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영화제, 지구와 인간이 함께 건강해지는 채식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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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환경재단(이사장 최열)이 주최한 '2018 채식영화제'가 지난 9월 29일(토)부터 2일간 서울극장에서 열렸다.

환경재단 서울환경영화제 사무국은 "최근 '기후 재앙'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하게 떠오르고 있다"며 "북극의 영구 동토가 녹고 지구는 점차 온실가스 배출 공장이 되고 있다. 기후변화는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만들며 인간들이 만든 재앙에 스스로 발목을 잡게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구'와 '인간'이 함께 건강해지는 방법을 고민한 끝에 가장 온건하지만 윤리적이고 확실하게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채식 문화를 떠올렸다."라며 개최 의도를 밝혔다. 특히, 영화제 다음 날인 10월 1일은 '생명 존중과 환경 보호, 기아 해결과 건강 증진 등 채식의 가치를 생각하며 이날 하루만이라도 인류 전체가 채식하자'는 취지로 국제채식연맹이 제정한 '세계 채식인의 날'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

'2018 채식영화제'는 인류의 미래 식량에 대한 고민을 담은 개막작 <100억의 식탁>을 시작으로 2일간 6편의 상영작을 상영했다. ▲축산 동물 도살 실험에 참여한 이후 육식에 대해 고민하는 감독의 여정을 담은 <고기를 원한다면>, ▲자연과 동물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로컬푸드를 생산하는 '로모코티베' 협동조합을 다룬 <나의 언덕이 푸르러질 때>, ▲공장식 축산의 실태를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공감 가도록 보여주는 <잡식가족의 딜레마>, ▲빵과 커피를 통해 삶의 소소한 행복을 전하는 <해피 해피 브레드>, ▲'맛'을 향한 미디어와 제작자의 탐욕과 조작을 다룬 <트루맛쇼>까지. 영화를 통해 식문화를 둘러싼 윤리, 건강, 행복 등을 폭넓게 다뤘다.

29일(토) 영화 '고기를 원한다면' 게스트토크(GT)에 참여한 '한국고기없는월요일'의 이현주 대표는 "좋아하는 메뉴 한 가지를 고기 대신 채소로 바꿔먹는 시도도 의미가 있다"라며 "채식을 시작할 때 단번에 고기를 끊는 것이 아닌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재미있게 여행을 떠나듯이 시도해보면 좋겠다"라고 채식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30일(일) 상영작 '잡식가족의 딜레마'의 황윤 감독은 "기후재앙으로 가는 변화에서 살아남으려면 축산업으로 발생하는 메탄가스의 양을 줄여야 한다. 많은 분이 지구의 책임 있는 시민으로서 채식에 용기 내길 바란다. '지금부터 평생 비건(Vegan)으로 살아야겠다'라는 생각보다는 자신이 선택해서 먹을 수 있을 때 채식을 하는 것부터 유연하게 시작하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2018 채식영화제'는 영화제를 방문한 관객들을 위해 다채로운 부대행사를 마련했다. 특히, 팝업 식당 '재료의 산책'으로 잘 알려진 '요나'와 함께 채식 요리를 맛보며 도시의 삶에서 건강하고 즐거운 식사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는 <재료의 산책: 채소와의 만남>이 큰 호응을 얻었다. 그 밖에도 ▲채식ㆍ비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에코 마켓>, ▲영화 속 음식을 먹으며 영화와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맛있는 영화관>, ▲떨어진 나뭇잎에 상상력을 더해 그림을 그리는 <드로잉: 나뭇잎과 말하기>, ▲명상을 통해 몸과 마음을 살피고 돌보는 <명상의 숲에서 나를 만나다>, ▲채식과 환경에 관한 책을 감상할 수 있는 <지구를 구하는 책장>이 마련돼 관객에게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통해 채식 문화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주말을 선사했다.

'2018 채식영화제'를 기획한 맹수진 프로그래머는 "이번 영화제는 '고기를 절대 먹지 말자'는 주장을 하는 영화제가 아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고기를 점차 줄여가면서 개인의 건강과 삶의 변화를 느껴보자는 취지"라며 "채식영화제를 경험한 많은 분이 하루 한 끼 채식에 도전하는 등, 각자의 자리에서 산업화한 축산, 공장 축산이 초래하는 심각한 기후 변화 및 비윤리적 소비 문제를 극복하는 작은 실천을 한다면 그것도 의미 있는 변화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화제 기간 상영작 평균 80% 이상의 좌석점유율과 부대행사 중 사전 유료신청 4개의 프로그램 중 3개가 매진을 기록하며 '2018 채식영화제'는 채식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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