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가구와 물건만으로 채워진 공간에서 초연한 시간을 보내는 것을 꿈꾸는 디자이너, 마키시 나미. 그의 작업이 시간과 지역을 초월해 사랑받는 이유는 그가 향하는 삶의 태도와 방향을 작업에서도 온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팩토리가 ‘감상과 경험의 경계 없는 교감’을 위해 초대한 팩토리의 오랜 친구 마키시 나미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마키시 나미 Makishi Nami 真喜志奈美 
1966년 오키나와 출생. 무사시노 미술대학 공예공업디자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베를린 국립예술대학 대학원 조각과를 졸업한 후 서울의 건축디자인 사무소에서 6년 이상 근무했다. 1999년 본인의 디자인 사무소를 서울에 개소하고 운영하다가, 이후 2003년 일본으로 돌아가 2년 뒤 루프트를 설립했다. 
대표적인 공간디자인으로는 유르겐 렐(Jurgen Lehl, 도쿄), 미나 퍼호넨(minä perhonen materiaali, 도쿄, 교토), 엘라바(elävä), 앤트러사이트(Anthracite, 서울 서교), 모노하(MO-NO-HA, 서울 한남) 등이 있고, <엔벌로프(ENVELOPE)>, 〈나왕셸브(LAUAN SHELVES)〉 등의 제품을 디자인했다.
“나왕으로 가구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내가 서울에서 디자이너로서 독립한 1999년쯤이다. 
나왕이라는 소재를 선택한 이유는 우선 저렴하고, 미묘하게 차분하고 겸손하다. 게다가 독일에서 아시아권으로 돌아온 그 당시 아시아인이라는 내 정체성과 상당히 일치했기 때문이다. 나왕은 홍콩, 서울, 대만, 중국 그리고 일본 어디에서나 구할 수 있는, 어떤 의미로는 아무것도 아닌 소재이다. 나왕은 내가 만들고 싶은 작업의 세계관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실현할 수 있기에 나에게는 가장 소중한 재료가 되었다.”

<Lauan Shelves Poetics in the ordinary> 전시 전경, 2009.
“나왕은 원래 마감 재료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감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공들여 사포질하는 샌딩 작업 후, 매우 좋은 품질의 독일제 왁스를 여러 차례 씌어 완성한다. 되도록 얇은 나왕합판을 사용하여 표면에 못대가리가 보이지 않도록 하는 구조를 만들거나, 칸이 많은 선반을 만들기도 한다. 
디자인에서 분할과 밸런스는 미니멀리즘 작가 도널드 저드(Donald Judd)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2007년 처음 시작한 팩토리 에디션의 <나왕셸브(LAUAN SHELVES)> 시리즈는 팩토리뿐만 아니라 내게도 매우 중요한 작업이었다.”

<Interval> 전시 전경, 2016.
“2022년 이번 서울 전시에서 선보이는 나왕 원형 테이블과 직사각형 테이블은 처음으로 발표하는 작업이다. 이 또한 팩토리 에디션에 함께 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 이 테이블을 둘러싸고 다양한 대화가 오가며 좋은 시간이 쌓여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2년 동안 서울에 갈 수 없는 나날들이 너무 슬프고 견디기 힘들었다. 서울에 있는 친구들과 테이블에 둘러앉아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는 날을 기다린다.”

<On and Around Table (by Luft + 𝛼)> 전시 전경, 2022/ 사진. 정해민
2022년에 루프트와 팩토리2가 마련한 <On and Around Table (by Luft + a)>. 이번 전시에서는 루프트를 비롯해 오키나와에 위치한 금속공방 치카푸(cicafu), 그리고 윤라희, 이소영, 차승언 세 작가와의 다양한 대화와 작업 과정이 루프트의 테이블을 중심으로 펼쳐질 예정입니다. 
또한 아티스트 프루프(Artist Proof)의 최경주 작가와 SAA(Screen Art Agency)가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제작한 굿즈 및 팩토리 에디션 작업이 루프트와 이루는 조응에도 많은 관심 바랍니다.

기획 팩토리2 
에디터 뫄리아
진행 김보경, 이지연
디자인 김유나 (유나킴씨) 
디렉터 홍보라 
팩토리2 드림
팩토리2
factory2.seoul@gmail.com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15 02-733-48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