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해리슨의 삶과 음악 이야기
56년 전 오늘, 3월 15일에 무슨일이 있었을까요?

걸작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에 얽힌 스토리


흔히 대중음악 역사상 세계 최고의 앨범을 꼽으라면 비틀스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이하 '페퍼 상사')]를 꼽습니다. 이 작품은 명실이 수많은 이에게 가능성을 선사했고, 동시에 어떤 이에겐 좌절을 안겨주었습니다. '페퍼 상사'는 콘셉트 앨범 개념을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당대 최고 스튜디오 기술을 총동원하여 사운드의 신세계를 보여주었죠.


이는 하위문화에 불과하던 대중음악을 예술의 영역에 안착하게 했습니다. 이 눈부신 성과는 한 인물에게 시련을 선사합니다. 바로 비치보이스의 리더 브라이언 윌슨입니다. 스튜디오 기술의 한계를 밀어붙인 결과물 'Good Vibration'을 세상에 내놓은 그는 역사상 최고의 걸작을 만들겠다는 야심에 사로잡혔죠.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씨름하고 있던 그때, 그는 '페퍼 상사'를 듣고 살리에리와 같은 실의에 빠집니다. 이미 비틀스가 그곳에 도달해버렸다고 판단한 거죠. 그렇게 앨범을 무기한 중단해버립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페퍼 상사'가 애초 브라이언 윌슨과 그의 작품에서 궁극적인 영감을 얻었는데 말이죠...)

🎧 The Beach Boys - Good Vibrations (Official Music Video)  

음악으로 신을 추구하다


오늘은 여기서 시선을 돌려서 조지 해리슨의 음악과 삶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바로 56년 전 오늘(15일), 페퍼 상사의 수록곡 ‘Within You Without You’의 첫 녹음이 이뤄졌거든요. 조지 해리슨은 시타르 연주자 라비 샹카(노라 존스의 아버지입니다)를 사사한 후 인도 음계인 라가를 록에 본격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Norwegian Wood (This Bird Has Flown)’를 출발점으로 한 음악적 시도의 꽃이 핀 곡이 바로 ‘Within You Without You’입니다. 라가의 깊은 세계 속에 퍼지는 조지의 이상주의적 철학을 담은 곡이죠.


조지가 음악으로 추구했던 바는 명확합니다. ‘완벽한 죽음’입니다. 그는 인도 철학을 받아들여 물질세계는 현상이므로 모든 것은 사라지기 마련이라고 보았습니다.  모든 것은 주관과 객관의 경계가 없는 무로 돌아가기 마련이기에 삶의 기준을 기쁨과 공감에 두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되, 속하지 않으려고 했달까요.

 

조지는 이러한 삶을 위해 평생 신을 추구했습니다. 이렇게 각성한 자아는 ‘Something’, ‘While My Guitar Gently Weeps’ 등 아름다운 록 음악을 발아했으며, 그 씨앗은 밴드 해체 후 필 스펙터와 작업한 첫 솔로 앨범 ‘All Things Must Pass’에서 꽃을 피우게 됩니다. 

🎧 The Beatles - Something
🎧 2021 Remaster "While My Guitar Gently Weeps" with Prince, Tom Petty, Jeff Lynne and Steve Winwood
(이 곡은 2004년 헌정 영상으로 올립니다. 끝내주는 연주를 들을 수 있거든요...)
🎧 George Harrison - My Sweet Lord
 물질 세계에서의 삶

이렇듯 평생 영성을 추구해온 그의 말년은 어땠을까요? 범인이 보기에 그 시간은 고통 그 자체였을 것입니다. 폐암으로 인한 투병을 했으며, 투병기간 중 자택에서 괴한의 칼을 맞아 건강이 악화되었기 때문이죠. 그때 그는 ‘이제 삶을 놓아야겠다. 그리고 내가 평생 수행했던 그 목표를 이제 시작해야겠어. 내가 원하는 방법으로 이 몸을 떠날 수 있게 말이야’라고 말합니다. 그는 죽음을 통해 더 높이 도약하고자 했습니다.

 

죽음을 대하는 특유의 태도는 링고 스타와의 마지막 대화에서도 나타납니다. 조지 해리슨이 죽기 일주일 전, 링고 스타가 병문안을 옵니다. 링고 스타는 친구를 위해 오래 머무를 수 없었습니다. 딸의 뇌종양 때문에 보스턴으로 곧바로 가야 했기 때문이죠. 누워있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던 조지가 링고에게 말합니다. “내가 같이 가줄까?” 유머를 잃지 않았던 조지다운 말이었습니다.

 

2001년 사망한 조지 해리슨은 유언대로 화장 후 갠지스강으로 흘러갔습니다. 그렇게 그는 모든 것이 하나가 되는, 무로 돌아가 우리 주변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조지 해리슨의 음악을 들으면서 잠시 쉬어가는 건 어떨까요?

🎧 Love Comes to Everyone (2004 Re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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