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겨울 스모그 작년보다 나쁠 것"… 한국도 숨막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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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환경부 대변인 "하늘이 돕지않으니 사람이 노력해야" 경고
전문가 "中이 석탄 때는 공장까지 돌리면 고농도 미세먼지 덮쳐"


올겨울 베이징을 포함한 중국 수도권 일대의 대기 조건이 작년보다 좋지 않아 스모그와의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고 중국 정부가 직접 밝혔다.

고려대환경연구소가 미국 국립대기해양청(NOAA) 위성 자료를 수신해 분석한 지난 13일, 14일, 16일(위부터) 서해 상공 모습. 13일까지도 대기가 비교적 청명했지만 14일부터는 노란색 대기 오염 물질이 중국에서 한국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장 제공

16일 중국 관영 '중국의소리(中國之聲)' 방송에 따르면 류유빈 생태환경부 대변인은 "중국기후센터와 환경감시종합센터가 이번 겨울 베이징·톈진·허베이 등 수도권 일대의 대기 기상 조건을 분석한 결과 작년보다 기온은 높고 강수량은 적은 대신 겨울 계절풍이 약해 (대기오염을 억제하는) 대기 확산 조건이 작년 겨울보다 나쁠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하늘이 돕지 않으니 사람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 국가대기오염방지조치센터도 "올겨울은 엘니뇨가 발생해 상대적으로 따뜻한 날씨가 예상된다"며 "이는 대기오염을 심각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했다.

기상 조건 외에 미·중 무역 전쟁도 올겨울 스모그와의 전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년간 석탄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수도권 공장의 경우 겨울철 가동을 전면 중단시켰던 중국 정부가 이번에는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가동을 전면 중단하는 조치를 완화할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또 중국 동북부 주요 28개 도시의 미세 먼지 농도 목표도 지난해보다 3% 안팎 완화하기로 했다.

지난 8~9월 최근 10년래 가장 맑은 공기를 즐겼던 베이징 시민들은 지난 12일부터 수도권에 올가을 첫 심각한 스모그가 나타나면서 올겨울 대기오염이 만만찮을 것임을 예감하고 있다. 베이징의 경우 15일 초미세 먼지 농도가 213㎍/㎥(한국은 76 이상이면 매우 나쁨)를 기록했다.

이 같은 중국의 미세 먼지 상황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아직은 학자들도 의견이 엇갈린다. 허국영 국립환경과학원 연구관은 "겨울에는 중국에서 우리나라 방향으로 미세 먼지를 실어나르는 북서풍이 부는데, 만약 중국의 예측처럼 계절풍이 약하다면 오히려 미세 먼지가 중국에 축적되고 우리나라로는 건너오지 않을 확률도 있다"고 했다.

반면 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장은 "계절풍이 약한 상황에서 중국이 석탄 가동 공장을 늘리면 중국발 미세 먼지가 평소보다 천천히, 그러나 한층 심하게 우리나라에 올 수 있다"고 했다. 평소엔 중국이 배출한 오염물질이 한국에 닿는 데 12~36시간 걸리지만, 계절풍이 약해지면 이틀~사흘로 늘어난다. 이 기간에 오염물질을 더 많이 흡수해 한국에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미세 먼지는 입자가 작고 기상 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아 중·장기 예보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이처럼 장기 전망을 내놓은 것은 자발적인 저감 조치를 독려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김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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