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출판사에 있는 편집자에게 있어 산스끄리뜨는 한문, 빠알리어와 더불어 꼭 배우고 싶은 언어입니다. 능숙하게 구사할 수는 없어도 무언가 어색하다는 느낌 정도는 아는 수준이 되었으면 하는 욕심이 있지요. 

그래서 몇 년 전 관련 강의는 없는지 살펴보다가 ‘봉선사 범어연구소’라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발견했습니다. 산스끄리뜨와 빠알리어를 익히는 데 필요한 자료와 정보를 공유하고 강좌 개설에 대한 공지 역시 올라오는 곳이었죠. 여기서 이런저런 글도 읽고, 자료도 다운로드 받아서 나름 공부해 보았지만 저는 아직까지 산스끄리뜨를 읽거나 쓰거나 하지 못합니다. 선생님 없이 독학하기에는 어려운 언어였거든요. 

지금이야 어지간한 외국어는 번역기 프로그램이 번역해 주지만, 불교가 인도를 넘어 중국으로 전래되었을 때는 산스끄리뜨나 빠알리어를 아는 몇몇 사람을 제외하면 경전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중국의 스님들은 더 많은 사람들이 경전을 읽고 공부할 수 있도록 산스끄리뜨와 빠알리어로 기록되어 있는 경전을 한문으로 번역했습니다. 하지만 생소할 수밖에 없는 용어나 개념을 어떻게 옮겨야 할지 막막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원전을 그대로 옮기기보다는 중국 사람들에게 익숙한 개념이나 용어를 끌어다 쓰거나 비슷한 의미를 가진 다른 표현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본래의 주제를 전달하는 데 집중하느라 미묘한 의미 차이가 생기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