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렇기 때문에 국민들이 좀 더 후보들의 공약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부가 공약을 이행하지 않는 건, 공약의 실현 가능성과 이행 여부에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 아닐까요? 선거철을 비방과 이슈몰이가 난무하는 싸움의 장이 아닌, 대선 후보들의 역량과 공약을 검증하는 시간으로 쓴다면, 훨씬 더 건강한 선거 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엪지가 <이렇게 '대선' 안돼!> 시리즈를 통해 정리해 볼 후보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기본소득당 오준호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로 총 5명입니다. (가나다순)

지난주 뉴스레터에서는 대선 후보들의 기후위기 대응 공약을 살펴보았는데요.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는 3가지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탈석탄과 산업구조 전환', '기후정의 실현'을 꼽았었죠. 그런데 사실 기후위기 문제와 떨어질 수 없는 주제가 또 있어요. 바로 '먹거리 전환'입니다. 

(*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수치는 측정 기관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에너지 분야에서 탈탄소에 성공한다 해도, 식품의 생산과 그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때문에 기후위기 극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거예요.

하지만 저는 가끔 이런 식의 분석이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비인간동물의 생명과 그들의 권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에게 위협이 되기 때문에 육식을 줄이고 축산업을 전환하자는 것처럼 들릴 때가 있거든요. 일례로 소가 '기후위기의 주범' 취급 당하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죠.

인간과 함께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서 비인간동물을 바라볼 수는 없을까요? 인간을 위한 동물권 말고, 비인간동물 당사자를 위한 진짜 '동물권'을 이야기하는 후보는 누구일까요?

5. 동물 장례 시설을 확충하겠다고 밝혔어요. 

(*후보들은 후보자 등록을 마친 후 10대 공약을 발표했는데요. 심상정, 오준호, 이재명 후보는 여기에 비인간동물 관련 공약을 포함시킨 반면, 안철수, 윤석열 후보는 그렇지 않았어요.)

후보들의 이런 공약을 평가하기 전에, 해외에서는 비인간동물을 어떻게 다루는지, 정치에 있어 그들의 위치는 어떤지부터 알아볼까요?

위에서 이야기한 다섯 후보 모두 비인간동물과 관련된 공약을 내놓긴 했지만, 사실상 반려동물 관련 공약이 대부분이에요. '동물'의 범위를 그보다 확장시켜 바라본 후보는, 기본소득당 오준호 후보가 유일하죠. 동물해방물결 이지연 대표는 이에 대해, "당선이 유력한 후보들이 '개 식용 금지'와 '채식 선택권 보장'에 긍정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과거 대선에 비해서는 분명 진일보했다고 본다. 하지만 '동물권' 또는 '종차별주의' 철학에 대한 정치권의 무지함과, 반려인이나 채식인처럼 '사람'을 위한 공약을 마치 '동물'을 위한 공약인 것처럼 포장하여 선전하는 모습은 바뀌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이지연 대표는 네덜란드나 호주처럼, 한국의 동물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어요. 동물권을 주요 아젠다로 삼지 않은 정당에서 동물을 위한 강력한 법안이 나오기는 어려우므로, 동물을 위한 강령과 기반이 갖춰진 정당을 만들고자 한 거죠. 현재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동물당 창당 계획이 잠시 중단되었지만, 언젠가는 한국에서도 비인간동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당이 나올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이엪지의 대선 후보 공약 정리 시리즈, <이렇게 '대선' 안돼!>는 이것으로 끝입니다. 대선이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이엪지 뉴스레터가 여러분의 선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기를 바라요. 3월 9일이 되면 제20대 대선은 끝이 나겠지만, 동시에 누군가의 공약 실현이 시작되겠죠. 대통령이 된 후보가 정말로 약속한 것들을 잘 지켜나가는지 관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이엪지도 함께하겠습니다.😊 

이엪지는 3월에 새로운 주제를 들고 다시 돌아올게요! 한 주 동안 무탈하고 평안한 나날 되시길 바라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