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AP Computer Science 수업 들을걸...
문과인데 AP 컴싸가 필요할까 🤔

#Epilogue 2. 고등학교 때 AP Computer Science 수업 들을걸..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께 지겹도록 들은 말이 있다. “공부는 머리가 말랑말랑할 때 해야 한다”고.


엄마 말 들어서 손해 볼 거 한 개도 없다고 하지 않는가? 대학교에 다니는 지금 되돌아보니 저 말은 너무나도 사실이다.


고등학교 때 AP Computer Science 수업 들을걸 - 이것이 내 후회이다.



> ???: 문과생이 뭔 코딩이야

하지만 그것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 나는 문과 학생이었다.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하거나 글을 잘 쓰는 문과는 전혀 아니었다. 그냥 정치학, 국제관계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고등학교 3년 동안 나는 이공계 과목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뭐 수학 같은 과목은 필수 과목이니 어쩔 수 없이 들었다 해도 선택 교과 과목들은 경제, 정치, 철학 등등 문과 과목으로 꽉꽉 채워 들었다. 특히 컴싸 (CS, Computer Science) 과목들은 나와는 굉장히 거리가 먼 학문이라 생각했다. 초중학교 때부터 코딩하고 정보 올림피아드 나가는 그런 친구나 듣는 수업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문과라서 컴싸를 몰라도 된다고 변명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오히려 문과라서 기본적인 컴싸를 알아야 하는 시대이지 않을까 싶다. 정치 외교는 물론 경제, 심리학, 경영, 언어, 철학, 등등 문이과를 넘어서 컴퓨터를 활용하여 데이터 처리를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로 요구되는 학문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코딩을 할 줄 모르는 것은 영어를 할 줄 모르는 것과 비슷한 정도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 1학년 때 들어야지, 라고만 생각하고 있다면 


많은 문과 고등학생들이 컴싸 인트로 수업은 나중에 대학교 입학해서 1학년 때 들어야지 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컴싸 인트로 수업은 기본적으로 AP Computer Science, 즉 1년 동안 공부해야 하는 내용을 단 4개월 (미국 대학교 1학기 대략 8월 말부터 12월 초) 만에 다 나가버린다. 거기에다 대부분 대학의 인트로 수업은 가볍게 나도 컴싸로 전과해볼까 생각하는 학생들을 쳐내기 위해 일부러 악명 높은 난이도를 상정하여 가르친다. 거기에다 easy A를 받기 위해 인트로 수업을 듣는 찐 CS 학생들까지 합쳐져서 말 그대로 생지옥이 완성된다.


나 역시 이 지옥을 버티면서 저 후회를 했다. 만약 내가 조금이라도 머리가 말랑말랑할 때 CS 공부를 시작했더라면 지금 내가 덜 고통받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은 매일 새벽 과제를 디버깅하는 내 머릿속에 가득했다.


이후에 내가 CS 전공으로 전과를 하게 되면서 이 후회는 배가 되었다. 다른 CS 학생들은 인트로 수업을 waive 받아서 이미 저 멀리 심화 수업을 듣고 있는데, 나 혼자 뒤처져 있었다. 만약 내가 그때 겁을 먹지 않고 AP Computer Science를 수강했더라면, 내 적성을 조금 더 일찍 찾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 한다. 만일 CS 전공이 정말 내 적성이 아니어서 정치 외교 공부를 계속했어도 Data Science 복수 전공을 하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 평생 기술, 그 값은 고등학교 수업 단 하나 ✨


내 대학 친구 중에도 컴싸 수업을 들어보고 싶지만, 본인의 전공 수업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높은 난이도로 인해 쉽사리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본인의 적성을 찾을 수도 있고 그게 아니라면 평생 도움이 될 기술 하나를 공부하는 데 고등학교 수업 하나가 값이라면 굉장히 만족스러운 가격 아닐까?


이왕이면 조금이라도 머리가 말랑말랑할 때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 Editor 초이 🌠 : 

컴싸 공부를 너무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결국에 컴퓨터 언어, computer language이기 때문에 컴퓨터와 소통을 할 수 있는 하나의 언어를 배운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편하다. 그리고 결국엔 맛만 보고 맛이 없으면 뱉고, 괜찮다면 더 먹으면 되는 거니까!

WHO ARE WE?
🐋 : (타이틀만) 메인 에디터다. 아시아권 국제학교를 졸업해 어쩌다 대학도 홍콩으로 갔다. 익명성을 빌려 힘들었던 것들을 신명나게 풀어볼 생각이다.

초이 🌠 : 한국 입시에서 미국 입시로, 문과생에서 공대생으로 탈바꿈을 한 초이. 국제 학생으로 미국 입시 준비하기 힘들었던 기억에 지금 학생들을 도와주고 싶어 리얼 유학 레터에 참여했다.

감쟈 🥔 : 대학교에서 구르고 있는 수많은 감자 중 하나이다. 미국 고등학교 생활과 유학, 한국 대학 입시 정도에서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자칭 멘토 정도는 되는 감자다.

미키 🦮 : 국제고에서 고1 때 미국행을 결정하게 되어 입시를 치룬 늦깎이 유학생이다. 갑작스럽고 낯설었던 미국 입시의 기억을 되살려 비슷한 상황의 많은 학생들을 도와주고자 글을 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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