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2019년 7월, 나란히 섬 13
안녕하세요, 서울 외국인 노동자센터입니다. 
    늦은 장마에 폭염은 가셨다 하나, 습도가 높아 생활하기가 불편한 여름입니다. 창신동 꼭대기에 위치한 저희 센터를 땀을 뻘뻘 흘리며 찾아주시는 자원봉사자와 방문객에게 미안해지는 계절이기도 하지요. 그래도, 함께 어울려 살자며 저희을 찾아주시는 이주민 · 선주민을 보며 더위를 잊게 됩니다.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된 지난 달, 센터에는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7월 단신
○ 7월, 지역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실 개강

○ 7월, 쉼터 입소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실 초급반, 고급반 시작 
(한국어 시험 반, 6월부터 진행 중)

○ 7월, 쉼터 난민 입소자 대상으로 한 취업지원 활동 

○ 한국 자선단체 협의회가 주최한 7월 자선단체 투명성을 위한 회계와 세무 강좌 참여  
인터뷰 - 한국어교실 이주희 선생 

지난해, 12월 쉼터 입소자 대상으로 한 두 번째 한국어 교실을 준비하며 처음 이주희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한국어 교실을 위해 준비라고는 멍석만 깔아놓은 상황에서 선생님의 기지와 열정으로 수업을 준비하고 진행하셨습니다. 오늘까지 세 차례나 한국어 수업을 마무리 지어 주신 선생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자세한 인터뷰는 [이곳에서] 보실수 있습니다. 
상담소식 - 사람이 왔다

   9년 7개월 동안,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로서 삶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H 씨를 만났습니다. 처음 이주노동자가 한국을 찾으면 3년이란 체류 기간이 주어집니다. 한 직장에서 3년을 무사히 보내면 1년 10개월을 더 일하며 머물 수 있게 됩니다. 이후 다니던 회사가 보증하면 ‘성실외국인 근로자’ 제도로 본국에 돌아갔다가 4년 10개월을 한국에서 더 일하며 지낼 수 있게 됩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그 긴 세월을 한 직장에서 보낸 H 씨의 뚝심을 알아줘야 할 것 같습니다. 젊음을 바쳐 습득한 기술을 본국에 돌아가 이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만, 많은 이주노동자의 나라엔 한국과 같은 산업기반이 없어서 경력을 살리기가 어렵습니다. 돌아가 생활을 걱정하는 많은 이주노동자와 달리, H 씨는 본국에 돌아가서 한국을 상대로 무역업을 하겠다고 이야기합니다.
   그의 계획을 응원하며 지금도 한국어가 유창하지만, 남은 기간 동안 더 다듬어 가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했습니다. 한국어 선생님께 열심히 수업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지 얼마가 안 돼서 불안한 얼굴로 H 씨가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미스터 진, 저 다시 한국에 못 돌아오는 거 아니에요? 벌금을 냈어요.” 벌금을 냈다니, 무슨 일이냐며 자초지종을 물었습니다.

“제가 동묘에서 안산을 가려고 6호선을 탔어요, 중간에 화장실이 급해서 역에서 내렸습니다. 개찰구에 역무원이 있어서 화장실을 갔다 오겠다고 이야기하고 나갔습니다. 지하 2층 개찰구 옆에 있던 화장실을 갔다 와 목이 말라서 주변에 가게를 찾아봤어요. 지하 2층엔 없길래, 지하 1층에 있나 계단을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역무원이 절 잡더라고요. 그러더니 부정 하차했다고 벌금을 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지하철 여객운송약관을 살펴도 해당 사안이 부정승차인지 아닌지 가리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역무원이 H 씨가 화장실을 가겠다는 사안을 인지한 상황이니 그의 재량에 따라 부정승차가 되기도 하고 안되기도 할 문제일 겁니다. 그러나 역무원은 지하철 역사를 벗어나지 않은 H를 부정승차자라 특정하고. 벌금을 내야 하는 부정승차자라 여겼습니다. 이 지점은 시시비비를 밝혀야 할 분명해질 겁니다. 그러나 이후에 벌어진 사건은 누구의 잘못인지가 분명해 보입니다.

   “저한테 당신 같은 사람 많다며 빨리 벌금을 내라고 했어요. 저는 부정승차가 아니다, 이전에 수원역에서도 중간에 화장실을 간 적이 있어서 똑같이 그랬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동묘에서 승차권 찍고 나온 것도 확인해보시라고 이야기했어요. 계속 부탁드렸습니다. 제가 이렇게 벌금을 물으면 한국에 다시 오는 게 힘들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하며 빌었습니다. 그때부터 역무원이 반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자꾸 그러면 경찰을 부른다고 하시길래, 저는 부정승차를 한 적이 없다 차라리 경찰을 불러달라고 했습니다. 전 부정승차한 게 아니라 다시 설명했습니다. 그러니 더 경찰 얘기는 안 했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승차를 확인해 볼 마음으로 손에 쥐고 있던 카드를 뺏더군요. 이후 제 카드를 긁어 벌금을 물렸습니다. 그런 다음에 영수증을 주더니, 카드 찍고 빨리 가라고 하더군요, 선생님 저 한국에 다시 못 오는 거 아닙니까?”

부정승차인지 아닌지는 가려야 할 문제일겁니다. 그러나, 역무원은 H 씨를 부정승차라 여겼습니다. 부정승차자라 하더라도, H 씨에게 일방 하대를 하실 필요는 없지요. 반말에 더해, 손에 있는 카드를 뺏어 강제로 벌금을 물린 일은 무엇입니까? 그 대상이 H 씨가 아니라, 저였다면 이주노동자가 아니라 한국인이었다면 역무원은 그렇게 대처했을까요?
   H 씨는 벌금 취소와 해당 역무원에게 사과를 원했습니다. 이를 위해, 센터는 서울교통공사와 해당 역 장과 사건을 담당했던 직원과 수차례의 면담을 가졌습니다. 이 과정이 지난했으나, 결국 H 씨는 벌금 취소와 사과를 받았습니다. 다시는 외국인 승객을 그렇게 대하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말입니다.
   H 씨가 받은 사과로 그의 마음이 풀렸다 하더라도, 외국인이라고 아이 같은 취급을 받은 일은 잊지 못할 것입니다. 지하철을 이주노동자라 무료로 승차한 것도 아니고, 엄연히 운임을 내고 이용한 승객인데 말입니다. 한 나라에 열흘 짜리 휴가를 즐겁게 갔다 돌아오는 길에 공항에서 겪은 현지 직원과의 다툼으로 그 나라에 대한 인상이 바뀔 수 있습니다. 그가 한국에서 머문 10년 동안, 이와 유사한 외국인 차별과 편견이 없었다라고 믿고싶습니다. 
   언제인가 방송에서 언급한 대로, “우리는 노동력이 아니라, 사람을 불렀으니까요”.
6월 후원자 명단
단체후원금
공덕교회, 삭개오작은교회, 아산에이전시, 우리정공, 청암교회,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노회, 향린교회, 트립티

개인후원금

- 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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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장입금
이수빈, 이형재, 유지영, 최진영

- 신규후원자
강원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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