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선 박대현 기획자, 을지 전시 유람기, 을지로 어닝 그린

안녕, 잘 지내셨나요! <중심잡지>의 에디터 릳(a.k.a. RD)입니다. 😁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여름인가 했더니, 어느새 날씨가 쌀쌀한 계절이 되었어요.💨   낮에는 더워서 반팔이 필요하지만 해가 지고 나면 뚝 떨어지는 기온에 외투를 껴입어야 할 정도죠.😨

을지로 골목에도 선선한 바람이 찾아들었습니다. 저녁이 되어 철공소 사이로 울어대던 매미들도 어느새 모습을 감추고, 적막한 골목에는 열기 대신 서늘함이 성큼 들어섰어요. 그리고 계절이 옷을 바꿔입는 지금, 을지로 골목에는 💫어둠 위로 흩뿌려지는 빛의 전시💫들이 펼쳐졌습니다.

이번 호 <중심잡지>에서는 을지로 산림동 곳곳에서 펼쳐지는 <을지판타지아> 전시들을 직접 둘러본 에세이와, <을지판타지아 : Daydream>을 기획하고 꾸려낸 을지로의 박대선, 박대현 기획자의 인터뷰를 담아보았습니다.🎆

을지로에서 펼쳐지는 전시들을 보면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을지로 위에 펼쳐지는 작품들이 이곳을 마치 어떤 다른 곳처럼 보이게 만들더라고요. 을지로라는 곳은 어떤 곳이고,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또 어떤 것들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 우리는 이 골목에서 무엇을 상상할 수 있을까요.🙂

이번 주도 잘 부탁드립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이번 주에는 을지로에서 <을지판타지아>가 진행되면서, 을지로 곳곳에서 여러 행사들이 펼쳐졌습니다. 이번 주 <중심잡지> 인터뷰에서는 <을지판타지아>의 일환으로 진행된 <을지판타지아 : Daydream>을 기획하고 진행한 박대선, 박대현 기획자를 만나보았습니다.

‘에이플래닛’이라는 회사를 설립해서 을지로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는 두 기획자/작가는 을지로가 가지고 있는 기술이 예술과 어떻게 접목될지를 고민하는 프로젝트들을 해오고 있습니다. 기술은 을지로의 특성이자 소중한 자원이기도 하죠. 과연 기술, 그리고 을지로가 예술과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요? 



한국전쟁 이후 수도 서울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힘차게 돌아가기 시작했던 도심산업의 현장 을지로는 2020년에도 그 시절 그때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골목의 낮과 밤은 이곳에서 교차하는 시간과 공간만큼이나 아이러니하고, 또 기묘합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그 시간과 공간, 혼재되어 있는 장소성을 고민하는 전시들이 꾸려졌습니다. 고요해진 밤의 을지로에 빛을 불러오는 <을지판타지아 : Daydream>, 다시 조명받고 있는 을지로의 장소성과 정체성을 고민하는 <을지 드라마>, 아주 오랜 옛날 숲이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지명 산림(山林)동의 산수를 되살리는 <을지산수>, 이 세 개의 전시들이 <을지판타지아>라는 이름으로 을지로에 펼쳐졌습니다. 

을지로 골목에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같이 보실까요?🙄


지난 호에 소개드린 ‘을지로 루프 청’ 어떻게 보셨나요? 오늘은 그것보다 조금 더 우리에게 가까이 있는 초록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바로 ‘을지로 어닝 그린’이에요.

온통 철과 구리, 나무합판, 낡은 타일로 가득한 을지로의 골목 사이에서 초록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골목 곳곳에 잡초와 들꽃이 불쑥불쑥 솟아날 법도 한데, 그러지 않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답니다. 

저녁 6시, 공장이 문을 닫고 퇴근하는 시간이 되면, 철공소 사장님들이 어김없이 골목으로 나오셔서 쓸고 닦고 청소를 하십니다. 작업장과 길에 뿌려진 쇳가루들을 말끔하게 치우는 것이죠.

문득 을지로가 어쩐지 ‘깨끗해보이지 않아서’ 가지 않는다는 몇몇 친구들의 말이 떠오릅니다. 물론 한창 작업이 벌어지는 일과시간에는 조금 어지러울 수 있지만, 사실 을지로의 골목은 온갖 쓰레기와 토사물들로 지저분한 여느 번화가의 거리들보다도 훨씬 깨끗한 곳이거든요. 을지로는 오래된 곳이지만, 결코 지저분하지 않습니다.

을지로에서 햇빛을 받으면 광합성을 하듯 푸르게 빛나는 초록색을 찾았습니다. 바로 ‘을지로 어닝 그린’이에요. 모든 어닝이 초록은 아니지만, 정말 많은 어닝이 초록을 품고 있습니다. 해가 쨍쨍한 오후 한 시의 을지로 골목을 걸어가다보면, 어닝들의 초록 그림자들이 마치 투명한 초록 나무 사이를 걷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한국에 내한했던 어느 헐리우드 배우가, 녹색 방수페인트로 온통 칠해진 주택가의 모습을 SNS에 찍어올리고 “한국의 로맨틱함”을 부러워했던 웃지 못할 일화가 불현듯 떠오릅니다. 실현할 수 없는 꿈처럼 지붕을 뒤덮은 녹색들, 을지로의 어닝에도 바로 그런 꿈들이 내려앉아있는 것은 아닐까요.

녹색의 계절이 물러가는 가운데 지붕들보다 낮은 곳에서 초록의 기운을 더해주는 어닝들, 이번 주의 
을지의. 색 입니다.



이번 주의 센터TV에서는, 산림동 골목 사이를 지나 C.ENTER(을지예술센터)까지 오시는 길을 안내하는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차분하고 묘하게 중독되는 나레이션과 함께, 을지예술센터를 함께 찾아가볼까요?
🙄


이선민 _ 을지로OF _ 2020.10.23-11.15 _ 을지로3가 156번지 5F

뉴물전 
가범 of C.enter _ n/a _ 2020.10.20-11.08, 12:00pm~20:00pm _ 서울 중구 창경궁로5길 27

이영수 _  콜론비아츠  _ 2020.10.17-11.07 예약관람제 _ 세운전자상가 4층 나,다 434호  

안동일 _ 상업화랑  _ 2020.10.07-11.01  _ 서울시 중구 을지로 143, 3F

이선현, 오태원, 백진, 이은경 _ 세운아트스페이스 _ 2020.10.10-11.28 _ 서울 중구 청계천로 159 세운상가 3층 가열 336

이미미  _ 가삼로지을 _ 2020.10.08-10.28, 13pm-19pm _ 서울 중구 을지로15길 5-6 305호

최준용  _ 아트룸 블루  _ 2020.10.19-25, 월 14pm-20pm/ 화-토 12pm-20pm/ 일 12pm-19pm  _ 서울시 을지로20길 16 502호 

JJ작가 _ 아트룸 블루 _ 2020.10.25-11.1 _ 서울시 을지로20길 16 502호

한송원 _ 옥보단  _ 2020.10.26-10.31,15pm-22pm *10.31 토요일 14pm-17pm  _ 서울 중구 충무로7길 19 5층

김기정, 최연재  _중간지점_  2020.10.10–10.25, 13pm–19pm *월요일 휴무  _ 서서울시 중구 을지로 14길 15 장양빌딩 703호

이번 주도 여기까지 입니다. 부쩍 추워진 날씨 덕분에 이번 호는 어쩐지 감성뿜뿜하게 된 것 같아요. <을지판타지아 : Daydream>이 펼쳐진 저녁에 을지로 골목을 가득 메웠던 관객들의 열기와 쌀쌀해진 바람의 대비가 어쩐지 아이러니하게 느껴집니다. 

하룻밤의 꿈처럼 펼쳐졌던 빛의 전시는 이제 사라지고, 을지로는 차분하게 다음 계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전시들도 여전히 을지로에 대해서, 을지로의 이야기들을 하고 있어요. 모쪼록 시간나실 때 을지의 이야기들을 둘러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다음 주에 더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가지고 다시 돌아올게요! 안녕!


중심잡지 4호
발행일: 2020년 10월20일
 을지예술센터

        C.ENTER     |    을지판타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