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성장의 습관]
2022.2.23 | 424호 | 구독 | 지난호
안녕하세요!
실리콘밸리에 나와있는

"창업자에게는 에고(Ego)가 있죠. 나쁜 것은 아니에요. 그게 자신을 다른 사람과 차별화 시켜주는 길이니까요. 하지만 그 자신만의 자존심과 나르시즘이 과하게 커진다면, 결국 그는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기 어렵게 되어 버립니다." (원문 링크

혁신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은 성과에 민감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혁신과 관련된 기사를 쓸 때 그런 느낌을 많이 받는데요. 언론과 세상이 칭찬하는 제품이나 기술이 등장하면 의례히 이런 사람들이 나오거든요. 
 
"사실 그거 내가 다 했어"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거. 여러분은 알고 계시겠죠? 세상이 칭찬하는 제품이나 기술들의 뒤에는 대부분 한 사람의 노력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협동이 있다고 해요. 실리콘밸리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 온 크라운 님은 이렇게 말해요. (사정상 실명을 쓸 수 없다는 점 양해 부탁드릴게요.)

"제품 하나 만드는데 수많은 팀들이 달라붙어서 함께 일해야 하는데, 그게 한 두 사람의 공으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우스워요. 물론 뛰어난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들 많이 있죠. 하지만 제가 본 진짜 뛰어난 사람들은 잘난 척 않아요. 오히려 헌신적이고 이타적이죠. 그들은 팀 플레이를 할 줄 알아요." 

그럼, 크라운 님이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진짜 뛰어난 사람이 누군지 한 번 돌아볼까요? 실리콘밸리가 아니라, 미국 텍사스에 있는 사람을 소환해 볼까 해요. 자신의 팀원들이 팀을 위해 자랑스럽게 헌신하게 했던 코치. 불가능의 남자. 그렉 포포비치 (현 미국 프로농구 샌 안토니오 스퍼스의 감독)를 소개드릴게요.  
오늘의 에디션 

  1. 불가능한 포포비치
  2. 무엇을 해도 안전한 상태
  3. 나는 진실만을 말할 것이다
  4. (집단지성 코너) 미모사
    👆클릭하면 현장소식으로!
    불가능한 포포비치 
    지금까지 이런 감독은 없었다 
    포포비치

    불가능의 남자 


    미국의 한 언론사에서는 매년 미국 프로농구(NBA)가 시작되기 전 각 팀과 선수들의 승률을 계산하곤 해요. 그런데, 이 언론사가 2014년 NBA에 소속된 모든 선수들과 감독들의 통계를 조사하다가 신기한 사람을 하나 발견했어요. 


    "엇? 이 사람은 늘 컴퓨터의 예상을 웃돌면서 승리를 거뒀는걸? 그것도 18년 동안 꾸준하게 말야. 그 기간 동안 이 인간은 컴퓨터의 예상에 비해 117회나 더 많은 승리를 거뒀어. 왜일까? 어떻게 이런 인간이 탄생할 수 있었던 걸까?" (당시 기사)


    그 언론사가 발견한 인물은 마이클 조던이나 스테판 커리 등과 같은 유명 선수가 아니라, 1949년생의 할아버지인 그렉 포포비치 였어요. NBA의 명문팀 중 하나인 샌 안토니오 스퍼스의 감독을 무려 22년째 역임해 오고 있죠. 그리고 이 언론사는 아래와 같은 그래프를 실었어요. 제목은 이러하네요. "포포비치는 불가능하다" 



    팀원들을 이기적이게 놔두지 않았다 


    포포비치가 이처럼 컴퓨터의 예상을 웃도는 승리를 거둔 비결은 여러가지가 있을 거에요. 하지만 세콰이어 캐피탈의 투자를 받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워놀로'의 김용국 대표님이 추천해 주신 책 '컬쳐코드'에 따르면 포포비치의 성공비결은 한 문장으로 요약이 돼요. 바로 "그의 팀원들이 모두 이타적이었다"는 사실이죠. 다시 말해, 포포비치의 팀은 '서로가 서로를 돕는다'는 문화로 가득차 있었다는 거에요. 컴퓨터가 계산하지 못한 것은 바로 그것. 서로가 서로를 돕는 끈끈한 팀 문화 였다는 것이죠. 실제로 그와 함께 했던 농구선수 사마키 워커는 이렇게 말해요. 



    그렇다면 포포비치는 어떻게 하여 이타적인 팀 문화를 만든 것일까요? 
    "무엇을 해도 안전한 상태"
    먹고 마시고 웃는다
    팀 던컨(우)과 포포비치


    아쉬운 패배 


    2013년 6월 18일. 포포비치가 이끄는 샌 안토니오 스퍼스는 챔피언십 우승 직전이었어요. 마지막 경기로 르브론 제임스라는 스타 플레이어가 이끄는 마이애미 히트를 상대하게 됐죠. 시작은 매우 좋았어요. 하지만 경기는 결국 103대 100으로 아쉬운 패배가 됐죠. 충격에 빠진 날이었어요. 포포비치 감독의 얼굴에도 슬픈 빛이 역력했죠. 포포비치 감독은 이렇게 말해요. 

    식당에서 보자는 포포비치 (무섭?)

    먹고 마시고 웃었다 


    Il Gabianno라는 레스토랑에 모인 샌 안토니오 스퍼스의 팀 구성원들은 포포비치를 기다렸어요. "감독이 어떤 연설을 할까?" "우리 중에 누가 질책의 대상이 될까?" 선수들의 머리 속에는 이런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겠죠. 하지만 포포비치는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연설 따위는 없었고요. 포포비치는 그저 웃음을 건내며 선수 한 사람 한 사람을 안아주면서 농담을 건내고, 가족들의 건강을 물었다고 해요. 와인잔에 와인을 채워주며 웃고 떠들고 맛있는 음식을 먹었더고 해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모든 것은 힐링이 되었다고 하죠. 이 광경을 본 한 매니저가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그날 저녁,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갔다. 우리는 다시 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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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포비치는 그의 팀원들을 마치 가족처럼 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것도 스타 플레이어에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선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모두 애정을 주고 있죠. 포포비치의 선수들이 이타적인 이유는 그들이 원래부터 이타적인 선수들이어서가 아닐 거에요. 포포비치는 선수들에게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에요. 이렇게.

    • 인생은 농구보다 크다 
    • 그 큰 인생에 나는 너와 함께다
    • 우리는 너를 끝까지 돌본다 
    • 그러니 네 마음대로 해라 
    • 네가 비록 못했더라도, 
    • 네가 비록 잘했더라도, 
    • 그게 전부인 것처럼
    • 슬퍼하거나 기뻐할 필요는 없다 
    • 무엇을 해도 너는
    • 우리와 함께 안전하니까 
    • 그리고 저기 있는 네 동료 역시 
    • 너와 함께여서 안전할 것이다 

    나는 진실만을 말할 것이다
    PS. 오해는 하지마 
    토니 파커(좌)와 포포비치의 대화

    오해는 하지 마세요. 포포비치가 그렇다고 팀원들을 감싸고 돈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니까요. 오늘 잘 뛰지 못한 선수에게 선심쓰듯 "잘 뛰었어"라고 칭찬하지 않아요. 또는 오늘 경기를 망친 선수에게 다음에 잘 하라며 격려하듯 "힘내"라고만 말하지도 않고요. 경기를 아주 조금 잘 뛴 선수가 감독에게 찾아와 아양을 떨며 "나 잘 했죠?"라고 해도 그는 엉덩이를 두드려 주지는 않는답니다. 실제로 포포비치 감독은 선수들에게 화도 많이 내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도 까칠한 모습들을 연출하기도 하는 등 너그럽기만 한 사람은 절대 아니랍니다. 매우 직설적인데요. 대신 진실에 엄격한 직설이네요. 그를 잘 아는 코치 칩 잉글랜드는 이렇게 말했어요. 
    진실과 사랑. 포포비치의 비결


    흔히 좋은 문화를 가진 기업들에 대해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는 것 같아요. 그건 바로 그 회사에 들어가면 모두가 행복하고 따뜻할 거라는 착각이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아요. 좋은 문화를 가진 기업은 에너지가 넘치는 곳이지만, 사실은 행복하다기 보다는 문제해결을 위해 빠르게 달려나가는 곳들이에요. 포포비치는 그렇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에게 솔직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듯 해요. 못했으면 못했다고 객관적으로 이야기하고, 잘했으면 잘했다고 공정하고 정확하게 평가를 해야만 발전과 성과가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 위에 존중과 사랑이 부어져요.

    특히 포포비치에게서 많은 실리콘밸리의 창업자들이 배우는 지점은, 슈퍼스타 몇몇 선수에게만 진실과 사랑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선수들에게 정의롭게 진실과 사랑을 쏟는다는데 있어요. 선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진실된 질책을 가하고, 그들과 함께 평생을 살겠다는 각오로 사랑을 쏟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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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과 사랑. 이 두가지를 모토로 한 포포비치의 리더십은 오늘날 미국 프로농구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사실 포포비치는 자신의 팀만 훌륭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자신과 함께 일했던 코치들도 모두 명장들로 길러냈어요. 일예로 스테판 커리가 뛰고 있는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감독 '스티븐 커' 와 지난 시즌 NBA 우승팀인 밀워키 벅스의 감독 '마이크 부덴홀저' 등이 그의 손을 거친 지휘자들이에요. 

    라클 두모여 생각하는 람들

    🌼 미모사는 "미라클 모두모여 생각하는 사람들"의 줄인말로, 미라클러님들이 참여해서 집단 지성을 발휘하는 코너입니다. 또 미모사는 봄을 알리는 꽃이기도 하죠!

    미라클레터는 2019년 6월 중순부터 만들어 지기 시작했어요. 저는 실리콘밸리에 부임한 2019년 7월 8일부터 레터를 드리기 시작했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드린 1호 레터 클릭) 그리고 약 2년 6개월 동안 많은 실험들을 통해 미라클레터가 조금씩 구독자 분들과 함께 전진해 왔다고 생각하는데요. 이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미라클레터를 드려보고 싶다는 생각들을 하게 됐어요.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것들이죠. 

    • 👸 매달 컨텐츠가 업데이트 되는 디지털 무크지를 드리자! 
    • 👨‍🦰  일반 서점에서는 살 수 없는 책을 써서 드리자!
    • 🤴 요즘 책을 누가봐! 그거 말고 차라리 네트워크 파티에 초대를 하는게 어때?
    • 👼 손에 쥐는게 없잖아! 커피잔, 악세사리 등 미라클레터 굿즈는 어떨까?

    미라클레터를 쓰는 저희 내부에서도 의견이 매우 분분한데요. 구독자 여러분들께서 지혜를 보태주시면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의견들이 수렴될 것 같아요. (Help us!) 

    그렉 포포비치 감독은 이제 미국 프로농구 역사상 가장 많은 우승수를 기록한 감독이 될 준비를 마쳤답니다. 그는 현재 통산 1333승을 거둔 상태인데요. 역대 미국 프로농구 감독 최다승 기록은 1335승이라고 하네요.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은, 당연하게도, 혼자서 만들어 낼 수는 없어요. 다른 사람과 함께 공감하면서 만들어 내야 할텐데요. 그 과정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이 뛰어나면 날 수록 내부에서의 갈등은 커지는 경우들이 많다고 합니다. 특히 자신의 자존심(EGO) 때문에 팀웍이 엉망이 되는 일들이 실리콘밸리에서도 매우 잦다고 해요. (근거) 하지만 포포비치 감독은 선수들로 하여금 자존심을 버리고 팀의 승리를 위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 두 가지를 선수들에게 한없이 쏟아부었다고 합니다. 바로 진실과 사랑. 


    생각해 보면 조직 내부 구성원들이 이기적이 되어 가는 이유는 이 두 가지가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진실된 피드백이 없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기 어렵게 되는 경우. 그리고 조직 내에서 누구도 나의 성과를 알아주는 것 같지 않을 경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누구나 이기적이 될 수밖에 없겠죠. 결국 구성원들이 이기적이 되어 가는 이유는, 구성원들 모두가 커다란 조직 내에서 홀로 남겨져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리고 포포비치는 그들을 홀로 내버려 두지 않았어요. 그게 모든 차이를 만든 것이라 생각되네요. 


    오늘의 미라클레터는 여기까지 입니다. 저는 다음주 금요일에 또 찾아뵐게요. 


    여러분께 직접 갑니다
    Directly Yours,
    신현규 드림
    오늘 레터를 평가해주세요!
    Team MIRAK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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