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17일_46번째 다카포 페이퍼

2020년 12월 17일 목요일

글: 유니쓰 / 편집: 루바토와 유니쓰

당신의 감성을 찾아 줄

클래식 음악 페이퍼, 다카포입니다.

*2악장을 시작으로 맞춰놓았지만, 처음부터 들으실 수도 있습니다.

첼로 협주곡 2악장(Cello concerto in e minor op.85, 2nd movement)

에드워드 엘가(Edward Elgar, 1857-1934)

안녕하세요. 유니쓰입니다. 얼마 전에 눈이 펑펑 내렸죠. 혹시 2004년 이맘때쯤 7명의 여자아이들이 부르던 캐럴을 기억하시나요? 귀엽고 깜찍한 목소리로 “흰 눈이 기쁨 되는 날~~♩♪♫ 흰 눈이 미소 되는 날~~♩♪♫”이라며 온 국민을 사로잡았죠. 이 노래(Love Song)는 많은 분이 아셨겠지만 ‘사랑의 인사’라는 클래식 음악의 선율을 가져다가 편곡한 거예요. 익숙한 멜로디에 가사를 붙이고, 순수한 아이들의 목소리로 그 가사를 전달하여 그 당시 큰 인기를 끌 수 있었어요. 덕분에 원곡의 인기도 더 높아졌고, 이 작곡가의 이름도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질 수 있었는데요. 오늘은 바로 그 작곡가의 다른 곡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선곡은 ‘에드워드 엘가(Edward Elgar, 1857-1934)의 첼로 협주곡 2악장(Cello concerto in e minor op.85, 2nd movement)’입니다.

이제 이 곡에 대해 조금 더 얘기해볼까요?

사진: wikipedia

엘가가 영국의 한 별장에서 전원생활을 하며 쓴 곡이에요. 당시는 1차 세계 대전 중이어서 이 곡을 작곡하는 동안에도 총포 소리가 난무했다고 해요. 이런 와중에도 엘가가 이 곡을 쓰게 된 이유는 첼리스트였던 친구들의 엄청난 권유 때문이었어요. 엘가는 이 협주곡을 쓰기 전에 3개의 실내악 작품을 쓰며 만반의 준비를 마쳤고, 비로소 친구들의 성화에 응하게 됩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초연하는 날 지휘자가 다른 곡을 연습하느라 엘가의 곡을 연습할 시간까지 빼앗아버려요. 그 바람에 오케스트라 단원 간의 충분한 연습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연주는 대실패로 돌아갔어요. 그래서 이전에 인기를 끌었던 교향곡 1번과 달리 이 곡은 몇 해 동안 재연이 되지 않았답니다.

그런데 이 곡이 어떻게 다시 인기를 끌 수 있었을까요? 이 시기에 대중들은 음악회에 직접 가기보다 음반으로 음악을 접하기 시작했는데요. 그때 바로 첼리스트 재클린 뒤 프레(Jacqueline du Pré, 1945-1987)가 이 곡을 연주하고 녹음해요. 대중들은 이 곡을 재평가하기 시작했고, 뒤 프레의 연주를 극찬했어요. 비록 처음에는 실패했지만 원곡의 뛰어남과 연주자의 실력이 갖춰졌고, 시기적인 상황까지 맞아떨어진 거죠. 요즘 말로 하면 차트 역주행과 같은 일이 일어났네요. 클래식 음악은 종종 이렇게 묻혀있던 곡들이 연주자들에 의해 재발견되거나, 시간이 흐르면서 재평가되는 일이 있는데요. 이 곡 또한 오늘날 첼리스트에게 꼭 연주해야 할 레퍼토리가 됐고, 클래식 애호가에게도 꾸준히 사랑을 받는 곡이 됐어요.

일반적인 협주곡과 달리 4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악장과 2악장이 이어져 있고, 3악장과 4악장이 이어져 있는 형식이에요. 그중에서도 오늘은 2악장을 이야기해볼게요. 1악장의 끝부분에 저음의 현악기들이 음을 길게 끌면서 2악장이 시작되는데요. 독주 첼로는 마치 하프처럼 화음을 튕기다가 템포가 빠르게 전환되고 나서야 활로 연주를 시작해요. 첼로의 선율은 빨라졌다 느려졌다 하면서 마치 고무줄을 힘껏 당겼다가 다시 힘을 빼는 것 같은 모습으로 긴장감을 조성합니다. 이렇게 연주자의 임의대로 템포를 조절할 수 있는 구간을 지나고 난 뒤에는 본격적으로 빠른 선율이 나오면서 널뛰기 하듯 곡 전체를 이끌어 나가요. 그리고는 눈 깜짝할 사이에 곡이 끝나는데 실제로도 연주 시간이 5분도 안 돼서 전체 악장 중 가장 짧아요. 그러나 변화가 많고, 테크닉적으로도 어려운 부분이 많아서 연주자를 애먹이는 악장이기도 하죠.

당신이 조금 더 알고 싶은 TMI는요..

20세기 최고의 첼리스트라 불리는 로스트로포비치는 이 곡에 있어서

자신의 제자인 뒤 프레의 연주가 자신보다 뛰어남을 인정했어요.

그러나 뒤 프레는 이러한 주옥같은 연주를 남기고,

젊은 나이에 희소병으로 스승보다 먼저 세상을 떠납니다.

🎧 감상 포인트 ?

독주 첼로에 의해 곡 전체가 좌지우지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특히 늘어졌다, 빨라졌다 하는 구간이 아주 잦은 것이 이 악장의 매력 포인트랍니다. 그래서 오늘은 배경보다는 독주자의 연주에 집중해서 마치 독주를 듣는 것처럼 그녀가 리드하는 음악에 집중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다시 감상하기 🎧

🙋 유니쓰의 감상평: 뒤 프레의 연주가 특히 좋네요. 유려한 선율에서는 한없이 부드러운 연주를 선보고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자신의 역량을 막힘없이 보여주는 최고의 연주인 것 같아요. 오늘 다카포리들과 다 같이 귀 호강하는 날이 되겠어요.🥺

🙋 루바토의 감상평: 첼로의 살인적인 고음역, 빠른 템포 그리고 같은 리듬 진행. 이렇게 3가지의 조합이 음악에서 긴장감을 최고조로 만드네요. 제 신경들도 같이 쭈뼛 서서 음악을 즐기고 있어요. 아.. 연주자 팔은 아프겠네요.

✏️ 오늘의 음악 이론: 피치카토(Pizzicato)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와 같은 악기들은 주로 현을 활로 그어 연주해요.

그런데 이 곡의 앞부분을 들어보면 첼로의 현을 마치 기타처럼 튕겨서 연주하는 부분이 나오죠?

이게 바로 ‘피치카토’라는 주법입니다! 아마 이전 페이퍼에서 루바토가 설명했던 적이 있을 거예요.

현대에 와서는 피아노도 뚜껑 안에 있는 현을 튕겨서 피치카토를 연주하기도 한답니다.😮

가까운 음악회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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