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평소에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갑자기 안되는 시기입니다. 외부 환경이 급격히 달라지기 때문에 내 몸도 거기에 맞춰 변하니까요. 평소보다 두꺼워진 옷들도 스윙을 방해하고요. 개인적으론 특히 이 맘때 아마추어 골퍼들의 백스윙이 자주 고장납니다. 얇은 옷을 입고 했던 여름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휙' 들어 올렸던 팔이 왠지 어색하고, 어깨 턴도 어딘지 모르게 뻑뻑하고….
제가 관찰한 결과 이 경우 대부분의 주말 골퍼들은 백스윙 동작에서 팔을 바깥으로 최대한 쭉 뻗어 밀어내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스윙 아크를 키워 스윙 스피드를 늘리려는 심리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 같아요. 여름에는 이를 보완하는 '보상 동작'이 있어서 어찌저찌 공이 맞는데, 추운 겨울이 되면 갑자기 정확도가 뚝 떨어지는 거죠. 원래 골프 스윙 궤도는 '동그라미' 형태의 곡선이니까요. 밖으로 쭉 뻗는 동작은 스윙 궤도를 일그러뜨리게 되는 거죠.
백스윙 감각을 잃은 분들에게 제가 알려드리는 루틴이 있는데요. 먼저 어드레스를 선 뒤 클럽을 정면에서 그대로 편하게 들어 올려 보세요. 양 팔은 몸과 직각이 되게, 그리고 그립은 눈 높이에 올 때까지요. 백스윙 크기와 팔을 뻗는 길이는 딱 이 정도면 됩니다. 여기서 어깨를 3시 방향으로 천천히 돌립니다. '광배근'의 뻐근함을 느끼면서 천천히 돌리세요. 이 동작을 점점 더 빠르게 반복하다보면 원래 했던 백스윙 '그것'의 느낌이 돌아올 거예요.
아, 그보다 먼저 꼭 해야할 한 가지. 백스윙 동작의 느낌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선 하체를 단단히 고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백스윙 때 골반이 함께 달려 나갈 수 있기 떄문이죠. 무릎을 아주 살짝 굽히고 골반을 살짝 뒤로 빼 하체가 '락(lock)'이 걸렸는 지 확인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