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3. 10
#10 WE LOVE MOVIES


우리는 누구나 영화를 좋아한다. 영화관 데이트를 좋아하는 커플이든, 그저 팝콘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든, 늦은 밤에 영화를 꼭 틀어놓고 잠이 드는 우리 아빠와 재미있게 보고 나서 나중에 줄거리를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엄마도. 영화는 가장 대중적인 취미이자 사랑받는 문화생활 중 하나이다. 영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들려주고 느끼게 한다.


공부가 전부였던 학생 시절, 시험이 끝나면 이때다 하며 3일 내내 방에 틀어박혀서 영화를 봤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멋졌고 영화 속 세상이 너무나 재미있었다. <미드나잇 인 파리>를 보면서 유럽 여행을 꿈꿨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보며 직장인이 된 나를 상상했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유럽도 다녀왔고 직장인도 되어있다. 앞으로 영화는 나에게 또 어떤 자극을 가져다줄까. -C-

📃 오늘의 grds paper

1. Music

2. 나의 인생 영화 3

3. Home Cocktail Recipe : Dinah Cocktail

4. 걸음 코스 : 이대에서 보낸 달콤한 오후

5. 영화 감상법

6. grds news

Music

🎧 Bellbottoms - The Jon Spencer Blues Explosion


영화를 평가하는 나만의 첫 번째 기준은 ‘몰입도’다.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의 첫 장면은 주인공 베이비의 세계로 몰입하게 만드는데 충분했다. 어릴 적 사고로 이명이 생긴 주인공은 이명 소리를 없애기 위해 본인만의 플레이리스트를 꾸려 상황에 맞는 음악을 귀에 꽂고 상식에 벗어난 운전 실력을 뽐낸다.🚗

감독이 20대 초반 ‘Bellbottoms’이라는 노래를 듣자마자 자동차 추격신을 머릿속에 그렸고, 각본을 포함한 대부분의 구성을 완성했다고 한다. 천재 드라이버 주인공은 본인을 모티브 삼은 걸지도?

나의 인생 영화 3

여러분은 가장 처음 봤던 영화를 기억하고 있나요?
추천하고 싶은 우리들의 첫 영화와 가장 마지막 영화, 그리고 인생 영화를 소개합니다!
Y의 첫 번째 영화
🎬 Stuart Little, 2000

내가 기억하는 나의 첫 번째 영화는 <스튜어트 리틀>이다.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동물과 인간이 진정한 한 가족이 되는 따뜻한 애니메이션이라 인상적이었던 것도 있지만, 영화관에서의 특별한 나만의 추억이 있다.


당시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나는 우연찮은 기회로 혼자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보게 되었고, 그걸 귀엽게 본 커플이(지금 내 나이 정도 되었을 것이다.) 혼자 보러 왔냐면서 영화가 끝날 때까지 내 손에 팝콘이 동나지 않도록 계속 쥐여주었다.🍿 잠깐이지만 영화 줄거리처럼 그들과 한 가족이 된 기분이었고 그게 이 영화를 오래도록 기억에 남게 하는 것 같다.

C의 마지막 영화
🎬 BABYLON, 2023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바빌론>을 죽기 전에 봐야 할 영화로 꼽겠다. 시작부터 귀가 터질 것 같은 사운드로 영화에 완전히 몰입하게 만든다. 어떤 이에게 간절한 꿈이자 자유를 향한 열망의 표출구였던 영화. 그 영화가 어떻게 시작되어서 지금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1920년대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재미있게 잘 풀어낸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비현실적인 현실이 충격적인 비주얼과 함께 3시간 동안 휘몰아친다.


나는 영화감독도 배우도 아닌데 왜 이렇게 가슴이 벅차오르는지 모르겠고 슬픔인지 기쁨인지 정확히 어떤 감정인지 설명하기 어려웠지만, 확실한 건 이 영화를 보고 영화를 더 사랑하게 됐다는 것. 마고 로비와 브래드 피트의 명연기로 보여주는 입체적인 캐릭터, 디에고 칼바라는 멕시코 배우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상영관은 적지만 꼭 스크린을 통해 보기를 추천한다.

S의 인생 영화
🎬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2022


최근에 만난 인생 영화는 양자경 주연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허무주의에 빠지기 쉬운 현대인들에게 이 영화는 결국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연과 사랑이라는, 놀랍도록 고전적이지만 가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단언컨대 모두가 처음 보는 형식의 장면들과 전개를 지닌 영화이다. 따라서 보는 내내 이해가 어렵다고 느낄 수 있으나 결국 다 보고 나면, 이 혼란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중요한 철학적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다.


너무 많은 것들을 알고 있어 더 많이 후회하고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기 힘들어하는 우리에게 따뜻한 해결책이 되어줄 이 영화를 소개한다.

Please, be kind!🤎

Home Cocktail Recipe
: Dinah Cocktail

다이나 칵테일(Dinah Cocktail)은 버번 사워(Bourbon sour)의 변형된 레시피로 모히토와 비슷하며 맛은 청량하고 허브향이 가득하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레시피로 평소에 좋아하는 에릭 카스트로(Erick Castro)가 우연히 소개해서 만들게 되었다. 정말 만들기 간단하고 맛있다. 버번 사워와 비슷하며 대신 계란 노른자가 빠지고 민트가 첨가된다.🌱 지난 2주간의 이탈리아 출장을 마치고 한국 시차 적응이 생각보다 많이 힘들 때 마셨다. 지친 심신에 개운하고 활기를 준다. -E-

🍸 준비물

버번 위스키(Islay scotch whisky) 50ml

심플 시럽(Simply syrup) 20ml

생레몬 즙(Fresh lemon juice) 20ml

오렌지 비저트(Orange bitters)

투명얼음(Clear ice)

스피어민트 한 가득(Handful of spearmint)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한다.

  1. 보스턴 쉐이커를 준비하고 스피어민트 12-15개를 손바닥으로 쳐서 넣는다. (향을 극대화 시켜준다.)
  2. 그리고 버번 위스키 50ml, 20ml 심플 시럽, 20ml 생레몬 즙 그리고 오렌지 비터스 1즙을 추가한다.
  3. 투명한 각얼음을 넣고 5-6초 쉐이킹한다.
  4. 칠링된 쿠페잔에 따르고 스피어민트 1개로 가뉘시한다.

걸음 코스

: 이대에서 보낸 달콤한 오후

3월의 대학가는 이제 막 학기를 시작한 학생들로 활기를 띄네요. 영화를 보고 달콤한 디저트를 먹으며 여유도 부려본 오후 시간. 함께 걸어볼래요?
waffle it up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3길 42-19


이대에서 와플을 먹는다면 이곳으로!🧇 벨기에 와플을 직접 구워 쫀득하고 달콤하다. 여기에 취향에 따라 생크림과 상큼한 과일 또는 젤라또까지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다.


온통 나무로 되어있어 따뜻한 오두막 같은 느낌이 나고 아늑하다. 편안하게 담소를 나누고 머물다 가기 좋은 곳이다.

아트하우스 모모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52

이화여자대학교 ECC B402


학교 안에 예술 영화관이 있다니, 공강 시간에 영화를 볼 수 있는 이대생들이 부러워진다. 웅장한 ECC를 가로질러 3번 게이트로 들어가면 아트하우스 모모를 만날 수 있다.


우리는 <다음 소희>를 관람했다. 고교 현장 실습의  답답하고 가슴 아픈 현실에 대해 덤덤하게 그려내는데 김시은, 배두나 배우의 살아있는 연기가 인상적이다. 추천!

스탠바이키친

서울 서대문구 연대동문길 49


외국인 학생들이 많이 방문해 이국적이면서 활기가 느껴지는 바게트 샌드위치 가게.🥖


신선한 새우, 아보카도가 들어간 ‘갈릭 쉬림프 아보카도’와 달콤한 소고기와 양파가 들어간 ‘필리 치즈 스테이크’를 주문해 반반 나누어 먹었는데 역시 실패는 없다. 통통한 감자튀김도 맛있다. 날씨가 더 따뜻해지면 테라스에서 먹어도 좋겠다.

림더숍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2마길 14 2층


전시와 공연, 팝업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신촌 문화관에서 운영하는 카페이다. 한국적인 도자기, 전통 소반과 장이 놓여 있고, 한 쪽에서는 내추럴 와인을 판매하고 있다.


도쿄 킷샤텐에서 먹었던 맛을 재현하려 노력했다는 커스터드푸딩은 바닐라 향이 풍부하게 나면서 부드러워 커피와 정말 잘 어울린다.🍮

영화 감상법

영화는 드라마나 예능에 비해 호흡이 긴 편입니다. 그래서 더 생각하게 만들고 오랜 여운을 남기죠.
영화를 더 깊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각자의 감상법에 대해 얘기를 나눴습니다.

👀 H : 영화에 대한 충분한 사전조사

코로나가 유행할 때, 괜히 영화를 잘못 골라 답답하게 마스크를 쓴 채로 재미없는 120분을 보내게 될까 봐 영화를 신중하게 고르게 되었다. 감독의 필모그래피, 주연배우들의 연기 실력 더 나아가 해당 영화의 흥행 추이와 언론의 평가 등 영화를 보기 전부터 지독하게 탐구하면서 선택한 영화는 나에게 더 깊은 감정을 느끼게 하고 선명한 기억으로 남았다. 영화를 보기 전 무지의 배일 속에서 보는 재미도 있지만, 그 영화에 대해 탐구하면서 재미를 만끽해 보는 건 어떨까?


🎵 C : OST 앨범 찾아 듣기

영화에서 내내 나왔던 음악을 영화가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에 듣는다. 노래를 부르는 이가 없어도, 가사가 없어도 영화에서 느꼈던 감정이 되살아나는 걸 경험할 수 있다. 좋아하는 앨범은 영화 <Soul>과 <미나리>의 사운드트랙.💿 영화를 본 시점에서 한참 지나고 들어도 영화 속 장면 장면들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 Y : 배우 및 감독 인터뷰 찾아보기

영화를 보며 느꼈던 감정을 더 확장시키고 싶은 마음에 인터뷰를 찾아본다. 배우들이 연기할 때의 감정을 그들의 입에서 직접 들으면 배역과 내가 느꼈던 1차원적인 감정에서, 배역을 연기했던 배우의 감정까지 더해져 고차원적으로 영화를 이해하게 된다. 감독도 마찬가지이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연출 의도를 알게 되면 영화 속 장면이 더욱 다채롭게 느껴진다.

grds news

📢 RELEASE

balmoral 08 new color


꾸준히 인기 있는 balmoral 08의 새로운 컬러 3가지를 곧 만날 수 있다. 기존 balmoral 08 고객님들을 보며 그들의 아웃핏과 잘 어우러질 것 같은 컬러 블록 디자인에 독특한 컬러웨이 조합을 사용하여 디자인했다. 스페인 구엘공원을 걷는 모습을 상상하며 디자인 한 플라밍고, 제주도 올레길 코스 걷는 모습을 상상하며 디자인 한 오아시스, 편안한 스웻셋업을 입고 브런치를 먹으러 가는 모습을 상상하며 디자인 한 글래시어. 도시와 자연 어디에도 어우러지는 balmoral 08, 아직 경험해 보지 못했다면 취향에 맞는 컬러를 찾아보면 좋을 듯하다.


날짜 : 3.20 (월) 12:00 pm

가격 : 270,000원 

"우리가 읽었던 모든 글, 그리고 봤던 영화, 그림들까지도 예술적 가치와 상관없이 그것을 기억하려는 시도를 하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욕망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으며, 자신의 역사 속에서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


예술은 우리가 그것이 우리에게 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까지도 말해준다. 그게 예술의 힘이고, 문학의 힘이고, 영화의 힘이고, 미술의 힘이다."


아니 에르노, <진정한 장소>

grds paper는 3주에 한 번씩 발행되며 좋은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탐구하고 일상 속에서 받는 작은 영감들을 공유합니다. 이번 뉴스레터가 재미있으셨다면 주위에 공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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