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와 동물권 관련 최신 NEWS입니다.
크루원 크루원님, 안녕하세요!
뉴스레터 <캣챠> 세 번째 레터를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 번째, 두 번째 레터를 아직 안 보셨다면 여기서 보실 수 있어요!)

오늘 캣챠는 조금 무거운 소식으로 시작하려고 합니다.

최근 들어, 길고양이 학대 관련 뉴스가 많이 나오고 있어요. 포항에서 끔찍한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인데요.

길고양이 학대 뉴스가 보도될 때마다 캣챠에서 전해드린다면, 2주에 한 번씩 발행하는 레터가 끔찍한 소식으로만 채워질 거예요. 언론에 보도되는 사건만 봐도 일주일에 한번 이상은 있으니까요.


캣챠가 일일이 전하지 않아도 크루원님들은 이미 기존 뉴스를 보며 스트레스를 받으셨을 거 같아요. 그래서 캣챠는 조금 더 다양한 길고양이 관련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하는데요.

오늘만큼은 우리가 끔찍한 뉴스를 더 이상 듣지 않으려면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오늘 CAT NEWS는 혐오에 맞설 논리적 무기를 챙겨가신다는 마음으로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 캣챠 레터에는 온라인 게시물이나 언론 보도 같은 자극적인 묘사는 없습니다.

그러나 연결한 기사에 트리거나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잔혹한 묘사가 있는 경우 링크를 빨간색으로 표시했어요.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길고양이 학대·살해 사건의 범인이 20대 후반 남성 정모씨로 밝혀졌습니다. 정씨는 포항 남구의 폐양어장에서 고양이를 여러 마리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했으며, 이 모습을 SNS에 올렸습니다. 경찰은 우선 정씨를 입건했고,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하고 있다고 합니다.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한다네요.

 

이번 사건은 반인륜적인 잔혹함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만, 캣챠를 구독하시는 크루원님들께서는 이런 범죄가 놀랍지는 않으셨을 거예요. 매번 공론화되지 않을 뿐, 길고양이 학대 사건은 매일같이 일어나고 있으니까요.

언론에 대서특필된 것만 봐도, 올해 1월에 경남 창원에서 비슷한 범죄가 있었죠. 대선 후보까지 나서서 엄벌을 촉구한 사건이었는데요. 이 사건 범인은 “취업 스트레스로 그랬다”고 했다네요. 구속영장은 기각됐다고.


왜 자꾸 이런 범죄가 일어날까요?

전문가들은 “동물학대를 전시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이 늘어나는데, 규제와 처벌은 미약하다”고 말합니다.

최근의 사건들을 보면, 주로 10~20대 가해자가 동물학대를 자행하면서 그 모습을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다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 발생한 고어전문방 사건이 대표적이죠. 카카오톡 익명채팅방에 수백명이  모여서 동물 살해·학대를 공유하며 즐긴 사건입니다. ‘동물판 n번방’이라고 불리기도 했어요.

 

지난해 7월에는 디시인사이드 길고양이 이야기 갤러리가 국민의 공분을 샀습니다. 게시판 이름과 달리 길고양이 학대·살해를 중계하듯 연일 게재하는 곳이었습니다. 이후 국민청원에 25만명이 동의하는 등 공론화가 이뤄지자 해당 게시판은 운영 정지됐습니다. 그러나 길고양이 학대 전시는 야옹이 갤러리로 옮겨간 상태입니다. 최근에는 레인저님들을 향한 공격을 모의하는 안티캣맘 갤러리도 생겼다네요.


동물보호단체와 레인저·크루원님들의 노력으로 이런 커뮤니티를 적발해내고 수사 의뢰하는 경우는 늘어나고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관련 법적 조항이 미비하다 보니, 범인을 잡지 못하거나 솜방망이 처벌이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고어전문방에서 동물 살해·학대를 주도한 이모씨는 검찰이 징역 3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가 벌금 100만원에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어요. 고어전문방을 개설·운영한 방장은 벌금 300만원을 받았습니다. 길고양이 이야기 갤러리와 야옹이 갤러리에서 잔혹 범죄를 저지른 범인들은 아직 잡히지 않았습니다.


처벌이 약하면 어떻게 될까요? 같은 범죄가 반복되겠죠. 카톡에서는 제2의 고어전문방이 등장했다고 합니다. ‘길고양이 싫어하는 사람들 방’, ‘안티길냥이월드’ 같은 채팅방에서 길고양이 학대 사진·영상이 계속 공유되고 있다네요.

ⓒ동물권행동 카라


범죄 전문가들은 동물학대 자체의 처벌도 강화해야 하고, 동물학대를 전시하는 온라인 공간에 대한 규제·처벌 강화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동물보호법은 지난해 초에 강화됐어요.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살해할 경우 형량이 기존에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이었는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됐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재물손괴보다도 약할 정도로 형량도 부족하고, 살해에 이르지 않는 학대 행위에 대한 기준이나 처벌은 미약해요.

 

범죄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요소반드시 처벌받는다는 확신성, 검거의 신속성, 그리고 처벌의 엄격성이라고 합니다.

지금 동물학대 범죄는 [ 동물단체나 시민의 제보 → 경찰 수사 → 운좋게 범인을 잡아도 솜방망이 처벌 ] 이런 굴레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지금 무엇보다 필요한 건 경찰이 동물학대 범죄에 대한 수사 의지를 강화하고, 온라인에서 자라는 범죄의 싹을 미리 잘라낼 수사 기법을 개발하는 것 아닐까 싶어요.

동물학대 범죄는 결국 사람을 향한 범죄로 이어진다는 우려도 있으니까요.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살인범의 46%가 과거 동물학대 전력이 있었다네요.

 

동물학대를 전시하는 온라인 공간에 대한 규제·처벌도 강화돼야 합니다.

경찰 프로파일러도 언론 인터뷰에서 “(최근의 동물학대 범죄자들은) 자신을 드러내며 과시하거나 청중의 고통을 보며 만족감을 얻으려고 하는데, 그들의 ‘무대’가 되는 플랫폼을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국내 최대 커뮤니티 중 한 곳인 디시인사이드가 동물학대 전시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동물단체의 지적을 참고해 디시인사이드 대표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상태입니다. 입건이 됐다는 건 불법 혐의가 기초적인 수준에서는 입증이 돼서 본격적인 수사 대상이 됐다는 뜻인데요.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두고봐야겠습니다.

 

동물학대 전시를 차단하려면 정보통신망법을 개정해 플랫폼에 책임을 지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요. n번방 사건을 계기로 성착취·불법촬영 영상이 유통되면 카톡 같은 SNS·플랫폼이 처벌을 받게 됐죠. 동물학대 영상도 여기 포함해야 한다는 개정안이 발의됐는데요, 이 법안이 과연 어떻게 될지 함께 지켜봐야겠습니다. 관련 진행 상황은 앞으로 캣챠에서 전해드릴게요.


 오늘 CAT NEWS 어떠셨나요?
1·2호 레터보다 조금 더 무거운 소식을 깊이있게 다룬 만큼, 살짝 긴 분량으로 보내드려 봤어요.
읽기에 부담스럽거나 지루하지는 않으셨나요?
크루원 크루원님께서 생각하시는 동물학대 근절 방안은 무엇인가요?
레터에 관한 피드백을 여기서 들려주세요.
캣챠는 크루원 여러분과 함께 만드는 뉴스레터입니다.

👇 캣챠 홈페이지와 SNS도 놀러오세요! 🐈

CAT STORY는 캣챠 크루원들과 고양이 사이의 특별한 사연을 소개해드리는 공간이에요. CAT STORY의 두번째 사연은 에디터 쑤와 반려묘 나무의 이야기입니다.


나무가 잠 많고 커다란 고양이라는 건, 캣챠 1,2호의 CAT TOON을 보셨다면 아실 거예요. CAT STORY에서는 나무의 길냥이 시절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해볼게요. 나무는 사실, 아주 화려한 스트릿 시절을 보냈던 스타 길냥이였거든요!


때는 2016년. 나무는 저, 에디터 쑤의 본가가 있는 일산 아파트 단지 공원에 살고 있었어요. 당시 저는 신문사 온라인팀 기자였는데, 3교대 근무라 아침 일찍이나 오후 두시쯤 퇴근하는 일도 잦았는데요. 이렇게 이례적인 시간에 퇴근하는 날이면 서울의 자취방을 거르고 자꾸만 본가에 가곤 했어요. 집 가는 길에 마주치는 노란 고양이를 날이 밝을 때 한번이라도 더 보고 싶어서였죠.


동네 문방구 앞 화단에서 “나무야~” 부르면 수풀 속에서 꼬리를 반갑게 세우고 걸어나오곤 했어요. 당시 저는 고양이에 대해 아는 게 없었어요. 나무가 수컷인지 암컷인지도, 그런 색깔의 고양이를 ‘치즈’라고 부르는지도 전혀 몰랐고요. 부르면 나타나서 내 다리에 뺨을 부비는 행동이, 하늘 위로 세워진 꼬리가, 내 앞에서 발라당 드러눕는 게 큰 호감의 표시인 줄도 몰랐습니다. 


나무는 그 길을 지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정도로 유명했어요. 신발주머니를 흔들고 다니는 초등학생들부터, 구루마를 끌고 산책나오신 어르신까지. 모두가 나무를 예뻐했고 나무도 그 예쁨을 거부하지 않았죠. 고정적으로 돌보는 레인저도 두 세명은 되는 것 같았어요. 저는 스스로 나무의 수많은 팬 중 하나일거라고 생각하면서, 가끔 물그릇을 갈아주고 비가 올 땐 급식소에 우산을 씌워주었어요.


낮 시간에 나무를 보러 공원을 들락거리다 보니 동네 초딩들과도 소통이 많아졌습니다. 아이들은 하굣길에 나무를 발견하면 한참을 빙 둘러 서서 구경하곤 했어요. 나뭇가지를 흔들며 같이 놀아보려고도 하고요. 저는 동네 백수 언니처럼 트레이닝복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나와 그 틈에 끼어들어서는, 이것저것 물었습니다.


“얘는 이름이 왜 나무야?”

“나무를 좋아해서요.”

“고양이가 나무를 좋아한다고?”

“나무에 자꾸 올라가요.”


그렇구나! 나무 이름이 나무인 이유는 나무 타기를 좋아하기 때문이었어요.


아이들은 띄엄띄엄 본가를 찾는 저보다 나무와 자주 마주쳤고, 나무에 대해 저보다 많이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가까이 다가가거나 직접 만지는 건 겁을 내곤 했습니다. 제 발 밑에 다가온 나무를 한참 쓰다듬고 있던 어느날, 지나가던 초등학생이 물었어요.


“언니는 나무랑 왜 친해요?”


어? 나 이 정도면 친한거야? 제가 되묻고 싶었죠. 모두에게 친절한 나무지만 혹시 나에겐 좀 달랐나?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 나 이 친구에게 조금은 특별한 존재인가? 괜히 심장이 간질간질했어요. 마주치면 반갑고 마냥 귀엽기만 하던 동네 고양이가 괜히 더 각별하게 느껴지기 시작한 거예요. (계속)

🐈 아낌없이 자는 나무의 일상을 보러 인스타그램에 놀러와주세요! 👇

뉴스레터의 마지막 코너, CATCHA PICK에서는 팀 캣챠 에디터들이 고양이 관련 물품 또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고양이 사료·간식·장난감, 고양이 관련 장소, 고양이가 나오는 영화·드라마 등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소개해드릴 거예요. 솔직한 리뷰를 원하는 물품, 장소, 콘텐츠가 있으시면 hello@catcha.kr 로 보내주세요!


고양이 관련이라면 무엇이든 소개하는 CATCHA PICK! 이번엔 콘텐츠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요즘 에디터 쑤가 주변에 입이 마르도록 추천하는 영화, <고양이들의 아파트>입니다. 

<고양이들의 아파트>는 <고양이를 부탁해(2001)>, <말하는 건축가(2011)>를 연출한 정재은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2017년 5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재개발을 앞둔 둔촌 주공아파트 단지에서 길고양이를 이주시키는 과정을 담았어요.

무너질 아파트에서 길냥이 몇 마리 구조하는 일이 왜 2년 반이나 걸렸을까요? 한때 아시아 최대의 주거단지였던 둔촌 주공은 그 면적이 46만㎡에 달하거든요. 내부엔 울창한 녹지도 형성돼있어서 그야말로 길냥이들의 낙원이었습니다. 주민들에게 예쁨 받으면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길냥이들이 250마리나 됐대요. 이 많은 고양이들이 텅 빈 아파트에 남겨져 배고픔을 참다가 포크레인을 맞이할 운명에 처한 거예요.

인간은 대책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주민과 전문가들이 모여 ‘둔촌주공아파트 동네 고양이의 행복한 이주를 준비하는 모임’, 일명 ‘둔촌냥이’를 결성해요. 개체별 특징과 생활 반경을 엑셀로 정리하고, 먹이 주는 위치를 활용해 조금씩 단지 외곽으로 유인합니다. 물론 쉽지 않아요. 고양이들은 익숙한 곳을 쉽게 떠나려 하지 않는 영역동물이니까요. 그래도 ‘둔촌냥이’는 계속 시도하고, 좌절하고, 의견이 다른 레인저들과 부딪히고, 또 시도합니다.

영화는 다른 종의 이웃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이야기합니다. 인간에겐 책임이 있어요. 동물의 삶의 터전을 빼앗은 데에도, 안타까운 마음에 밥을 주며 돌보기 시작한 데에도 책임이 따르죠. ‘재건축’이라는 이례적인 재난 상황에 어떤 대응이 ‘정답’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 영화 속 활동가들도 끊임없이 방법을 고민해요. 다만 ‘인간의 언어를 모르는 이웃을 위해 마땅히 이만큼은 노력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잔잔하게 전달됩니다. 고양이들을 영문도 모른 채 죽을 위기에 내몰았다면, 영문도 모르는 새에 구해줘야죠. 그냥 “아이고 어떡해”하면서 고개를 돌리고 도망가버릴 수는 없는 거예요.

전국에 개봉관이 많지 않은데다, 레터 발송 시점에는 <고양이들의 아파트> 상영이 끝날 수도 있어서 캣챠픽 소개를 조금 고민했어요. 제가 개봉하자마자 달려가서 보고 왔는데도, 격주 레터를 준비하다보니 그 사이 거의 다 내려갔더라고요.😢 하지만 캣챠가 추구하는 가치를 정말 잘 담아준 영화여서 꼭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고양이, 더 나아가 동물권을 다룬 독립영화에 앞으로 더 다양한 기회가 열릴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찾아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뉴스레터 <캣챠>, 어떠셨나요?
캣챠는 크루원 여러분과 함께 만드는 뉴스레터입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충실히 반영하겠습니다.
팀 캣챠에 레터에 관한 피드백을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