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뚫고 나오는 이야기의 숲 LIM
2023. 12.
LIM LETTER 
 연말호 🍷
안녕하세요, LIM 독자 여러분.

어느덧 연말을 맞아 전해드리는
LIM LETTER 입니다.

기다려주신 구독자 분들께
송구한 마음으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다음 해부터는 비정기 발행으로
더 다채로운 소식을 엮을 예정이에요.

LIM 젊은 작가 단편집 2
『림: 초 단위의 동물』 출간부터
두 평론가 선생님들의 대담 연재, 그리고
머지않아 선보일 첫 번째 LIM 장편 작업까지.

그동안 문학웹진 LIM은 쉬지 않고 
여러분이 계신 곳으로 움직여왔답니다.

여기, 뚫고 나오는 이야기의 숲
webzine LIM 
🦌 2023 연말 결산 🍷
올해의 연재작들

Mar. -
이유리 단편소설 「달리는 무릎」
황모과 장편소설 『그린 레터』
윤혜은 장편소설 『멀어지는 기분』

Apr. -
이미화 에세이

May. -
예소연 단편소설 「통신광장」

Jun. -
아밀 단편소설
김병운 단편소설 「오프닝 나이트」
안윤 단편소설 「핀홀 pinhole」
Jul. -
성혜령 단편소설 「대체 근무」

Aug. -
성수나 단편소설 「끝말잇기」
최추영 단편소설 「무심과 영원」

Sep. -
서이제 단편소설 「초 단위위 동물」
정기현 단편소설 「농부의 피」

Oct. - 
소영현 x 심완선 평론 대담 『이인삼각 SF』

Nov. -
김여름 단편소설 「공중산책」
강지원 단편소설 「웨스트빌의 공룡들」

2024.Jan. - ? 📃🗝️

작품 제목을 클릭하면 연재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올해의 출간 도서 

LIM 젊은 작가 단편집 1
서윤빈 서혜듬 설재인 육선민
이혜오 천선란 최의택 | 해설 전청림
LIM 젊은 작가 단편집 2
김병운 서이제 성수나 아밀
안윤 이유리 최추영 | 해설 민가경

이유리 단편 X 정아리 일러스트
FRI. 격주 연재 중

소영현 x 심완선 
평론 대담

이인삼각 SF

작가의 말
우연히 한국문학과 SF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의 독서가 많이 겹친다는 사실을 알았다. 덕분에 같은 작품을 두고도 둘의 평가가 꽤 어긋난다는 사실도 알았다. 의심스러운 마음이 슬쩍 고개를 들었다. 이런 대립은 어쩌면 '한국문학'과 'SF'의 위치를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 둘의 배경이 달라서 어긋나는 면이 있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반박하고 또 경청하는 기나긴 대화를 시작했다.
심완선은 말했다. "선생님, 우리가 더 구체적으로 대립할 필요가 있겠어요. 그러면 지금 한국문학과 SF를 어떻게 읽을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참고가 되지 않을까요?"
소영현은 말했다. "그러네. 선생님이랑 같이 하는 거면 내가 해볼게요." 
둘은 각자 속으로 생각했다. '혼자선 못 하곘지만 저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든 되겠지. 선생님만 믿을게요.' 많은 비극이 상대를 믿는 데서 비롯한다. 과연 비극으로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이왕이면 멋지고 정교해서 남들이 읽을 만한 대화를 만들고 싶다. 마지막에는 '어떻게든 되었다'고 평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으로 이인삼각의 비평적 대화를 이어본다.

# 왜 시작했어요? 
# 우리가 해야 하는 일, 비평? 맵핑!
# '본격문학'과 '장르문학',
   다른가요? 뭐가 다른가요?
# 동시대 한국 SF, 만날 듯 스칠 듯

# SF 독법이 뭘까요
# 꼼꼼한 읽기?
# 'SF적 상상력'을 짚어보며

# 『시녀 이야기』는 SF인가
# 비평가는 편향적이어야 한다?
# SF 비평에 필요한 것
# 마무리하며
# 식물과 SF, 무엇이 떠오르나요?
# 식물의 습격: 『트리피드의 날
# 눈 먼 자들의 나라에서 눈 뜬 자는
# 결말: 탈출하기 또는 문 닫기

# SF로 읽기
# 대중문학으로 읽기
# 공동체를 상상하고 유지하는 방식
# 여기, 우리에게 남는 질문

# '모스바나'와 무너짐 이후의 공동체
# 과학사 다시 쓰기
# 놓친 것들 또는 다르게 읽는 것들
# 다시, 식물과 SF

2024년 1월 5일 금요일,
다음 회 연재가 이어집니다.
🕯️ 출간 예고 🕯️
*
『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
Theory for Everyone』
LIM 장편 01. 이하진 장편소설

"언젠가 RIMOS에는 기억하는
사람들이 모인다고 했죠."

쉽게 행복해지지 못하는 이들이
치유력을 발휘하는 모습에는
언제나 울림이 있다.
- 심완선(SF 평론가)
표지 일러스트: 산호 @sanhomaydraw  
숱하게 반복되는 재난을
끊임없이 기억하며 나아가는
모든 이들의, 모든 이들을 위한 SF 드라마

이하진 첫 장편소설
『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

2024년 1월, 새롭게 찾아옵니다.
LIM
한 해를
마무리하는 얼굴들
LIM 단편집 2
연말 북토크 현장 스케치

올해 늦가을 출간한 'LIM 젊은 작가 단편집' 2 『림: 초 단위의 동물』 북토크가 두 차례 있었습니다. 11월의 마지막 날에는 진부책방에서, 눈 내린 12월 넷째 주에는 문학살롱 초고에서요. 밀도 있는 시간을 이끌어주신 민가경 평론가님과 김병운, 서이제, 성수나, 아밀, 안윤, 이유리, 최추영 작가님 그리고 저마다의 물음을 안고 찾아와주신 독자 분들이 있어 온전한 장면들이었습니다.

얼굴을 가까이하고 모여 앉은 우리가 가장 많이 나눈 이야기는 다름 아닌 몸과 거리감에 관한 것이었어요. 때로 더 닿아보기 위해, 때로는 다음으로 넘어가기 위해 우리에게는 늘 다른 방식의 거리감이 필요하겠지요. 어쩌면 일 년 전의 연말과도 사뭇 다른 분위기 속에서 우리의 몸에 아로새겨진 거리감이 있는지도요. 그럼에도 한 해를 마무리하며 여기 모인 것이 참 신기하다, 신기하고 안심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프닝 나이트」는 문학-예술의 소수자성과 당사자성을 둘러싼 논의들 이후의 어느 장면입니다. 김병운 작가님이 언젠가 나를 걸고 넘어지던 것들을 제쳐두고 나아가게 되는, '나'를 초과하는 순간에 대해 이야기하신 것이 기억에 남아요. 구체적인 '나'의 몸으로 비로소 '나'를 넘어서게 되는 순간을요.
서이제 작가님은 가속화되는 세계에 대한 제어 장치로서의 문학-예술에 대해 이야기하셨어요. 「초 단위의 동물」은 인간의 '시간'을 해체하며 우리를 문득 멈춰 세우고, 다른 곳으로 이끕니다. '시간을 들여 일하는 만큼 일할 수 있다'는 노동 감각은 얼마나 이상하고 또 익숙한 것인지요. 
「끝말잇기」는 입을 크게 벌린 아이들의 목구멍, 그 캄캄하고 깊고 투명한 공간으로 멀리멀리 나아갑니다. 저는 이 소설을 읽고 편집하는 동안 마음속 무엇이 내려앉는 듯한 안도감을 느껴왔어요. "한 번만 다시 놀아줘"라고 귀신-아이들에게 초청을 청하는 성수나 작가님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아밀 작가님은 다채로운 관계의 지속 가능성에 관한 대화를 이어주셨어요. 우리는 어떻게 파멸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서로의 곁에 존재할 수 있을까요. 소설에서 어떤 환상을 투사하는 데 있어 일련의 제동을 두는 방식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눠주셨습니다. 「어느 부치의 섹스 로봇 사용기」에서는 그것이 "진짜(들)"에 대한 일종의 폭로이자 전환으로 드러나지요.
안윤 작가님의 「핀홀 pinhole」 역시 "얼마나 안다고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으로부터 지워진 존재에 가닿는 다리를 직조합니다. 몸(들)과 만난 경험으로부터 이 이야기를 써내려갈 수밖에 없었다는 작가님의 찬찬한 목소리를 들으며, 어떤 거리감을 인지할 때 비로소 발화되는 것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나'를 완전히 지울 수 없지만 그럼에도 외면하지 않고 똑바로 응시하는 용기에 대해서요. 
마주하는 용기는 '멈추고 싶을 때 멈추는' 일에도 필요합니다. 그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우리는 언젠가 저마다 몸으로 겪어보았지요. 이유리 작가님이 "실패자 둘이(또는 하나가) 맥주를 마시는 이야기"라고 축약해주신 「달리는 무릎」에 많은 븐들이 접속할 수 있는 이유일 거예요.

「무심과 영원」 속 '진주'와 나란한 몸으로 최추영 작가님이 이야기하셨듯 이 세계는 대체로 늘 불확실하고, 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할지 믿을 수 없어지는 순간을 목도하곤 합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많은 것이 빈번하게 무용해지고요. 그렇지만 그대로 머무는 것도 아예 벗어나는 것도 아닌 몸으로-

우리는 여기에 있었어요.
그리고 여기에 "있다"고
서로에게 말해줄 수 있습니다.

때로 무너지는 마음이 있더라도 
작가님들께서 당부하셨듯
사랑과 나아감을 포기하지 않으시기를. 

안팎으로 따뜻한 크리스마스와 연말, 그리고 새해 지내시기를 바라요.
 
찬찬한 안부를 담아
편집자 드림
진부책방 @jinbubooks
문학살롱 초고 @chogo_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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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따로 또 같이 존재하는 곳
여기, 뚫고 나오는 이야기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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