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4
안녕하세요 한국경제신문 ESG 팀장 송형석입니다. 매주 화요일 뉴스레터를 통해 큐레이션 된 따끈따끈한 ESG 뉴스를 전달합니다.

원자력 발전은 탄소 중립을 위한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발전 단가가 비싸지 않으면서 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원전엔 결정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유독성 폐기물 처리가 녹록지 않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원전을 ESG 비즈니스 목록인 '녹색 분류체계'에 넣을 때 단서를 달았습니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을 마련하라는 것인데요. 유럽의 경우 '2050년까지'라는 시간제한을 뒀습니다. 적당한 장소를 찾고 주민들의 동의를 받는 것이 만만찮다는 점을 고려해 시간을 넉넉히 잡은 것입니다.

준위 폐기물은 사용이 끝난 핵연료 등을 뜻합니다. 원전에서 썼던 장갑이나 방호복 등 중저준위 폐기물보다 양은 적지만 방사능이 매우 강해 처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한국은 1978년부터 원전을 가동했음에도 고준위 방폐장이 없습니다. 지역 반발을 우려해 어느 정부도 나서지 못한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습식 저장시설에 고준위 폐기물을 저장해왔는데 이미 시설의 80~90%가 차 있는 상태입니다.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은 정부에 ‘고리원전 내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 설치안’을 보고했습니다. 원전 내부 수조(습식 저장시설)에 담긴 사용후 핵연료를 꺼내 보관할 건식 저장시설을 고리원전 내에 짓겠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문제는 인근 지역의 반발입니다. 고준위 방폐장과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않은 상태에서 건식 저장시설을 짓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고리원전 내 임시 시설은 시작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향후 정식으로 고준위 방폐장 설립 논의가 시작되면 인근 지역의 반발이 훨씬 더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부가 '원전 탄소 중립'의 숨은 복병인 방폐장 이슈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이번 주 이번 주 눈여겨봐야 할 뉴스들을 정리했습니다.
1. 이번엔 해양 가스관 누출
유럽 에너지 위기 2라운드
겨울 에너지 대란 가능성 고조
북유럽 발트해 해저 가스관에서 가스가 유출되는 모습.   덴마크 방위사령부 제공. 
발트해에 설치된 천연가스 수송관에서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스웨덴 정부는 지난 27일(현지 시간) 해저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에서 2건의 가스 누출이 발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전날 덴마크 정부도 노르트스트림2에서 가스 누출을 확인해 인근 해역의 선박 항해를 금지했습니다. 

덴마크와 스웨덴은 가스관이 의도적인 공격으로 손상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고 자체가 드문 해저 가스관에서 동시다발적인 누출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서방은 배후로 천연가스 공급처인 러시아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유럽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 제한 등 전방위 제재를 도입하자 가스관 누출 등을 핑계로 가스 공급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기후 전문가들은 유럽의 핵심 에너지원인 천연가스 공급난이 장기화하면 주요국의 탄소중립 계획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블랙아웃을 피하려고 노후 석탄발전소 등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시설을 재가동할 것인 관측입니다. 지난 겨울에도 유럽 주요국들은 빠듯한 전력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석탄발전소 가동률을 높여 환경론자들의 빈축을 샀습니다.  
추경호 "에너지 비상상황, 올 겨울 난방 온도 17도로"

글로벌 에너지 위기는 '강건너 불'이 아닙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전국민적인 에너지 절약 노력과 함께 에너지 효율적 경제구조로의 전환을 위한 체질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겨울나기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도 내놓았습니다. 건물 난방온도를 기존 18도에서 17도로 낮추고 개인 난방기 사용을 막는 등의 방법으로 공공기관의 에너지 사용량을 10% 줄이기로 했습니다. 사진은 지난 30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한 추경호 부총리.  연합뉴스 
|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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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LG 계열사 ESG 지표 통합 관리 
그룹 단위 ESG 보고서 첫 발간
구광모 "기후 위기 대응에 동참"
'LG 사장단 워크숍'에 참석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   한경DB  
LG그룹이 주요 계열사의 데이터를 총망라한 ‘ESG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계열사들의 ESG 성과를 통합해 관리하기로 한 것입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전 세계가 당면한 기후 위기 문제에 책임 의식을 갖고 미래 세대와 공존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며 ESG 강화를 천명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주요 대기업들이 자체적인 기준으로 계열사의 ESG 성과를 관리하고 평가하는 것이 대세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MSCI와 같은 외부 평가 기관의 점수에만 의존해서는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 배성수 기자 
3. 갑질 논란 BBQ, 가맹점 소송 취하 
ESG 강화 위한 6대 상생방안 발표
"가맹점과의 상생 위해 힘쓸 것"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이사회 의장. 한경DB  

제너시스BBQ그룹은 2019년 갑질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습니다. BBQ 로고가 적힌 배달용 나무젓가락을 허락 없이 다른 업체에서 공급받은 가맹점을 형사 고소한 것이 발단입니다. 당시 여론은 싸늘했습니다. '가격이 비싸지 않은 젓가락을 가지고 소송을 한 건 가혹하다'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습니다.

윤홍근 이사회 의장은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라는 BBQ의 경영철학을 기반으로 가맹점과의 상생안을 만들 것을 지시했고 최근 그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제너시스BBQ그룹은 가맹점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모든 소송을 일괄 취하한다고 밝히면서 ESG 활동 강화를 위한 6대 상생방안을 내놓았습니다. 관련 업계는 소송 취하, 가맹 계약서 전면 개정 등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들이 포함됐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 하수정 기자
4. 보일러에 가스 대신 수소 넣는다
英서 LNG에 수소 20% 섞어
순수 수소 보일러 개발에도 박차
게티이미지뱅크
보일러 업계가 수소 보일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다. 탄소 중립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입니다. 경동나비엔은 최근 영국에서 판매 중인 기존 친환경 콘덴싱 가스보일러의 ‘수소 레디’ 인증 시험을 통과했습니다. 수소가 20% 혼합된 도시가스에도 보일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안전한 제품이라는 인증입니다. 2025년에 도시가스 배관을 통해 기존 액화천연가스(LNG)에 수소를 20% 섞어 공급할 계획입니다.

100% 수소만 쓰는 보일러의 시대도 머지않았다는 분석입니다. 일본 린나이는 지난 5월 수소 100%로 가동하는 가정용 보일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경동나비엔 등 국내 업체들도 대학들과 손잡고 전용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 안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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