인의 부탁도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이고, 동시에 거절하지 못하는 상황이 싫어서 부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거리를 두는 사람이더라고요.

이 책을 읽으면서 <반의존성>이라는 개념을 발견했어요. 반의존성이란 의존하지 않으려고 오히려 반대로 선을 긋는 성향이에요.

반의존성
- 남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기 어려워한다.
- 도움 없이 해내는 것을 선호한다.
- 남들과 애착 관계가 되는 것을 불편해한다.
- 끊임없이 외로움을 느낀다.
- 감정을 인지하고 인정하기를 힘들어한다.

책을 읽으며 스스로에게 솔직해져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기분 나쁜 말을 들으면 "그 말 기분 나빠요."라고, 들어주기 힘든 부탁을 받으면 "그 부탁은 들어줄 수 없어요." 라고 말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요. 나의 바운더리를 먼저 지켜주어야 그 안전망을 딛고 어디로든 자유롭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니까요.

이항심, 『시그니처』
한동안 회사에서 행복을 찾는 것을 포기했어요. 회사는 경제적, 사회적 안정감을 주는 공간일 뿐이고 나의 진정한 행복은 퇴근 후 취미와 사이드프로젝트를 통해 충족시키는 방식을 선택한거죠. 그런데 그 방식이 지속되고 반복되면서 퇴근 후의 일상이 이상하게도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어요.

나를 조각내서 <회사에서의 나> <퇴근후의 나>를 물리적으로 완벽하게 분리하는 건 불가능하더라고요. 결국 회사에서 불행하면 아무리 퇴근 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하루에 8시간은 불행한 나>가 되는 거니까요. 그래서 이직 시도를 해보기도 하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더 열심히 해서 본업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찾기도 했어요.

그러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회사를 떠나기 위해 이렇게 많은 노력과 에너지 쓰는 건 너무 비효율적이라고요. 지금 있는 자리를 벗어나기 위해 에너지를 100만큼 써야 한다면 50정도만 쓰고 지금 있는 곳을 만족스럽게 바꿀 수 있지 않을까 궁금해졌어요.

바로 그 타이밍에 제 눈에 이 책이 들어왔어요. 아주 우연한 기회로 필요한 책을 읽게 된 거죠. 책을 꾸준히 읽으면서 이런 경험들이 늘어나요. 이럴 때마다 무의식이 저에게 필요한 정보를 의식의 세계로 끌어올리는 것 같아요.

『시그니처』를 읽으면서 2014년 유행했던 '잡 크래프팅' 개념이 떠올랐어요. 7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지금의 자리에서 만족스러운 삶을 찾는 기술은 유용한 삶의 지혜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는 내가 먼저입니다 』
네드라 글로버 타와브

"우리는 약해지는 것이 두려울 때 경직된 바운더리를 구축한다. 그저 안전하게만 있으면 무사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바운더리를 지킬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더 자주 거절하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자신에게 "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시그니처』
이항심

"일을 소명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일이란 자신의 정체성이자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와 의미가 반영되어 있다. 소명은 '자기 일에 대한 의미 있는 열정' 또는 '자신이 하는 일을 통해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고자 하는 자세나 바람'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내가 나의 일에서 나를 소외시킨다면 진정으로 내 삶에 만족할 수 있을까."

11월 한달 동안 아침마다 명상하고 글 쓰는 리추얼에 참여했어요.
재택근무를 2년 가까이 지속하다 보니 매일매일의 루틴이 많이 무너져서 최근에 무거운 마음으로 일상을 보내고 있었어요. 올해 초에는 3주 정도 아침 6시에 일어나는 <미라클 모닝 챌린지>를 혼자서 3주 정도 했었는데 3주가 지나니 더 하기 어렵더라고요.

매일 아침에 일어나 차를 마시고 인증샷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면서 처음 2주는 하루를 작은 성취로 시작한다는 뿌듯함이 있었어요. 그런데 3주차가 되면서 아침에 일어나는 일 자체가 너무 힘겹더라고요. 초반에는 6시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이 확! 떠졌는데 말이에요.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11월은 밑미 프로그램을 신청했어요.

한 달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밑미 아침 명상 리추얼 후기>로 정리해봤어요. 도움받았던 콘텐츠들도 정리해 두었으니, 명상에 관심 있으시다면 가이드 영상과 책 추천을 눈여겨봐주세요!
한달 아침 명상을 해보니
공부를 많이 하고, 심리상담을 받고, 매일 아침 명상을 하면 길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나 만큼>만 알고 느끼고 살아낼 뿐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를 위해 마음을 다해 느껴야 하고, 알기 위해 공부해야 하고, 잘 살기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결국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서 있는 자리에서 열심히 해보는 것, 사소한 부분이라도 나답게 개선해보는 것 아닐까.

추천! 유튜브 명상 가이드
✔ 숨 쉬는 고래
쉬운 명상 가이드와 짧은 요가. 부진 선생님의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목소리 듣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져요.
✔ 에일린 요가
평소에도 즐겨 보는 채널이에요. 아침 호흡 명상, 저녁 명상 추천해요!
✔ 요가하는 그녀, 힐러혜랑
싱잉볼 명상에 관심 있으시다면 추천해요! 랜선으로 듣는 건데도 바로 옆에서 연주하는 것처럼 싱잉볼의 주파수가 몸으로 느껴져요. 혜랑님의 차분한 가이드 음성을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고요.

✔ 보디야나선원 명상TV
채널 안에 영상이 많은데 저는 <혜안스님>의 호흡 명상, 걷기 명상이 좋았어요.
✔ 헤드 스페이스
『당신의 삶에 명상이 필요할 때』를 쓴 앤디 퍼디컴이 명상을 알리기 위해 만든 채널이에요. 영어 공부할 겸 들었어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한글 음성 지원도 된다고 합니다.

(나머지 추천 소스는 위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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