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6일_10번째 다카포 페이퍼

2020년 8월 6일 목요일

글: 유니쓰 / 편집: 유니쓰와 루바토

당신의 감성을 찾아 줄 클래식 음악 페이퍼, 다카포입니다.

‘코지 판 투테 2막 中 빨리빨리, 여러분들 (Così fan tutte, K.588, Act 2 - Fate presto, o cari amici)’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장마철에 흐린 날이 많다 보니 근 몇 주간의 선곡도 감성적인 곡이 많았는데요. 요즘은 비도 비지만 꿉꿉하고 습해서 불쾌지수가 너무 높습니다. 이럴 때, 고막만은 끈적거림에서 벗어나고 싶으니 오늘은 좀 신나는 음악을 소개해드릴게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의 오페라 ‘코지 판 투테 2막 中 빨리빨리, 여러분들 (Così fan tutte, K.588, Act 2 - Fate presto, o cari amici)’ 입니다.

꺄~~👏👏 환호를 지르시는 몇몇의 다카포리들이 보이네요. 왜냐하면 신나는 곡을 소개해달라는 요청과 더불어 ‘스토리가 풍부한 음악이요(익명의 다카포리)’, ‘피가로의 결혼처럼 오페라 등에서 쓰인 음악들도 다뤄주세요!(익명의 다카포리)’ 와 같은 요청이 많았거든요. 그럼 출발해봅시다!

그전에, 오페라가 뭐냐고요?

다카포에서 처음으로 오페라를 소개하는 만큼 오페라가 뭔지 간단히 설명해드릴게요. 우선 많은 분이 뮤지컬과 오페라의 차이에 대해서 궁금해하실 것 같아요. 그 궁금증을 제가 오늘 해결해 드립니다. (아시죠~? 궁금하진 않지만 알고도 싶은 그런 이야기😅)

오페라는 1600년경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음악극이에요. 그저께 발행된 페이퍼의 음악 이론을 보셨다면 아실 오푸스(Opus: 작품을 뜻합니다)의 복수 형태가 오페라(Opera)의 어원입니다. 그럼 오페라는 '작품들'이라는 뜻이 되겠죠? 그래서 말 그대로 문학, 연극, 음악 등과 같은 작품들이 하나의 공연으로 나타나는 것이 오페라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럼 뮤지컬과의 차이가 뭐냐고요? 오페라는 처음에 고대 그리스 연극을 재창조하기 위해 생겼고, 동시에 그 당시 있던 춤과 음악 등을 포함한 볼거리들이 합쳐지면서 생겨난 장르랍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떤 때는 전자(연극적인 요소)를 중시하자는 시기가 있었고, 어떤 때는 후자(무대 예술적인 요소)를 중시하자는 시기가 있었죠. 그리고 현대에 와서 이 두 가지를 다 충족시키기 위해서 나타난 것이 <캣츠(Cats)>와 같은 뮤지컬이랍니다. 그러니까 뮤지컬은 오페라에서 내려온 또 다른 갈래의 장르인 거죠.

이 둘의 가장 큰 음악적 차이점은 오페라에선 모든 상황이 노래로 표현된다는 점이에요(아마 개그 프로그램에서 많이 보셨을 것 같아요). 반면, 뮤지컬은 노래와 대사가 명확하게 나누어져 있답니다.🧐

그럼 다시 모차르트의 오페라로 돌아와서...

이 오페라는 로마 제국의 황제 요제프 2세에게 위촉받아 작곡한 거예요. 1789년에 작곡을 하기 시작했는데 이때는 모차르트의 생에서 가장 가난했던 시기인 데다 딸들의 연이은 죽음으로 불행했던 때였죠. 그런데 이렇게 밝은 음악을 썼다니 너무 놀랍죠. 아무튼 개인적인 상황은 여의치 않았지만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작품의 열정을 불태웠고, 1790년에 이 오페라가 초연됩니다. 그러나 같은 해에 황제가 죽으면서 이 오페라는 10회 만에 막을 내리게 됐어요.😥

오페라의 줄거리는...

등장인물은 총 6명으로 두 쌍의 커플(피오르딜리지♥굴리엘모, 도라벨라♥페란도), 철학자(돈 알폰소), 하녀(데스피나)입니다. 이야기는 남1(굴리엘모)과 남2(페란도)가 서로 자신의 약혼자들을 자랑하면서 시작합니다. 그 자랑은 다름 아닌 자기의 약혼자의 정조에 대한 건데요. 이걸 옆에서 듣고 있던 철학자 알폰소가 여자의 정조는 변하기 쉬운 것이라며 내기를 제안합니다. “코지 판 투테”라는 오페라의 제목은 이 장면의 알폰소의 대사인 “여자는 다 그래!”라는 비아냥에서 온 거예요.

철학자(알폰소)가 제안한 내기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황당 주의🤯, 뒷목 주의🤬) 두 남자가 황제의 명령으로 군대에 끌려갔다 거짓말을 하고 떠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으로 변장을 해서 두 여자를 유혹하는 거죠. 이때 유혹에 넘어가면 알폰소가 이긴 거고,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면 두 남자가 이기는 내용이에요. 두 남자는 이 제안을 수락하고 실천에 옮깁니다.

부유한 알라바마의 상인으로 변장한 두 남자는 서로의 약혼자를 유혹하기 시작하는데요. 사랑을 받아주지 않으면 독약을 먹겠다는 쇼까지 벌입니다. 처음엔 두 여자 모두 넘어가지 않았지만 하녀(데스피나)까지 뒷돈을 받고 가담하면서 유혹에 넘어가요. 그리고 결국 두 쌍 모두 결혼을 하는 지경에 갑니다. 이 때, 이 결혼식을 준비하는 하녀(소프라노), 군중들(합창), 철학자(바리톤)의 노래가 오늘의 음악인 ‘빨리빨리, 여러분들(Fate presto, o cari amici)’이에요.

변절한 약혼자를 보면서 두 남자는 절망하고, 내기에 이긴 철학자는 여자들에게 원래의 연인이 군에서 돌아왔다 알리는데요. 소식을 들은 여자들이 당황하는 사이에 남자들은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나타납니다. 지금까지의 내용도 기가 막히지만 결말은 더 황당해요. 남자들이 이것이 연극이었음을 알리고, 여자들을 용서하며 다 같이 즐거워하면서 이야기가 끝나거든요.

이런 막장 대본 누가 쓴 거야?

왼: 모차르트, 오: 폰테 (출처: wikipedia)

모차르트의 오페라 하면 떼어 놓을 수 없는 극작가 로렌초 다 폰테(Lorenzo Da Ponte, 1749-1838)가 썼어요. 이 둘은 1781년 빈에서 폰테가 궁정 소속 시인이 되면서 만나게 되었는데요. 당시 마음에 드는 대본이 없었던 모차르트가 그에게 대본을 받으면서 오페라 작곡에 엄청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어요. 이 콤비의 작품으로는 <코지 판 투테>를 포함해서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가 있는데, 모차르트의 유명한 오페라는 거의 다 폰테의 대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랍니다.

따라 오는 논란들...

실제로 유명한 독일 작가 괴테는 모차르트의 뛰어난 음악성에 비해 대본이 저급하다고 평했어요. 또한 음악가인 베토벤과 바그너도 비도덕적인 대본으로 모차르트의 재능을 낭비했다며 이 작품을 싫어했고요. 그러나 20세기 초가 되면서 이러한 평이 변하기 시작했어요. 이 이야기는 남녀 간의 현실적인 사랑과 신뢰, 나아가 인간의 나약한 본질에 대한 철학적이고 심오한 진실을 담고 있다는 것으로요. 심지어 이러한 인간의 내면을 음악으로 표현한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당시의 사람들은 따라갈 수 없었다고 말이죠.

또 다른 의혹은 이 작품의 제목이 “여자는 다 그래!”라고 정해진 바람에(?) 생기는 오해인데요. 여성 차별적인 작품이 아닌가 하는 것이에요. 그러나 오히려 모차르트는 당시 여성의 정절을 요구하는 사회를 비판한 것이었답니다. 또한 이 오페라의 서사는 두 여성을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이들의 마음이 변하는 순간을 천박하거나 경박스럽게 표현하지 않고, 되려 무거운 음악으로 표현했어요. 뿐만 아니라 극에 등장하는 하녀는 애초에 남성에게 어떠한 믿음이나 기대를 품지 않고, 자신의 인생에 충실한 인물이기도 하죠. 그 당시에 이 정도의 생각이라니 놀랍지 않나요?😮

당신이 조금 더 알고 싶은 TMI는요..

이 작품은 당시 실제의 간통 사건에서 영감을 받았답니다. 1787년에서 1790년 사이에 프랑스에서 일어난 일로 일명 콘만 사건(Kornmann Affair)이라 하는데요. 기욤 콘만(Guillaume Kornmann)이라는 은행가가 불륜을 저지른 그의 아내를 소송한 사건이에요.

어쩐지... 모차르트의 오페라에 등장하는 인물인 ‘굴리엘모(Guglielme)’의 이름에서 ‘기욤(Guillaume)’의 냄새가 느껴지지 않나요?

🎧 감상 포인트 ?

뭐니 뭐니 해도 오페라는 눈과 귀가 함께 즐거운 장르죠. 오늘 소개해드린 곡은 엄청난 선율미가 있는 곡(보통은 오페라의 아리아가 그래요.)은 아니기 때문에 귀로만 듣기엔 2% 부족한 감이 있죠. 그래서 플레이 리스트에 담아두기보다는 첨부해드린 링크의 영상과 함께 들어보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만약 영상을 볼 여건이 되지 않으시다면 또 다른 방법이 있어요. 이 곡은 소프라노, 바리톤, 합창을 2분도 안 되는 짧은 곡에서 다 들어보실 수 있거든요. 앞으로 소개해드릴 오페라 아리아나 가곡을 위해 각각의 음색들을 미리미리 들어두면서 내가 좋아하는 음색을 찾아봅시다!

다시 감상하기 🎧

🙋 유니쓰의 감상평: 말도 안 되는 줄거리에 어이가 없어서 웃기기까지 한 이 장면에 밝은 음악까지 더 해지니 모차르트가 제대로 풍자한 느낌이 드네요. 막장 드라마를 코믹한 클래식으로 감상하니 색다른 매력이 있어요.

🙋 루바토의 감상평: 제 인생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음악극을 쓰는 것인데요, 이렇게 상황, 감정 그리고 대사 등을 모두 고려해서 작품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다시 깨닫네요. 모차르트가 천재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겠죠.

🎼 들어볼 곡: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 코지 판 투데 2막 中 내 마음 당신께 진정으로 바치리다(Così fan tutte, K.588, Act 2 - Il core vi dono)

들어볼 곡 감상하기🎧

✏️ 오늘의 음악 이론 : 성악가들의 음역 순서를 정리해드릴게요. (높은 음역 순)

여성: 소프라노-메조소프라노-알토

남성: 테너-바리톤-베이스

그 밖에 카운터테너는 맑고 가는 가성으로 노래하는 남성 가수를 뜻하고, 카스트라토는 거세한 남자 가수를 뜻하는데 현재는 존재하지 않아요.

다카포는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클래식에 대해 소통할 거예요. 이제 네이버에 '다카포페이퍼'를 검색해도 나오니 많은 사람이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게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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