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정 큐레이터, 을지로 예스라이팅 옐로우, 죽음 시음: 우라늄 목걸이 /

여러분 안녕하세요! <중심잡지>의 에디터 릳(a.k.a. RD)입니다😀. 매주 여러분께 편지를 드리기 시작했던 것이 한창 뜨거운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던 때였는데, 어제는 서울에 한파가 불어닥치니 따뜻하게 입으라는 뉴스가 떴더라구요. 눈치없는 가을은 얼굴만 비추고 어디로 사라져버렸을까요.

지난 주는 멀고도 가까운 나라 미국의 대통령이 누구인지 시끌시끌했었죠. 각 후보의 지지자들이 후보자들을 지지하는(그리고 상대 후보자를 적대시하는) 광경은 그렇게 낯설지만은 않았던 것 같아요. 결과가 무엇이건 간에, 상대를 공격하고 휘어잡고 움켜쥐는 그들의 공방은 언감생심 ‘예술적’이지 않았나, 그런 우스운 생각이 들었답니다.

을지로를 넘나들며 열렸던 전시 《을지판타지아》가 어느덧 마무리를 슬슬 준비하고 있습니다. 밤의 거리에서 펼쳐졌던 미디어 전시, 그리고 을지예술센터(a.k.a. C.ENTER) 3층과 4층, 산림동 일대를 둘러싸고 열렸던 작품들이 이번 주가 지나면 모두 우리들 마음 속에 추억으로만 남게 될 거라고 해요. 아직 관람하지 못하신 분은 짬을 내서 을지로 4가 산림동을 한번 들러주세요!

《을지판타지아》가 끝나기가 무섭게, 11월 말에는 을지로에서 새로운 전시 《루트 메탈리카: 철의 시간, 역설의 장소》가 열릴 예정입니다. 저번 주 중심. 큐레이션으로 이야기 나누었던 조주리 큐레이터가 준비하고 있는 전시이기도 합니다. 정신없이, 예술적으로, 쉬지않고 움직이는 을지로의 모습에 주목해주세요.

이번 주에는 성북구 삼선동의 전시공간이자 콜렉티브인 WESS의 공동운영자, 장혜정 큐레이터를 만나보았어요. 독립기획자로 일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협업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또 《을지드라마》 전시의 일환으로 열린 송호준 작가의 <죽음 시음: 우라늄 목걸이> 퍼포먼스가 센터TV에 올라갔답니다. 한 번 그 길로 걸어가면 돌아올 수 없는 죽음을, 잠깐 맛 본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요? 퍼포먼스 영상을 뉴스레터에 함께 실었습니다.

그럼 이번 주도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시작합니다!


여럿이 모여 하나의 일을 꾸리는 것을 지칭하는 단어, ‘콜렉티브’에 대해서 들어보셨나요? 여러 기획자, 혹은 작가들이 모여서 콜렉티브 형태의 작업을 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많은 콜렉티브들이(콜렉티브가 원래 그러하기는 하지만)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거나, 혹은 갈등을 빚고 소멸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과연 어떻게 ‘협업’할 수 있을까요?

이번 주에는 WESS의 공동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는 장혜정 큐레이터를 만나보았습니다! WESS는 현재 11명의 기획자가 공동운영자로 운영을 하고 있는 전시공간이자, 콜렉티브의 멤버들이 이 공간에서 전시를 이어가는 프로젝트의 이름입니다.

독립기획자로서 활동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 지향성, 고민들을 ‘콜렉티브’라는 형태로 풀어내고 있다고 하는데요. 과연 WESS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어왔고, 또 앞으로 어떤 것들을 바라보고 있을까요? 장혜정 큐레이터를 함께 만나보시죠!

을지로라고 하면 어쩐지 무거운 색들로 가득할 것 같은데, 을지로 곳곳은 생각보다 밝고 강렬한 색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산림동 철공소 골목에서 조명거리 쪽을 바라보면, 굉장히 예쁜 두 가지 색깔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늘 이야기할 색은 그 중 하나인 을지로 예스라이팅 옐로우입니다.

밝은 낮에도 그곳에만 조명을 비춘 듯 환하게 빛나고 있는 이 노란색은, ‘예스 라이팅’이라는 조명회사 건물의 외벽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예스 라이팅’은 1981년부터 종로구 장사동에서 영업을 했다고 해요. 회사소개 홈페이지에는 이런 카피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빛이 여기에, 세계의 빛이 여기에”

을지로에서 만들어내던 빛들이 도시 곳곳을 채우고 사람들의 삶 속에 퍼져나가던 시기에, 을지로가 어떤 꿈을 꾸었는지 어렴풋이 느껴졌어요. 아마도 이 꿈들은, 지금 생생하게 칠해져 있는 저 건물의 벽처럼 아직도 을지로 골목 곳곳에 남아있을 거예요.

노란색을 보면 괜히 명랑한 기분이 들고 밝고 희망찬 분위기가 떠오르곤 합니다. 인도의 힌두교와 불교의 종파에서는 노란색을 복강신경조직에 해당하는 색으로 보고, 신체의 이완과 내적인 힘을 불러일으키는 데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해요. 아마 그래서, 아이들의 방에 노란색이 많은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대낮에도 조명을 켜둔 듯 환하게 빛나는 노란색 건물을 보면서, 어디에선가 괴로워하며 마음의 빛이 꺼져가고 있을 지도 모를 이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주변에 있는 이에게 “이 건물 색 참 예쁘지!”하고 사진을 찍어서 보내도 좋겠지요. 희망찬 분위기와 함께 내적인 힘을 실어서 보내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눈부신 노란색, 이번 주 을지의. 색 입니다.

여기에 내용을 입력하세요을지예술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을지드라마》, 송호준 작가의 <죽음 시음: 우라늄 목걸이> 퍼포먼스가 있었습니다. 영상을 함께 보실까요👀


움직이고 싶지 않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는_ 이선민_ 을지로OF_ 2020.10.23-11.15_ 서울시 을지로3가 156번지 5F
<New Normal> _ 이선현, 오태원, 백진, 이은경_세운아트스페이스_2020.10.10-11.28_서울시 중구 청계천로 159 세운상가 3층 가열 336
아트 플랜트 아시아 2020: 토끼 방향 오브젝트 _ 덕수궁 일대_2020.10.23 - 11.22_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99 
피스모아: 100개의 셔츠 _ 문화역 서울 284 TMO_2020.10.27 - 11.22_서울시 중구 통일로 1 
그때 벨이 울리지 않았다면 _ 김재원_ROOM 806-2 _2020.11.5 - 11.21_서울시 중구 산림동 207-1 세운청계상가 806-2
좌우로 앉기 side be side _ 박주원 장경린 전희수 최희은 제니퍼 강(Jennifer Kang), 지 강(Ji Kang), 유지쿠몬(Yuji Kunon)_가삼로지을_2020.11.9 - 11.15 _서울시 중구 을지로15딜 5-6 3F
박승예 개인전 <정신승리-나는 아주 큰 귀를 가졌다. 그것은 나의 귀가 아니다> _ 박승예_상업화랑_2020.11.4 - 11.29 _서울시 중구 을지로 143
함연우 개인전 - 연우의 世界 함연우_ 알렉스룸_2020-11.5 - 11.17_서울시 중구 을지로20길16


이번 주도 여기까지 입니다. 계절이 바뀌는 때에는 언제나 헛헛한 기분이 들지만, 을지로의 전시들이 한 차례 마무리되고 또 새로운 전시들이 다가온다고 생각하니 부쩍 계절의 변화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
어느덧 선선해졌을까, 싶을 때 쯔음 눈이 펑펑 내리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계절은 그렇게 찾아오는 것 같아요. 눈 내린 을지로의 모습은 또 지금과 다른 어떤 장면이 되겠죠. 모두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고, 겨울을 준비해봅시다! 그럼, 다음 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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