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적인 당신을 위한 인사이트 SBS D포럼에서 보내드리는 ‘SDF다이어리’입니다. SDF는 해마다 주제에 맞는 연구팀을 구성해 지금의 상황을 면밀하게 진단하고, 구체적인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 우리 사회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올해 SDF도 <다시 쓰는 민주주의>라는 주제 아래 이 시대에 맞는 민주주의의 요소와 정치 제도 개혁 방향을 찾기 위해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민주주의 클러스터와 함께 SDF2022 연구진을 구성해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데요.  

한국이 정치 개혁이라는 과제를 논의할 때 항상 모범 사례로 손꼽는 국가가 있죠. 바로 독일입니다. 그런데 정말 독일의 정치 시스템은 우리의 정치 현실에 적용이 가능한 걸까요?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SDF2022 연구팀으로 같이 참여 중인 하네스 모슬러 독일 뒤스부르크-에센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를 만나봤습니다. 모슬러 교수는 한국 정치와 독일 정치를 동시에 연구하고 있는 정치학자입니다.
Q. 교수님, 안녕하세요. SDF다이어리 구독자분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저는 독일 뒤스부르크-에센대학교 정치학과와 동아시아 연구소 소속 교수입니다. 그곳에서 한국 정치와 사회를 중심으로 가르치고 있고, 연구 분야도 역시 한국 민주주의, 정치체제, 헌법과 헌법재판소 제도, 시민교육, 기억의 정치 등 여러 가지 연구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Q. 어떤 계기로 한국 정치를 연구하게 되셨나요?
고등학생 때 한국으로 배낭여행을 온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6주 동안 돌아보면서 한국에 대한 인상이 너무 깊어서, 독일로 돌아가서 한국학을 부전공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베를린(홈볼트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베를린의 한국 교포 사회에서도 활동을 했고, 공부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의 정치와 역사 문제를 알게 돼 관심이 더 많아졌고, 깊이 공부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어요. 그래서 ‘한국 민족주의’를 주제로 석사 논문을 썼고, 이후 한국에 와서 지구당 폐지의 결정 과정에 대한 한국정당 연구로 서울대학교 한국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Q. SDF2022 <다시 쓰는 민주주의>의 공동연구진으로 참여하고 계십니다.
연구가 어떤 내용과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SDF2022 연구팀 중에서도 저는 정치제도 개혁 팀에 속합니다. 거기에서는 주로 정당제도, 정당정치, 선거 제도 이렇게 세 가지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하면서 무엇이 특징이고 문제인지, 또 어떤 대안이 있을 수 있는지, 그런 문제의식을 갖고 정당 정치 제도를 바라보면서 아이디어를 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Q.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정치 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이야기할 때 독일을 선진 사례로 꼽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비례대표 국회의원 확대를 주장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우리 정치 현실에 적용이 가능한 것인지, 또 유효할지 궁금합니다.
네. 그 부분이 아주 뜨거운 논쟁의 대상인데요. 일단 비례 대표 의석수를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한국의 제도 정치에 좋은 자극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데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조건 어떤 다른 나라, 이 비례대표제가 잘 돌아가는 다른 나라 것을 가지고 한국(정치권)에 그냥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 맞는’ 이라는 조건을 꼭 달아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지금보다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려야 하고, 비례대표 의석을 일정한 정도로 전체 의석수 배분과 연동시켜야 유의미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또한 일종의 석패율 제도[1]로 중복 입후보를 가능하게 해야 합니다. 즉, 후보자가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동시에 출마할 수 있게 하는 겁니다.

[1] 석패율 제도 : 한 후보자가 지역구(지역구 의원)와 비례대표에 동시에 출마하는 것을 허용하고, 중복 출마자들 중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선출한다.

또한 비례대표 후보자 공천은 권역별로 함으로써, 소위 지역주의 극복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는데요. 권역별로 비례 대표를 선발하게 되면 지역 내 독점이 약화되면서 배타적 지역 대표성을 완화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지역구에서 출마하는 후보자가 동시에 비례대표 명단에도 이름을 올릴 수 있어야 하고, 비례 대표 선거에 후보자로 나가는 후보자도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되면 지역구 국회의원과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완전히 다른 성격의 국회의원이 되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도 갈 수 있습니다. 독일에서도 이렇게 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설정해 놓으면 국민들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더 다양화되고 정당 간 혹은 교섭단체 간의 관계도 국민들의 다양한 의사 분배에 비례하게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정당정치도 개선될 수 있습니다. 좀 더 성숙한, 정치다운 정당정치가 유인되는 효과가 있을 텐데요. 왜냐하면 오랫동안 두 개 거대 정당의 담합으로, 원래 국민의 의사를 대표해야 하는 의회에서 폐쇄성이 발생했는데, 비례대표제 확대로 이것이 도전을 받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비례 대표제 확대는 단지 이론적으로 국민의 의사가 더 잘 반영되게 할 뿐 아니라 구체적으로 정치 문화와 습관을 바로잡는 효과도 있습니다.

Q. 정치 개혁에서 제도를 개혁하는 측면도 있지만, 인물의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매일 당의 이해관계에 매몰돼 싸우는 정치권에 염증을 느끼는 국민이 많습니다. 공천의 문제부터 풀어야 할까요? 이 부분에 대한 실마리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역시 어려운 문제입니다. 어쨌든 독일에서 그나마, 부정적인 경쟁이나 극단적인 대립 현상이 없는 이유는 튼튼한 정당이 있기 때문입니다. 독일에서는 당 안에서 어떤 기능, 역할을 하려면 청년기부터 당에 가입하고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야지만 어떤 명단에도 오를 수 있고, 당의 선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전제조건을 갖추게 되는 것이죠. 갑자기 ‘내가 정치하겠다’ 이렇게 나서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거든요. 당에서 일단 인정을 받아야 되기 때문이죠. 일종의 정당 사회화의 과정을 거쳐서 준비된 정치인이 되는 거예요.
<독일 의회 전경>
물론 그렇다고 해서 독일의 모든 정치인들이 좋다거나 준비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런 최소한의 훈련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그나마 잘 돌아간다는 평가를 받는 것 같아요. 한국의 상황은 많이 다르기 때문에 바로 적용하기는 어렵고 어떻게 발전할지는 모르지만 ‘튼튼한 정당’이 없는 민주주의를 상상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드시 그것이 갖춰져야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준비된 정치인’이 만들어지고 정치도 덜 혼란스러워지는 것이죠.

Q. SDF2022 <다시 쓰는 민주주의> 연구진 참여 학자로서 어떤 점들을 기대하고 계시는지요?

제가 순진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기대가 큽니다.😊 기대가 큰 이유는 ‘민주주의’라는 아주 중요한 주제를 이렇게 진지하게, 그리고 장기적으로 다루고 있는 SBS 같은 언론과 협력해 국민과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동료들과 같이 열심히 연구하고 협력해서 누구나 쉽게 민주주의에 대해 이해하고, 의견도 내고, 고민도 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게 바로 성숙한 민주주의이고 그런 중요한 계기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하네스 모슬러 교수와 SDF팀의 인터뷰>

모슬러 교수는 “민주주의는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하는 철학이자 생활방식”이라고 말하면서 “행복한 삶이란 공포, 결핍, 나아가 모욕으로부터의 자유를 갖고 있는 삶”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는데요.  

SDF2022 개개인이 행복해지는 삶의 원리로써 민주주의를 작동시키기 위해 어떤 조건이 필요할지, 정치와 제도는 어떻게 그것을 뒷받침하고 개혁해 가야 할지 그 길을 찾는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오늘로 SDF2022는 D-37로 접어들었습니다. SDF다이어리는 다음 주부터 올해 포럼과 관련된 소식을 자세히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SDF2022 참가 신청, 사람도서관 오픈 일정, 그리고 다양한 경품 이벤트까지 풍성한 소식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올해 SBS D포럼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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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F DIARY 를 만드는 사람들
이정애 기자 다양한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으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없다 믿으며 SBS D포럼을 총괄 기획해 오고 있습니다. 사회부, 국제부, 경제부, 시사고발프로그램 ‘뉴스추적’ 등을 거쳤으며 2005년부터 ‘미래부’에서 기술과 미디어의 변화, 그리고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어떻게 다르게 같이 살아가야 할 지 고민해 오고 있습니다.

이승재 기자 : 5년 뒤, 10년 뒤에 세상은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요? 조금이라도 엿보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찾아보고 여기저기에 물어보고 있습니다. 2004년에 입사해서 정치와 사건사고 기사를 주로 썼습니다. 급성 백혈병을 앓아서 휴직을 했다가 최근에 미래팀으로 복직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백혈병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최예진 작가 시사뉴스선거 방송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경험했고 2018년부터 D포럼을 기획구성하고 있습니다지식 포럼을 조금 더 대중 친화적으로, '가까이 와닿는포럼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박현석 기자 : 16년차 SBS 기자로, 작은 변화를 추구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내가 재미있어야 남들도 재미있다는 마음가짐으로 SDF에 임하겠습니다.

채희선 기자 : 2010년에 기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사건, 법조, 경제·산업, 방송통신정책, IT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뉴미디어국 비디오머그 등에서 일하면서부터는 "'무엇'을 '어떻게' 말할 것인가"에 더욱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2022년 SBS D포럼을 기획하는 미래팀에서 무엇을 보도해야 할지, 구독자님들과 소통하며 함께 고민하고 싶습니다. 

최성락 피디 : 오늘에 안주하지 말고 내일을 요리하자! SDF의 도전에 깊은 맛을 불어넣고있는 PD입니다.

최유진 작가 : 경계를 두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 많은 작가입니다. 함께 만들어 가는 것에 큰 성취감을 느끼고,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꿈꿉니다.  SBS D 포럼을 만들며 배워나가는 새로운 경험과 생각을 유익한 콘텐츠로 담아내고 싶습니다.

박준석 프로그램 매니저 : 다양성, 꿈, 데이터, 민주주의, 존엄성을 화두로 깨어있는 개인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SBS D포럼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팀원들과 함께 행복을 주는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SBS D포럼이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으로 한걸음씩 잘 진화해 나가기를 기원하고 있으며, 특히 글로벌하게도 그 선한 영향력을 잘 이어갈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임세종 촬영감독 : 현재 SDF 팀의 촬영 감독을 맡고 있습니다. 사람들과 협업을 중요시하는 프리랜서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신소희 아트디렉터 : SDF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공감이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합니다. 제 손이 닿은 곳에서도 공감과 에너지가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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