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함과 죄송함, 또 더 나아지겠다는 다짐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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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두 보릿고개는 계속되고 있다. 7월인데 아직도 구매한 중미 커피들은 1/5도 채 들어오지 못했다. 작년보다 한 달 이상 늦은 수확과 정말 최악의 컨테이너 부족/해상 운송 및 항구 혼잡 때문이다. 부산항도 예외는 아니어서 부산 앞까지 도착한 배가 입항할 자리가 없어 다음 기착지인 중국이나 일본을 먼저 향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다 보니 입항 예정일보다 2~3주 늦어지는 것은 예사다.

해상 운임, 생두 가격,
환율, 코로나 확진자.
지금 오르는 것들.

  적어도 올해 하반기까지는 전 세계적으로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해상운임까지 많이 상승했다. 국내 코로나 상황이 악화하며 이번 주 환율은 올해 최고치를 찍었다. 지금까지는 작년보다 환율이 많이 내려 생두 가격을 대부분 인하했는데(코스타리카 경우 2,000~3,000원 정도) 지금부터 송금해야 하는 생두는 가격 산정을 미뤄야 할 듯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얼마 전 콜롬비아 항구가 열려서 생두 선적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선적만 기다리던 일곱 컨테이너가 현재 선적됐고 이번 달 말과 다음 달에 나눠 들어온다. 콜롬비아 생두 가격은 브라질과 마찬가지로 가격이 많이 올랐고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다 보니 현지에서는 생두 판매에 그다지 목을 매지 않는 분위기다

 콜롬비아 남부는 수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지만, 대형업체들의 생두 확보 경쟁과 가격이 더 오를 때를 기다리려는 수출업체들, 뉴욕 커피 가격의 고공 행진으로 인해 커머셜 커피는 물론 80점 초반대 생두들 가격도 이전보다 최소 20% 이상 오른 상태다.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던 콜롬비아 커피는 중미 커피와의 가격, 품질 격차가 좁아지고 있다.

 코로나 상황이 심상치 않다. 서울은 12일부터 4단계 거리 두기가 시행된다. 카페와 도매 매출에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몇몇 전문가의 우려대로라면 이번 유행은 꽤 오래 지속될 것 같다. 코로나가 커피 산업의 결정적 변수로 작동하기 시작한 지도 이제 1년 반이 넘었다. 일찌감치 온라인, 원두 판매, 홈 카페 비즈니스 쪽으로 우물을 팠던 업체들은 어려운 시기를 그래도 선방하고 있다. 이제 코로나로 인한 위협은 거의 상수로 봐야 한다. 하늘의 도우심과 정부의 보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짜증과 우려를 넘어 온라인 판매, 원두 판매, 홈 카페 이용자를 위한 비즈니스에 더욱 적극적으로 집중하는 수 말고 대안은 없어 보인다


7월 입고 생두 소개
이미지를 클릭하면 생두 판매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인도
 
 인도 바드라강가기리아티칸 아라비카가 입고됐다에스프레소 블렌드 베이스로 좋은 평가를 받아 온 커피들이다아티칸은 인도에서 가장 재배 고도가 높은 농장이어서 다른 인도 커피보다 산미가 좀 있는 편이다그래도 인도 커피답게 시러피한 단맛과 부드러운 텍스쳐가 좋아서 배전도가 높지 않은 블렌드에 잘 어울린다.
 바드라와 강가기리는 낮은 톤의 산미에 묵직한 바디와 초콜레티한 단맛고급 견과류의 느낌이 있다. 2차 크랙 전후 및 더 다크한 블렌드에서 파워풀한 매력을 가진 바디와 단맛을 보여준다매년 구매량을 많이 늘리고 있지만 매년 조기 품절 사태가 벌어진다강가기리와 아티칸은 올해 구매가 끝났고 바드라는 아직 몇 컨테이너가 더 들어올 예정이다
온두라스
 
 마리사벨 블렌드와 파라이네마 셀렉션이 들어왔다마리사벨 블렌드는 마이크로 로트 샘플들 가운데 86점 이상인 로트들을 선별해 블렌드한 컨테이너 로트다입고한 생두로 커핑해 보니 86.25~86.5 정도 나온다좋은 밸런스와 클린컵으로 싱글과 고급 블렌딩 모두에 어울린다. 11,000
 파라이네마 셀렉션은 작년부터 준비했다지난 몇 년 동안 인기가 좋았던 파라이네마 품종 마이크로 로트들 가운데 86~86.5점 사이의 커피들만을 모아 블렌드했다엘 파라이소 지역의 파라이네마는 재배 고도가 낮지만꽤 플로럴한 산미와 쥬시한 향미를 갖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설탕을 조린듯한 농밀한 단맛을 긴 여운으로 보여준다는 점이다조밀도도 약하고 생김새도 게이샤를 닮았는데 로스팅도 게이샤라고 생각하고 진행하면 딱 적당하다약배전 해도 잘 익는다. 2차 크랙이 넘어가면 산미가 급속하게 떨어지면서 자칫 평범한 커피 맛이 되어버릴 수 있으니 조심하자플로럴하고 쥬시한 고급 에스프레소 블렌드나 싱글 오리진으로 추천한다. 11,000.
에티오피아
 
 게르시와 비샨디모(사무엘 데겔로)가 꽤 많은 양인데도 순식간에 품절돼 정말 놀랐다지난 3년간 매년 좋은 품질로 사랑받았던 커피들이라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금세 팔려나갔다작년보다 2~3천 원 낮은 가격도 한 요인인 것 같다순전히 주관적인 판단이지만올해 에티오피아 CoE에 들어가도 손색없을 정도의 품질이다둘 다 생산자 로트라 생산량이 많지 않다내년에 최대한 더 많은 양을 확보해볼 계획이다.
 에티오피아 구지 하와타 와시드는 핵과류,시트러스 계열의 산미와 꿀,시럽의 단맛을 갖고 있다클린컵도 좋다나는 이 커피가 엄청 플로럴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렇게 소개해 왔는데 구매하신 분들은 충분히 플로럴하다고 좋게 평가해 주신 분들이 많다이 생두의 가장 큰 장점은 13,000원이라는 가격이다이 정도면 싱글 및 블렌딩의 포인트 요소로 사용할 수 있다


에티오피아 짐마
 
 나는 에티오피아에서 리무, 짐마 지역 커피를 가장 좋아한다. 산미 톤이 예가체프와 시다마 지역커피에 비해 낮지만 농밀한 텍스쳐와 농익은 과일의 단맛, 선이 굵은 향미 프로파일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리무 볼렌소 내추럴은 들어오자마자 품절됐고 짐마의 생산자 로트 중 일부는 품절, 일부는 판매 중이다. 원래는 리무 볼렌소처럼 블렌드에 특화된 커피로 생각하고 들여왔는데 내추럴이라 그런지 신선한 상태의 샘플보다 품질이 조금 더 나아져 싱글 오리진으로 판매하고 있다
 예가체프와 시다모 커피처럼 약배전 하는 것보다 2차 크랙 이후 배전도에서 더 매력적인 것 같다. 싱글 오리진 에스프레소로 추천한다. 에티오피아 커피 바디가 부족하다는 평가는 일부 지역에 한정된 얘기일 뿐이다.
올해 에티오피아 구매의 가장 큰 변화는 생산자 로트를 많이 구매했다는 점이다. 워싱 스테이션에서 여러 생산자의 커피와 함께 섞인 로트에 비해 품질이 반드시 더 뛰어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섞이기 전에 잘 선별하면 Traceability를 확보한 근사한 로트를 확보할 수 있다. 앞으로도 생산자 로트 구매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브라질
 
 블렌딩용 브라질 3종을 입고했다. 가격이 오르기 전에 구매 계약을 마친 로트들이어서 좋은 가격에 들어왔다. 다음 로트부터는 가격이 꽤 올라갈 듯하다. 샘플링 당시 83~84점 정도였는데 입고한 샘플들은 점수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나오는 것 같다싱글 오리진으로 로스팅해서 판매하고 있다.
  산미나 복합성이 뛰어나지 않지만 좋은 견과류와 미디엄 이상 바디, 괜찮은 수준의 클린컵을 갖고 있다. 가격은 더 올랐지만, 다음 수입을 위해 샘플링을 준비하고 있다.



과테말라
 
 올해 처음 들어오는 컨테이너들이었다. 마이크로 로트들이 대부분이어서 생두 판매 시작과 함께 품절됐다. 85~86.5 사이의 로트들이었는데 9천 원대 가격이 매력이었다. 비슷한 품질/가격대의 과테말라 커피 여러 로트가 다음 달에 들어올 예정이다. 블루 아야르자 내추럴은 품질이 좋아 이번 주 장복으로 내보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백에 따라서 일부 퀘이커가 조금 발견되었다는 점이다.  블루 아야르자 내추럴을 구매하신 고객분들 중 퀘이커가 많이 나오는 백을 구매하신 분은 공장으로 연락해 주시면 즉시 환불 내지 다른 생두로 교환해드리기로 했다. 
 현재 생두 판매를 중지했는데 국내 곡물 도정/선별업체로 보내 혹독한 선별작업을 거쳐 재포장할 예정이다. 그때 품질 확인하고 괜찮으면 다시 생두 판매 시작하겠다


코스타리카

 마이크로 로트 여러 종류를 엊그제 판매 시작했다. 작년에도 크기가 큰 로트 몇몇을 제외하고 일찌감치 품절됐지만 올해는 환율이 좋아 가격을 많이 떨어뜨릴 수 있어 참 다행이다
 매년 거의 같은 농장의 커피들을 들여오면서 각각의 로스터들이 선호하는 특정 농장 커피가 생겼다. 우리가 들여오는 커피들 상당수가 오랜 파트너십에 기반한 동일 농장 커피가 많아 샘플링 없이 1년 치 쓸 수량을 우선 확보하기 위한 구매가 자리를 잡았다. 우리로서는 정말 감사한 일이고 구매하시는 업체로서는 비즈니스를 위해 타당한 선택이 맞는데 샘플링을 원하시는(정상적인 생두 구매 방식) 업체들로서는 반복되는 조기 품절 상황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입고한 코스타리카 로트는 전부 커핑을 비롯한 품질 평가를 마쳤다모든 로트가 86.5에서 87.25 사이에 분포되어 있다단맛 쪽을 더 원한다면 웨스트밸리를산미를 더 원한다면 따라주를 선택하면 된다따라주 로트들은 높은 고도 때문에 생두 크기는 작지만꽤 조밀도가 높은 편이다
 그렇다고 너무 과도한 화력을 줘서 전체 로스팅 시간이 너무 짧아지면 오히려 열이 생두 깊숙이 충분하게 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웨스트밸리 커피는 엘사르 데 사르세로가 조금 딱딱한 편이다따라주는 사과 계열의 산미가 풍부한 편이고 웨스트밸리는 시트러스 쪽이다


7월 입고 예정 생두
˙에티오피아 : 통관 중, 7 20일쯤 생두 판매 예정
˙구지 샤키소 와시드/내추럴
˙구지 함벨레 와시드
˙시다모 산타와네 내추럴 
˙예가체프 반코 타라투 내추럴
˙인도 바드라 아라비카/로부스타 : 통관 중, 다음 주 후반 입고 예상
˙과테말라 엔트레 볼카네스, 엘모리토 : 7월 말 판매 예상
˙코스타리카 코르디예라 데 푸에고(무산소 내추럴), 라스 라하스 : 7월 말 판매 예상
8월 입고 예정 생두
˙케냐 : 올해 마지막 뉴 크롭
˙인도 아라쿠 마이크로 로트, 수세식/내추럴 벌크 : 올해 벌크 품질이 매우 좋다
˙수마트라 케린키: 재입고!!!
˙파퓨아 뉴기니 모리타 외: 모리타는 올해도 아주 훌륭하다
˙에티오피아 시다모 내추럴 생산자 로트/짐마 내추럴 생산자 로트 : 15개 이상의 생산자 로트들
˙온두라스 마이크로 로트 다수
˙과테말라 다수
˙콜롬비아 마이트로 로트, 리브레 셀렉션 디카페인, 블렌딩용
감사함과 죄송한 마음,
더 나아지겠다는
다짐을 드립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가 종합/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살펴봤다. 따듯한 격려의 말씀에 놀랐고 애정을 가진 비판, 제안도 많아 정말 감사했다. 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 볼 때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실수와 개선점이 쏟아져 나왔다.
 일단 생두 파트 관련한 의견들을 수합해 공유하고 개선점 마련을 위한 자리를 다음 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당장 모든 것을 바꿀 수 없고 일부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불가피한 것들 것 있지만 어쨌거나 가장 큰 문제는 지금까지 이런 의견들을 듣고 소통하려고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생두 뉴스 레터를 빌어 감사함과 죄송한 마음을, 더 나아지겠다는 다짐을 드린다

커피 리브레 서필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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