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무신사 성장전략 2.온라인 장보기 트렌드
 2023.02.01 23-005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무신사가 추가 투자 유치에 나선 이유
  02 온라인 장보기도 쿠팡이 장악할까요?
  03 뉴스 TOP5 - '아마존의 과포장 해결법'

   

무신사가 추가 투자 유치에 나선 이유

     
design by 슝슝
   
이거 가격표가 이상한데요?

무신사가 신규 투자 유치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지난 2021년 3월 1,300억 원의 자금을 수혈한 이후 2년 만에 일인데요. 기사에서 나온 숫자는 좋은 의미로 충격적이었습니다. 거론되는 기업 가치가 무려 4조 원, 희망하는 투자 규모가 4,000억 원 안팎이라고 알려졌거든요. 마지막 투자에서 평가받은 기업 가치가 2조 5,000억 원 수준이었으니, 60% 정도 상승한 셈입니다. 물론 작년 이맘때였다면 이러한 가격표가 수긍이 갔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니콘들의 기업 가치가 반토막 나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무신사의 가치만 상승한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잘 알려져 있듯이 무신사는 성장과 수익이라는 2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몇 안 되는 기업입니다. 2021년 기준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41% 증가하고, 영업 이익률은 11.6%를 기록하면서 이른바 '40의 법칙'을 가볍게 충족시켰고요. 아마 작년에도 이 못지않은 실적을 기록했을 것이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40의 법칙 : 지속 성장하는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수익률과 성장률을 더해 40%를 넘어야 한다는 이론)

그렇기에 모두가 할인에 나선 이때, 무신사는 오히려 과감하게 본인의 몸값을 올릴 수 있었는데요. 이렇듯 무신사에게 비싼 가격표가 붙은 이유를 깨닫게 되면 문득 다른 의문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무신사는 굳이 왜 지금 신규 투자 유치에 나선 걸까요? 다시 호황기가 올 때까지 기다리면 더 큰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을 텐데요. 어차피 흑자를 내고 있으니, 당장 돈이 급한 것도 아니었을 거고요.
 
무신사도 피하지 못할 덫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선 무신사를 비롯한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들이 언젠가는 부딪혀야 하는 2가지 문제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하나는 국내 시장의 한정적인 규모에서 오는 성장 정체이고요. 둘은 시장 지배적 플랫폼의 카테고리 전문성 강화에 따른 경쟁 심화인데요. 무신사는 비교적 슬기롭게 이러한 문제에 대처해 온 편이었습니다. 적절한 시기에 29CM를 품으면서 여성 브랜드 패션으로 영역을 확장하였고요. 29CM는 2022년 연간 거래액이 무려 전년 대비 77% 증가한 6,0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되어주었습니다. 또한 입점 브랜드 지원을 강화하며, 패션 전문성을 끊임없이 강화해 왔고요. 이를 기반을 종합 플랫폼의 도전을 수차례 물리쳐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슬슬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무신사의 매출 성장률은 2019년을 정점으로 서서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일단 전체 패션 쇼핑 플랫폼의 이용자 수가 정체되면서 시장의 파이가 커지는 건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이고요. 물론 아직은 시장 내 점유율을 키워가며 성장을 어떻게든 만들고 있지만, 예전과 같이 폭발적인 수준을 유지하기는 힘들 겁니다.

또한 동시에 쿠팡, 네이버의 압박은 거세지고 있습니다. 작년 11월 쿠팡은 '로켓 그로스 패션팀'을 신설하며 로켓배송 역량을 기반으로 무신사에 도전장을 다시 내밀었고요. 네이버의 크림은 무신사의 솔드아웃을 압도한 걸 넘어서, 브랜드관을 선보이며 패션 중심의 종합 커머스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렇듯 예견된 어려움이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무신사는 내부적으로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자고 결론을 내린 것 아닐까요? 그리고 무신사가 선택한 출구 전략은 바로 글로벌 확장입니다. 사실 이미 수년 전부터 무신사는 해외 진출을 계속 시도해 왔는데요. 작년 마르디 메크르디가 일본에서 연매출 3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소기의 성과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어느 정도 가능성이 확인되자, 실탄을 확보하여 본격적으로 움직이려는 거죠.

해외 진출에 물류가 필요하다고요?

그러면 4,000억 원이나 되는 거액을 가지고 무신사는 어떤 행보를 보일까요? 왜 해외 진출에 추가 자금 수혈까지 필요했던 걸까요? 투자 유치에 성공한다면, 아마 높은 확률로 무신사는 풀필먼트 역량 확보에 베팅할 겁니다. 이미 무신사는 자회사인 무신사 로지스틱스를 통해 올해부터 패션 브랜드 풀필먼트 서비스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을 공개하였는데요. 이를 위해 오는 3월에는 여주에 위치한 신규 물류센터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무신사가 가장 애지중지한다는 입점 브랜드들은 이렇듯 자신들을 위한 풀필먼트 서비스에 목말라 왔습니다. 왜냐하면 이들도 또한 당연히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싶었지만, 이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 물류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일본만 하더라도 직구/역직구 시장이 통관과 관세에 있어서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브랜드 독자적으로 이를 극복하긴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규모가 작은 패션 브랜드들이 물류 역량을 내재화할 순 없었고요. 따라서 무신사가 물류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솔루션만 제공한다면, 앞으로도 패션 브랜드들이 이탈하지 않고 무신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게 만드는 강력한 락인 요소가 될 겁니다. 더욱이 무신사 입장에서도 맨손으로 해외 진출하기보다는, 검증된 브랜드와 함께 나가는 것이 성공 확률이 더 높을 거고요.

개인적으로 국내 버티컬 커머스들은 북미보다는 유럽의 플랫폼들을 벤치마킹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거대한 내수 시장 덕분에 성장 정체를 고민할 필요가 없는 북미의 플랫폼들과 달리, 유럽의 업체들은 적극적인 해외 진출로 몸집을 키워왔습니다. 패션 버티컬만 하더라도, 영국의 아소스나 독일의 잘란도 같은 성공 사례들이 존재하고요. 그리고 이들의 공통점 역시 자체적으로 물류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무신사 역시 더 높이 비상하기 위해선, 이제 대대적인 물류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요. 참으로 좋은 타이밍에 추가 자금 수혈에 나선 것 같습니다.

   

온라인 장보기도 쿠팡이 장악할까요?

        
design by 슝슝
      
여기서도 양강구도라고요?

오픈서베이에서 온라인 식료품 구매 트렌드 리포트 2023을 발간했습니다. 아마 이미 많은 분들이 보셨을 것 같은데요. 시장의 전체 흐름에 발맞춰, 이제 온라인 장보기 시장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우선 가장 눈에 띈 건 역시나 쿠팡의 엄청난 기세였는데요. 전체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쿠팡에서 3개월 내 식료품을 구매했다고 응답한 건 작년과 비슷했지만, 쿠팡을 주 구매 채널로 이용하는 비중이 약 4%p 증가한 32.7%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더 확고히 굳힌 건 그저 놀라웠습니다. 작년과 올해 모두 2위를 기록한 컬리의 주 이용률은 오히려 8.6%에서 8.4%로 소폭 하락했으니 격차는 더 벌린 상황이고요.

하지만 더욱 충격을 준건 네이버의 선전이었는데요. 그간 약점으로 지목되던 장보기 서비스에서, 네이버는 구매 경험 기준으론 2위, 주 이용률은 컬리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7.7%를 기록하며 3위에 올랐습니다. 무려 전통의 강자 이마트몰을 추월하여 거둔 성과라 내부적으론 더 뜻깊었을 것 같고요.

그리고 아마 이러한 흐름은 내년까지 쭉 이어질 공산이 큽니다. 이렇게 되면, 전체 이커머스 시장에서 이미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쿠팡과 네이버가 온라인 장보기 영역에서도 비슷한 구도를 형성하게 될 건데요. 이는 곧 결국 이커머스 시장 내 다른 플레이어들이 둘을 역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이제 희망은 없는 걸까요

그간 온라인 식료품 시장은 상대적으로 이커머스 침투율이 낮은 편이라, 마지막 변수가 될 곳으로 뽑히곤 했습니다. 성숙기에 접어든 다른 카테고리와 달리 성장 여력이 충분하고, 또한 시장 규모도 크기 때문에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구도를 흔들고 싶은 이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곳이었거든요.

하지만 엔데믹이 찾아오면서, 생각보다 빠르게 온라인 장보기 시장마저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오픈서베이 온라인 식료품 구매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이미 사용자 기준의 침투율은 올해 85% 수준까지 올라갔는데요. 이 정도면 구매 빈도나 온/오프라인 비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새로운 신규 사용자 유입은 거의 한계선에 도달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실제로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상품군별 온라인 쇼핑 거래액 동향을 봐도요. 장보기 연관 상품군(음/식료품/ 농축수산물)의 거래액 추이 또한, 전체 평균보단 여전히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확실히 힘은 빠져 보이기도 합니다. 둘의 격차는 계속 좁혀지고 있기도 하고요.

이렇듯 사실상 성장이 정체되기 시작한 올해, 쿠팡이 격차를 벌리고 네이버에겐 추월을 허용했다는 건 다른 플랫폼들에겐 더욱 치명적인 일입니다. 신규 사용자가 많이 유입되는 시점에는, 이미 압도적인 트래픽을 가진 쿠팡/네이버에 집중화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이제는 경쟁의 판도가 누가 더 많은 유입을 만들어내느냐 보다, 서로의 고객을 빼앗는 제로섬 게임으로 변해가고 있는데요. 여기서 밀려서 점유율이 떨어졌다는 건 매우 심각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아니 희망은 신선식품에 있습니다

심지어 온라인 장보기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는 이들은 대부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간절한 상황입니다. SSG, 컬리, 11번가 모두 장보기에서 어떻게든 성과를 내고, 점유율을 늘려야 상장 성공 가능성이 그나마 생기기 때문인데요. 결국 이들이 반전을 만들어 내려면 장보기 버티컬 커머스 다운 전문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신선식품에서 정말 차별화된 무언가를 증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쿠팡과 네이버는 아무래도 여전히 가공식품이나 음료류 같은 공산품을 소비하는 비중이 높은데요. 반면에 상대적으로 장보기 서비스라는 인식이 강한 컬리나, 이마트몰의 경우 신선식품을 자주 구매하는 비중이 높습니다. 신선식품의 경우 여전히 온라인 쇼핑에 대한 거부감이 크고, 안전성이나 신선도에 대한 허들도 높기 때문에, 확실한 차별성을 보인다면 가능성이 있을지 모릅니다.

현재 쿠팡과 네이버는 지속적으로 빠른 배송의 이미지를 가져가려 하고 있습니다. 쿠팡이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장악하자, 네이버가 '도착보장'으로 도전장을 내민 상황이지요. 물론 초기에는 컬리의 샛별배송이나 SSG의 쓱배송이 일정 부분 파괴력을 가졌지만, 쿠팡이 로켓프레시를 내놓으면서 효과가 반감된 상황이고요. 따라서 조금 전략의 방향을 바꿔보는 것이 어떨까요? 차라리 신선도나 상품력을 강조해 나간다면, 더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진 않을까요? 확실한 건 이들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겁니다.

  
발표한 논문의 핵심 내용을 요약해서 전달드립니다

성수동은 힙하고, 도산공원은 고급져서라는데요

잘 만든 PB는 유통사들 사이의 장벽도 허문답니다

담당 MD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놀이를 위한 공간을 지향해야 합니다

📣 알려드립니다!
       

      •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제가 이번주 토요일에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뉴스레터다 보니, 아마 앞으로 2주간은 뉴스레터 발송이 다소 불규칙하게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너그러이 양해 부탁드려요🙏

        
      오늘의 <트렌드라이트> 어떠셨나요?

      오늘의 뉴스레터가 정말 좋았다면,

      오늘의 인사이트가 도움이 되셨다면,
      주변에도 널리 소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