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6차 대멸종' 위기···다양성 복원에 수백만년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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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의해 거대 포유류 사라지고
작은 동물만 살아남을 가능성 높아"
덴마크 오르후스대학 연구팀 밝혀
마지막 수컷 ‘수단’이 숨져 더는 새끼를 낳을 수 없는 ‘기능적 멸종’ 상태의 암컷 북부 흰코뿔소 난진(오른쪽)과 파투(왼쪽) /연합뉴스

[서울경제] 지구는 현재 인간에 의한 6번째 대멸종을 겪고 있으며, 향후 50년간 사라지는 포유류의 생물 다양성을 복원하려면 300만~500만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덴마크 오르후스대학의 고생물학자 매트 데이비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포유류의 생물 다양성을 현대 인류가 출현하기 이전으로 돌려놓는데 500만~700만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50년 뒤 생물 다양성을 현재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만 300만~500만년이 소요되는데, 이마저도 인간이 포유류 서식지 파괴를 중단하는 등 최상의 시나리오를 따랐을 경우다. 실제로는 이보다 더 악화할 수 있는 것이다. 지구는 지난 4억5,000년 간 자연재해 등으로 서식 환경이 급격히 바뀌면서 동·식물이 멸종하는 5차례의 격변을 겪었다. 그때마다 발생한 공백은 진화를 통해 새로운 종이 메웠다. 그러나 현재는 환경 변화가 아닌 인간에 의한 6번째 대멸종이 진행되고 있으며, 그 속도가 너무 빨라 진화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연구팀은 현존하는 포유류와 인류 출현 뒤 사라진 멸종 포유류의 크기·진화 등에 관한 광범위한 정보를 입력하고, 과거와 미래의 멸종으로 잃게 되는 진화의 시간과 이를 복원하는 데 걸리는 시간 등을 연구했다. 검은 코뿔소를 비롯한 멸종위기 포유류들은 앞으로 50년 이내에 지구에서 사라질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코끼리 등 많은 대형 포유류도 비슷한 처지다. 뾰족뒤쥐처럼 종이 다양한 경우에는 한 종이 멸종하더라도 진화를 통해 공백을 메울 수 있으나, 코끼리 코에 라마를 닮은 남미의 ‘마크라우케니아’처럼 비슷한 종이 없을 때는 멸종과 함께 진화 계보에서 완전히 사라져 생태적 기능도 잃게 된다.

데이비스 박사는 “약 1만년 전 멸종한 자이언트 나무늘보와 스밀로돈 등과 같은 거대 포유류는 진화상 매우 독특하다”면서 “이들과 비슷한 종이 거의 없기 때문에 멸종은 곧 지구 진화 나무에서 아예 잘려나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물 다양성은 나중에 복원하는 것보다는 현재 수준에서 유지하기가 훨씬 더 쉽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를 포함해 거대동물을 연구해온 오르후스대학의 젠스 크리스티아 스베닝 교수는 “인류는 한때 거대 동물 세계에 살았지만, 이제는 큰 동물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면서 “코뿔소나 코끼리 등과 같은 얼마 남지 않은 거대 동물도 매우 빠르게 사라질 위험에 처해있다”고 지적했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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