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키우던 강아지 복길이가 있었습니다. 누런 빛깔에 하얀 양말을 신은 아이였죠. 태어나는 순간부터 성견이 되기까지 지켜봤고, 주말이면 같이 놀고 산책하며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 집 마당에 있던 빨간 지붕의 복길이 집이 텅 비어 있었습니다. 차에 치여 무지개 다리를 건넜단 거예요. 어렸지만 그때 나의 마음을 가득 채운 슬픔이란 감정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인사도 하지 못하고 갑자기 찾아온 이별에 몇날 며칠을 울었던 기억, 그리고 '개 한 마리 죽은 거 가지고 밥도 안 먹냐'는 시골 어른들의 말 또한 아직도 가슴에 콕 남아 있습니다. 당시엔 반려동물이란 개념도 미미했고, 함께 살아가던 동물이 죽어도 적절한 애도의 과정을 갖지 못했던 것 같아요. 반려동물의 평균 수명 약 15년. 사람과 비교할 때 이별은 필연적이죠. 하지만 많은 이들이 준비되지 않은 채 반려동물을 떠나보내곤 합니다. 이번 밑미레터에선 어떻게 하면 동물가족과의 이별에 잘 대처할 수 있을지 만나보도록 해요.
반려동물의 죽음을 대처하는 우리의 마음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펫로스 증후군은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죽은 뒤 경험하는 충격과 정신적 후유증을 일컫습니다. 사람보다 짧은 수명의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라면 반려동물의 죽음이 인생에서 경험하는 첫 상실감일 수 있죠. 아무리 반려동물의 죽음을 상상하고 준비한다 해도, 막상 세상을 떠나고 나면 그 죽음 자체를 인정하기 힘든 마음이 찾아옵니다. ‘더 잘해줬어야 했는데’ ‘아픈 걸 내가 더 알아차렸어야 했는데'라는 죄책감이 찾아오면 더 깊은 슬픔에 빠져들기 때문입니다.

‘너무 유별나게 그러지마~ 또 키우면 되지!’

주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전한 위로에 두 번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소중한 이의 죽음, 가족 구성원의 죽음과 다를 것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동물의 죽음에 익숙한 사회 속에서 살고 있어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동물은 인간을 위한 도구로 인식되기도 하고, 자본 그 자체로 여기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동물의 죽음을 애도하고 아파하는 사람들을 유난스럽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구 중 25%에 가까운 사람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요즘, 이를 바라보는 시선을 다시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매일 같은 집에서 생활하고, 희로애락을 함께 하는 반려동물은 내 부모형제처럼 가족의 연을 맺습니다. 그렇기에 내 가족 구성원의 죽음과도 같은 상실감을 느끼게 되는 거예요. 서로 다른 수명 주기로, 이별을 맞이해야만 하는 반려동물의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인생의 사건이기 때문에 이 순간을 회피하거나 두려워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를 잘 수용하고 이별의 과정을 잘 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 My Octopus Teacher>은 이 과정을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번아웃으로 우울감과 상실의 시간을 보내고 있던 다큐멘터리 감독 크레이그 포스터는 일을 쉬는 동안 어린 시절 자주 갔던 바닷가를 다시 찾습니다. 바다에 매일 입수하다 손바닥보다 작은 ‘문어’를 발견하게 되죠. 사람만큼 지능이 높고, 정서적 교감까지 가능한 문어를 발견하고 매일 감정을 나누고, 문어를 통해 새로운 삶의 지혜와 경이로움을 배우며 서서히 번아웃으로부터 벗어납니다. 하지만 수명이 짧은 문어와 빠른 이별을 맞이하게 되죠.

반려동물처럼 매일 교감했던 문어와의 만남, 교감, 사랑, 그리고 이별까지의 이야기가 담담하고 아름답게 담겨있어서,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면 ‘문어가 죽어서 너무 힘들었다고?’라는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문어가 죽은 후 찾아오는 슬픔과 상실감이 고스란히 전해져, 마음이 먹먹하기도 해요. 감독이 문어와 이별을 이겨내는 과정이 결국 이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과정이 아니었을까요.

감독이 그랬던 것처럼, 반려동물의 죽음이 찾아왔다면, 반려동물이 나의 삶에 남기고 간 소중한 추억과 기억들을 다시 꺼내보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반려동물이 나에게 준 소중한 것들이 무엇이었을까를 되묻고 기억하다 보면, 반려동물의 죽음이 모든 것의 끝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리의 마음속에 영원히 자리할 소중한 무언가를 남기고 갔으니까요.

반려동물의 죽음은 부정적인 것, 회피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연의 순리로 받아들이고 그 과정에서 느낀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도 괜찮은 이야기라는 것을 서로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변에 그런 친구나 지인이 있다면, 반려동물의 그의 소중한 가족으로 인정하고, 판단이나 조언 없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 도움이 됩니다.
리타 레이놀즈의 저서 <펫로스 반려동물의 죽음>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람들은 죽음을 의도적으로 외면하며 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죽음은 삶의 진정한 의미를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죽음과 그 과정, 그 너머의 세계에 대해 알려 주려고 이 세상에 온 선물이 바로 반려동물이 아닐까? 죽음을 앞둔 동물 친구에게서 내가 받은 최고의 교훈 중 하나는 살면서 매 순간 깨어 있고, 매 순간에 감사하고, 매 순간 행복하라는 것이다.”

반려동물이 우리에게 주는 일상의 소중한 의미를 다시 꺼내보세요. 섣불리 위로하는 것이 우려된다면,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추천하거나 펫로스 책을 선물해주는 것은 어떨까요?
마음이 힘들 때 또 찾고 싶은 리추얼
<명화감상 x 화해하는 글쓰기> 리추얼을 함께한 리추얼 메이트 피비 님의 이야기

명화 속 이야기들을 통해 나를 반추하는 시간을 가졌던 지난 4주 간의 리추얼. 이 여정은 덮어두고 꺼내 보지 않았던 내 맘속 깊숙이 자리한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꺼내어, 고백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저는 디자인을 전공해서 항상 그림을 볼 때 작가가 어떤 색감을 쓰고 어떤 구도로 빛을 사용했는지 그런 기술적인 면들을 살펴보곤 했어요. 그런데 이 리추얼을 하면서는 그보다는 그림 이면에 담긴 이야기들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오래전에 그려진 그림에 담긴 이야기들이 지금 우리들이 겪고 있는 이야기들과 그렇게 다르지 않다고 느껴졌어요. 미술 에세이스트이자 리추얼 메이커인 지연님께서 “사람 사는 게 다 똑같더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런 설명들이 옛 작품들에 공감하고 이해하기 쉽게 연결해주신 것 같아요. 매일 지연님이 올려주시는 따뜻한 글들이 너무 좋아서, 새 글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했답니다.

더불어 리추얼 메이트들 모두 진정한 마음으로 임하며, 서로를 위해주는 분위기였어요. 안전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털어 놓을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마음이 힘들어졌을 때, 혹은 ‘나 지금 괜찮을까?’하는 생각이 들 때, 이 리추얼을 꼭 다시 하게 될 것 같아요. 혼자서는 하기 힘들었을 솔직한 일기들을 지난 4주 동안 남길 수 있어 참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동물 학대 뉴스가 힘든 행복한하루 님의 고민

반려견을 키우고 있고, 유기견 문제에 관심이 많아 별도의 소셜채널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어요. 내가 좋아서 시작하긴 했지만, 소셜채널을 운영하면서 끊임없이 마주하는 유기와 도살, 학대 등의 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너무 괴롭습니다.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인지라 괴로워서 잠도 못자고, 악몽도 꾸네요.

#밑미타임 #MeetMeTime

바쁜 하루 중 아침에 시간을 잠깐 내어 주변을 산책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시원한 새벽 공기와 함께하는 짧은 산책은 나의 하루에 여유를 심어줄 거예요. 산책하면서 하루 일정도 정리해보고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분주하기만 하던 아침에 작은 기쁨이 찾아올 거예요.

*실천하는 모습을 모두가 볼 수 있도록 SNS에 해시태그(#밑미타임 #MeetMeTime)와 함께 올려주세요.
밑미 감정카드 와디즈 펀딩 오픈 예정

‘좋아’ ‘싫어’ ‘그냥 짜증나..’ 평소 우리의 감정을 드러내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표현들이죠. 하지만 좋다싫다로만 내 감정을 퉁치기엔 그 속에 더 많은 ‘진짜 감정’이 숨어 있어요. 항상 타인을 살피느라 내 진짜 감정을 숨겨온 나, 어떤 감정이 내 안에 있는지 밑미 감정카드로 알아볼 수 있어요!

매일 내 마음을 건강하게 관리하고 싶다면, 자존감을 높이고 싶다면, 감정 조절을 잘 하고 싶다면! 곧 출시 예정인 셀프케어 도구 <밑미 감정카드>가 도움이 될 거예요. 지금 와디즈에서 ‘알림신청🔔’을 하면, 가장 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슈퍼얼리버드의 기회를 놓치지 않을 수 있어요!
리추얼 5/19(수) 오픈 예정!

6월 리추얼 신청 기간이 훌쩍 다가온 여름과 함께 찾아왔어요! 아직은 따뜻하기만 한 초여름의 햇살과 함께 몸과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줄 리추얼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어떤 리추얼이 열리는지 궁금하다면? 밑미 홈페이지에서 구경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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