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의 마라톤
Issue No. 2
코로나 이후의 마라톤
2022년 11월 6일. 미국 뉴욕에서는 약 5만명이 달리는 뉴욕마라톤이, 우리나라에서는 약 3만명이 달리는 JTBC 서울마라톤이 열렸습니다. 외국에서는 코로나 펜데믹 기간 중에도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서 메이저 마라톤들이 열렸지만, 국내에서 1만명 이상이 함께 달리는 풀코스 마라톤은 거의 3년만입니다. 아직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코로나 때문에 달라진 마라톤 대회의 모습을 살펴봅니다.
<사진 출처: SETH WENIG / AP>
Virtual race ⬆️ & Offline race ⬇️
국적에 상관없이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수였던 코로나 펜데믹. 버츄얼 레이스는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출발 시에 참가자들이 밀집할 수 밖에 없는 오프라인 레이스들은 줄줄히 취소되었습니다. 
버츄얼 레이스는 일정한 거리를 참가자 각자가 원하는 때와 코스로 달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요. 스트라바로 대표되는 스포츠 트래커 사용이 급증하고 애플워치 등 웨어러블 시장 역시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뉴욕마라톤 버츄얼 레이스 참가자를 한 번 살펴볼까요? 스트라바에 따르면 2020년에는 28,636명, 2021년에는 10,852명, 2022년에는 28,636명입니다. 오프라인 레이스가 정상적으로 진행된 2022년에는 버츄얼 레이스 참가자가 줄어든 것이 상관관계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국내에서는 Global 6k for water 등 기부와 연계된 버츄얼 레이스들이 활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반면에 국내에서 지자체 재원으로 진행되었던 마라톤 대회들은 취소에 이어서 폐지된 것들도 많습니다.  나이키 등 스포츠 브랜드들이 마케팅 활동으로 진행했던 마라톤 대회들과 핑크리본 마라톤처럼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으로 진행되었던 대회들도 코로나와 함께 사라져버렸습니다. 국내 3대 마라톤인 서울국제마라톤, 조선일보춘천마라톤, JTBC 서울마라톤도 버츄얼 레이스로 진행을 하다가 올해 하반기부터 오프라인 레이스가 재개된 상태입니다.
해외 메이저 마라톤 참가, 하늘의 ⭐별따기
이래저래 해외 메이저 마라톤 출전은 정말 어려워졌습니다. 예전에는 보스톤 마라톤이 성별 및 연령대별 기준 기록을 통과해야 출전자격이 있기 때문에 가장 참가가 어려운 대회였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다른 해외 메이저 마라톤 대회들 역시 참가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우선 코로나 때문에 대회 참가 인원(limit)을 줄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대회가 개최되는 나라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수용하기가 어려웠고, 해외로 나가는 비행편이 줄어든 것도 참가가 어려워진 이유 중 하나입니다. 대회 참가권(entry)를 구하기가 어렵고, 폐업한 여행사도 많아서 예전처럼 해외 마라톤 여행 상품으로 출전도 어렵습니다.
해외 마라톤들이 다시 재개되고 있지만, 국내 러너들이 많이 참여하던 괌 마라톤도 아직 재개여부가 확정되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삼삼오오 트레일 러닝도 좋네!
오프라인 풀코스 마라톤은 로드 레이스(road race)로 코로나에 정면 타격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기간 중에도 꾸준히 개최된 것은 트레일 러닝(trail running) 대회들입니다. 원래 참가자 규모가 로드 레이스 만큼 많지는 않고, 일단 출발을 하면 자연스럽게 참가자 간에 거리가 벌어져서 사회적 거리두기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검색 기준으로 '#산스타그램' 태그가 포함된 게시물이 104만개 이상인데 여기에 트레일 러닝도 한몫 한 것은 분명합니다. 지방에서 열리는 제주국제트레일러닝, 운탄고도 스카이레이스 외에도 서울에서 열린 서울100k 등 오프라인 대회는 완전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더불어 트레일 러닝은 아니지만 혼자서 혹은 소그룹으로 트레킹이나 하이킹을 하고 인증을 하는 버츄얼 이벤트의 활성화도 트레일 러닝 인기를 돕고 있습니다. 
블랙야크의 명산100, Jtbc의 트레일코리아 등이 대표적인 버츄얼 하이킹 프로그램입니다. 청와대 개방으로 기존 출입할 수 없던 인왕산이 50년만에 완전 개방되었고, 이 탐방로를 활용해서 트레일 러닝 대회도 개최되었습니다. 스포츠 브랜드 중에서는 트레일 러닝화가 대표 상품인 '호카오네오네(이하 호카)'가 트레일 러닝 열풍의 1등 수혜자입니다. 공식적인 판매량을 알 수는 없지만 젊은층 선호하는 쇼핑 채널인 무신사에서 호카를 병행수입할 정도니까요.
잠잠해진 카본 레이싱화 열풍
올해 9월 25일 열린 베를린마라톤에서 킵형(케냐 엘리우드 킵초게의 한국어 별명)이 2시간 1분 9초라는 남자 마라톤 세계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세계적인 엘리트들은 점점 빨라지는 추세이고 이에 맞추어서 올림픽 출전 기준 기록도 2시간 9분 40초로 조정되었습니다.
하지만 마스터즈로 불리는 국내 러닝 동호인들도 빨라지고 있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코로나 펜데믹 기간 중에는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달리기를 해야만 했고, 최종 목표인 풀코스 마라톤 대회들도 열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더 빨리 달리기가 어려우니 더 빨리 달리기 위해서 신는 카본 레이싱화 열풍도 좀 가라 앉았습니다. 여기에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이 코로나 때문에 정상적인 R&D 업무 및 공장 가동을 하지 못한 것도 카본 레이싱화와 같은 신제품의 출시가 뜸해진 탓도 있습니다.
더불어 안타까운 것은 국내 엘리트 선수들의 기록 부진입니다. 이번 달 6일 열린 JTBC 서울마라톤 대회 여자부에서는 김도연 선수가 2시간 27분 29초로 대회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습니다. 하지만 국내 남자 선수 중에서는 2024년 파리올림픽 출전 기준 기록에 근접한 선수는 없었습니다. 아직도 국내 남자 마라톤 최고기록은 이봉주 선수가 2000년 도쿄국제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 7분 20초입니다. 국내 엘리트 선수들의 기록 부진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국내에 출전할 풀코스 마라톤 대회가 없었고, 참가비용이 부담스러운 해외 마라톤 대회 참가도 활발하지 못했던 것도 그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Editor's Note
'러너들을 위한 유익한 소식을 모아드립니다!'라는 슬로건으로 러닝 뉴스 Issue. 1이 나오고 1년이 넘어서야 두번째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앞으로는 꾸준히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뉴스레터를 읽고 의견이 있으시면 뉴스레터 내용이 올라가 있는 제 블로그에 댓글이나 이메일(sposumer@naver.com)로 부탁드립니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기기가 참 쉽지 않은 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모두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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