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플레 <A Letter from G #13>
2020.07.29

안녕하세요,
여러분께 보내는 열세 번째 편지입니다. 

<Now Playing: Claire Laffut -  Vérité>
'여자는 라비크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퐁 드 랄마의 다리 난간에 기대어 비가 내리는 센 강을 바라보고 있었다'. 제가 좋아하는 레마르크의 소설 <개선문>의 첫 문단입니다. 너무 강렬해서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있는 문장이죠. 처음 갔었던 파리는 화려하고, 웅장하고, 맛있는 도시였는데 이 소설을 읽은 이후로는 파리의 을씨년스러운 날씨와, 더러운 뒷골목과, 아무도 찾지 않는 한밤중의 루브르 같은 것들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언제 다시 파리에 갈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그 도시의 작고 하찮은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Claire Laffut의 노래를 보냅니다. 

Paris, tu me manques
G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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