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사람이 만듭니다. 
유유에서는 보름에 한 번, 책의 사람을 만납니다. 
책의 세계에서 일하는 이들의 숨은 이야기를 궁금해하실 독자께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보름유유 구독자 여러분! 저는 유유출판사의 편집사(편집자+동식물 집사) 김은우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이렇게 인사드리게 되어 무척 떨리는 마음입니다. 앞으로 보름유유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편집자는 앉아서 원고를 읽고 교정교열 업무를 주로 하는, 정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많을 거예요.
저도 편집자가 되기 전에는 그런 줄 알았거든요. 편집자는 굉장히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그 사람 속에 있는 생각을 끄집어낼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하더라고요. 편집자가 된 후로 자신의 분야를 열정적으로 개척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저자 선생님들을 만나는 건 가장 신나는 일 중 하나예요. 

작년 10월 유유에서 출간된 『프리랜서로 일하는 법』의 저자 이다혜 선생님과 함께 작업하며 ‘아, 이 사람 마이웨이로 살아가는 거 너무 멋지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히 프리랜서로만이 아니라, 덕질하는 것이 넘치고 하고 싶은 일은 꼭 해야 직성이 풀리는 한 여성으로서 선생님의 다양한 목소리와 매력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여러분도 ‘주체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선생님의 삶의 태도를 한번 들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동물을 무척 좋아해요. 자타공인 동물러버! 그래서 앞으로 인터뷰이의 반려동물도 함께 소개해드릴게요!🐱 )

내 마음대로 사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지!
이다혜 - 프리랜서 에디터. 『프리낫프리』 창간자이자 편집장. 
'큰일은 여자가 해야지' 팟캐스트 공동 진행자. '콘텐츠그룹 더 스토리 B' 대표.

→ 안녕하세요, 선생님. 선생님은 대부분 본인을 ‘프리랜서 에디터’라고 소개하실 것 같아요. 프리랜서라는 점을 제외하고 선생님을 새롭게 소개해주신다면요?

← 프리랜서는 자기소개가 구구절절 길어요. 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죠. 그래서 2020년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면서 저를 소개하는 짧은 표현을 만들었어요. ‘콘텐츠로 재미있는 물결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콘텐츠라고 해도 주로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를 만들지만,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하고 싶어요. 제가 콘텐츠 업계에서 커리어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도 콘텐츠로 재미있는 물결을 만들고 싶어서였어요. ‘재미’라는 표현이 납작하게 보면 그냥 유쾌한 상태로만 보일 수 있지만, 저에게 재미란 성취, 의미, 함께하는 순간 등 모든 것을 포괄해요. 말과 글로 의미를 발견하고 함께 성취하고 성장하는 재미를 발견하고 싶어요.


→ 공대를 나오셨는데 지금은 완전히 다른 일을 하고 계세요. 공대쪽 일은 잘 안 맞으셨던 건가요? 

← 맞아요.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해서 산업공학과로 졸업했어요. 정말 무슨 생각으로 공대를 갔는지 모르겠어요!

고등학생 때는 나의 모든 경험을 유예하잖아요. 문화, 연애, 활동, 취미... 모든 것을 유예하다가 대학에 입학해서 결심했던 게 ‘나는 1년 간 공부를 절대 하지 않겠다’였어요. 쓸데없는 짓만 해야지, 생각하며 입학하자마자 학사경고를 연달아 받았어요. 아마 사춘기 때 방황을 하지 못해서 늦게 중2병에 빠졌던 것 같아요. 나의 소명이 무엇이고 나는 왜 존재하는 걸까, 이런 생각하다가 휴학을 했죠. 전공도 맞지 않았고 잠시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는데, 좋은 핑계가 어학연수였어요. 돈이 없어서 8개월 정도 아르바이트해서 비행기표 값이랑 초기 3개월 정도 생활비를 마련해 캐나다로 갔어요. 1년 간 어학연수를 빙자한 방황을 하면서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 쓸데없는 일을 많이 하셨다고 했는데, 아르바이트나 어학연수는 쓸데없는 일이 아니잖아요. 되게 열심히 사신 것 같은데. 학생 때 어떤 쓸데없는 일들을 하셨어요?

← 제대로 놀았죠. 일단 술을 많이 마셨어요. 술은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하는 매개체 같았어요. 대학 입학하고 100일 연속 술을 마셨어요. 건강 생각해서 적당히 했어야 했는데, 스물한 살이 무슨 건강 생각을 했겠어요. 와우(월드 오브 워 크래프트World of Warcraft)도 했고요. 음악동아리 활동도 졸업할 때까지 하면서 1년에 두 번씩 큰 공연을 하기도 했어요. 휴학도 오래했고요. 복학할 때 산업공학으로 전공을 바꿨는데, 전과하고 나서도 공부 안 하고 맨날 책만 읽었어요. 역사소설에 심취했었거든요. 선배가 요즘 취직하려면 그렇게 살면 안 돼,라고 말할 정도로. 


→ 음악동아리라니 멋져요! 

← 창작곡을 만들어서 활동했는데 졸업할 때까지 거의 7년을 활동했어요. 저는 보컬이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노래하는 걸 좋아해서 합창반도 했거든요. 그리고 베이스도 쳤어요. 복학 후에는 공연 연출도 했고요. 그때는 참 이 짓을 왜 하나 싶으면서도 무대에 오르면 너무 좋으니까. 그 희열을 느끼려고 방학마다 공연 준비한다고 두 달씩 냄새 나는 지하 연습실에 처박혀 살았어요. 생각해보면 대학에서 공부한 기억보다 공연 준비한 기억이 더 많아요.


→  그럼 소설을 많이 읽으면서 글을 쓰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되신 걸까요? 어떤 계기가 있으셨나요?

←  계기라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 기억나는 담임선생님이 김도경 선생님이라는 분이에요. 그때 유일하게 우리 반에만 있는 수업이 있었어요. '시 맛보기'라는 수업이었는데, 이 시간이 되면 학교 운동장에 나가서 멍하니 있다가 아무거나 썼어요. 그때 저는 시를 처음 써봤거든요.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서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때부터 시 노트를 만들어서 시를 썼죠.

중학교 때는 홈피 문화가 유행이었는데, 포토샵, 드림위버, html을 독학해서 홈페이지를 만들었어요. 거기에 소설을 써서 올리고 그랬어요. 계속 표현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었던 거죠. 근데 국어보다 항상 수학을 더 잘해서 고등학생 때 이과를 선택하고 컴퓨터동아리를 했고요. 뭣 모르고 일단 컴퓨터공학과를 갔는데 방황하면서 깨달은 거죠. 아, 나는 표현을 하고 싶은 사람이구나.


→  얼마 전에 꽤 좋은 홍보업계에서 입사 제안을 받았는데 주체적으로 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셔서 고민하다가 거절하셨다고 들었어요. 주체적인 삶에 대한 갈망이 항상 있으셨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회사 없이 혼자 일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두렵거든요. 

← 기본적인 성향이 그런 것 같아요. 부모님이 결혼하기 전에 제 남편한테 딱 한마디 하더라고요. “다혜는 지 맘대로 해야 살 수 있는 사람이니까 지 맘대로 하게 가만히 내버려 두게”라고요. 부모님 말을 듣고 아, 그래. 내 맘대로 사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지, 하고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더라고요. 하하.

대학 입시 때 부모님은 의료계로 가길 희망했어요. 의대 갈 성적은 안되니까 간호대, 임상병리, 물리치료 등 의료계에서 일하는 전공을 선택하라고요. 그런데 저는 정해진 길이 너무 답답하게 느껴지는 거예요. 내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일단 가 보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어쩌면 그때부터 주체적으로 내 길을 만들어 가기를 원했던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근데 20퍼센트 정도는 유전적인 영향이라고 생각해요. 아빠가 회사만 가면 맨날 상사랑 싸우고 두 달 만에 때려치우셔서 결국 사업을 하셨거든요. 


→ 콘텐츠 쪽 일을 계속하고 계시는데, 이 업계의 ‘정답 없음’에 익숙해지셨는지 궁금해요. 저도 편집자로 일하면서 끊임없이 저에 대한 불신에 시달렸거든요. '나의 결정이 올바른 걸까?' 하는 의심이요. 벌써 5년차라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된 것 같은데 아직 어렵네요. 선생님은 좀 괜찮아지셨나요?

← 익숙해지진 않았는데 받아들인 것 같아요. 예전에는 불안함과 모호함을 견딜 수가 없어서 수학 문제집을 막 풀고 그랬어요. 정답이 딱딱 떨어지는 데서 쾌감을 얻었던 거죠. 지금은 ‘내가 답을 못 찾은 게 아니라 원래 답이 없잖아’ 하고 스스로를 설득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프리낫프리』를 만들 때 '이게 맞나?' 하고 계속 의심하다 보니 일이 진행되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대신 '뭐가 더 필요하지?'라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어요. 더 나아지는 질문을 하는 방향으로. 사실 『프리랜서로 일하는 법』을 쓸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래서 일단 썼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또 써서 가득 채웠다가 필요 없는 부분을 덜어냈죠. 결과를 내고 난 후에는 웬만하면 '이러면 더 좋았을 텐데' 이런 생각은 안하려고 노력해요. 정신건강을 위해서. 내 선택을 되돌릴 순 없으니까요.


→ 여러 가지 분야에서 덕후이신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떤 것 덕후세요?

← 캠핑이 마이너일 때부터 캠핑을 엄청 좋아했어요. 열한살 때부터 부모님이 저를 데리고 캠핑을 다녔는데 그 기억이 좋았나 봐요. 성인이 되고 다시 캠핑을 시작해서 지금도 한 달에 한 번씩은 캠핑을 가요. 그리고 한국, 미국, 일본드라마 가리지 않고 덕후예요. (게으른 사람은 덕후가 절대 될 수 없어요!) 기본적으로 콘텐츠 덕후예요. 아, 오마이걸 덕질도 하고 있어요. 우스갯소리로 오마이걸 기획사가 망원에 있어서 망원으로 이사 왔다는 말을 할 정도로요. 하하.


→ 주체적인 여성으로서 결혼하고 삶이 더 나아지셨는지 궁금해요. 저는 결혼 생각은 아직 없지만, 사회에서 보면 결혼해야 할 나이인데 가장 어려운 문제 같아서 엄두가 안 나거든요. 특히 주체적인 성향의 선생님이 결혼을 통해 어떤 변화를 겪으셨는지 들으면 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한 사람의 캐릭터는 입체적이잖아요. 원초적인 이다혜가 있고, 일하는 이다혜가 있고, 페미니스트 이다혜가 있고요. 전 외부에서는 가장 독립적이되 내 사람에게는 가장 의존적인 사람이에요. 그래서 결혼생활에 만족하는 편이에요. 안정적인 관계 안에서 결핍된 것들을 서로 다독일 수 있으니까요. 혼자여도 행복할 수 있지만, 공인된 애정이라는 기반이 큰 안정감을 주는 것 같아요. 

하지만 '페미니스트 이다혜'로서는 결혼하면서 너무 힘들어졌어요. 하나하나가 투쟁이랄까요. 기혼여성에 부여되는 역할들이 있잖아요. 그 역할이 부당하다고 느껴질 때도 많아요. 갈등이 생기면 이 갈등의 원인은 가부장제의 잔재일까, 우리 관계의 문제인가, 아니면 내 피해의식일까 매일 고민하고 있어요. 정말 가부장의 최전선에서 투쟁하듯 산다고 봐야죠. 어떤 면에서는 타협하기도 하면서요. 

결혼하기 전에 고려해야 하는 건 ‘내가 뭘 좋아하느냐’가 아니라 ‘뭘 견딜 수 있느냐’예요. 행복은 모양이 다를 뿐이지, 내가 혼자여도 행복할 수 있고 같이 있어도 행복할 수 있잖아요. 하지만 견디는 건 다른 개념 같아요. 결혼하면 결혼하지 않았을 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을 견뎌야 하거든요. 예를 들면 '나는 시가에 갈 수 있나?', '나와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타인과 한 공간에서 계속 타협하며 살 수 있는가?' 등.

흥미롭게 느끼는 지점이 있는데, 기혼과 비혼이 직장인과 프리랜서랑 비슷한 것 같아요. 기혼자나 직장인은 결속되고 구속되잖아요. 이 덕에 안정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원치 않지만 해야 하는 일들도 많아서 답답할 수 있죠. 반대로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과 프리랜서는 결속과 구속이 약해서 더 자유롭지만, 반대로 더 불안하고 외로울 수도 있죠. 내가 결속을 못 견디는 사람이냐, 불안감을 못 견디는 사람이냐에 따라 연애와 일의 형태를 결정하게 되는 거 아닐까요. 


→ 10년 뒤에 어떤 모습이실 것 같으세요?

← 살면서 계획대로 된 게 하나도 없었어요. 그래서 계획을 안 세우기 시작했죠. 큰 흐름만 생각하기로 했어요. 20대 때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돼서 마흔 전에 내 이름을 걸고 책을 내고 싶다. 이 꿈은 유유에서 이뤘네요. 30대 때는 조금 더 깊은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콘텐츠를 만들자. 40대의 흐름은 이제부터 고민해 나갈 것 같아요. 하지만 저의 가장 큰 흐름은 '주체적으로 살자'예요. 이 감각을 잊지 않도록 꾸준히 헤쳐 나가고 싶어요. 제일 이상적인 것은 연금복권이 돼서 원하는 글을 쓰고 책을 내는 거겠지만. 하하.


→ 반려묘 썬더와 수라, 귀여움 좀 자랑해 주세요! 

← 썬더랑 수라는 제주 행원리에서 온 아이들이에요. 올블랙 마당냥이가 새끼를 낳았다며 입양처를 찾는 글이 네이버 카페에 올라왔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두 아이가 저희 집에 있더라고요(제주에 살 때 입양했어요). 수라는 삼색이에요. 암컷이고 예민하지만 사랑이 가득한 아이예요. 어디든 앉아 있으면 제 무릎에 올라와 고롱고롱대며 잠을 청해요. 호기심이 많고 활동적이고 입이 짧아서 살이 찔 틈이 없어요.

썬더는 고등어 수컷이에요. 고양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예측을 빗겨가는 아이에요. 배를 만지는 것, 뜨끈한 아랫목에 대자로 배를 까고 누워 있는 걸 좋아해요. 건사료를 좋아해서 뚱냥이가 됐지요. 썬더는 작년에 특발성 발작이 왔어요. 원인을 찾겠다고 MRI까지 찍었지만, 특별한 원인은 못 찾았어요. 김명철 수의사에게 상담했더니 발작하는 고양이에게 캣타워는 위험하다고 해서 캣타워도 두지 못하고 있어요. 늘 미안한 마음이 있어요. 더 좋고 비싼 걸 해주고 싶은데 못해 줘서 미안하고, 한 아이를 쓰다듬으면 다른 아이가 옆에 와서 자기도 쓰다듬어 달라고 하거든요. 외동이었다면 이 모든 사랑을 차지했겠지? 그래도 최선을 다해 챙기고 사랑해 주려고요. 이제 네 살이에요. 아프지 않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지냈으면 좋겠어요.

날씬 미묘 삼색이 수라

고등어 썬더(대자로 누워 있는 사진이 90%인 뚱냥이)


→ 당뇨를 앓고 계시잖아요. 먹는 게 많이 제한돼서 힘들 것 같아요. 인스타에서 보니까 음식에 상당히 진심이신 것 같은데, (선생님이 추천하신 우동집에 찾아간 적도 있어요.) 이 병과 어떻게 살아가고 계시는지 궁금해요.

← 제가 식탐이 되게 강해요. 근데 당뇨 때문에 삼시세끼를 정해진 시간에 챙겨 먹어야 하고 운동도 해야 하고 생활을 새로 세팅해야 하는데, 이게 참 어려워요. 이 식탐을 지우지 않으면 아프지 않고 살 수가 없는 거예요. 서른 살에 당뇨가 발병했는데, 그 이후 7년 동안 이 욕구를 채울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 올해 깨달았어요. 글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걸요. 먹고 싶은 음식들에 대한 글을 쓰기로 한 거죠. 그 음식이 왜 좋은지 생각하다 보면 그 음식에 대한 추억과 에피소드가 마구 떠올라요. 예를 들어 저는 여름에 세 가지 빨강 과일을 좋아하거든요. 찰토마토, 수박, 자두! 이 세 과일에 대한 추억을 풀어내는 식으로요. 프리랜서에 대한 글은 이성적으로 진지하게 접근해야 하는데, 음식에 대한 글은 제약 없이 마음껏 쓰는 글이니까 쓸 때마다 행복하더라고요. 

지금이야 아픈 몸과 정신에 관해 많이 이야기되고 있지만, 제가 서른이었을 때만 해도 서른은 청춘! 건강! 이런 느낌이라 되게 힘든 시기를 보냈어요. 이 병과 어떻게 슬기롭게 살아갈 것인가 여전히 탐구하는 중이에요. 흔한 병이지만 흔하지 않은 나이에 발병하면서 그 안에서 느낀 약자성도 있거든요. 병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게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배운 점도 있고요. 치유의 관점에서 이 병에 대해 써 보면 이 병과 친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저 같은 사람도 소수가 아닐 테고요.


→ 저랑 1분 거리에 사는 같은 망원 주민이시잖아요. 마지막으로 망원 맛집 추천해 주세요! 

← 망원우동집! 많이 아실 텐데, 24시간 우동집이에요. 근데 여기는 술 다 마시고 3, 4차로 가야 하는 곳이에요. 뜨끈한 우동 먹고 마지막 소주를 때릴 때의 그 맛을 잊지 못하겠어요. 요즘은 고급 우동집이 대세인데, 여기는 딱 옛날 포장마차 우동 맛이에요. 그리고 발리인망원! 발리 여행을 갔었는데, 발리보다 여기가 더 맛있어요. 카페는 낙랑파라라는 곳이 있는데 커피 맛이 정말 좋아요. 내가 디저트 덕후다 하면 베리빈베이커리 꼭 가보세요. 츄러스컵케이크가 있는데.. 너무 좋습니다. 유혹을 참지 못하고 딱 한 번 먹어봤어요.

다음 보름유유 예고! 누구일까요?👀
"일을 하면서 제가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새로운 걸 알아가고, 지적 호기심을 채우고, 다양한 것을 알아가는 것에 대한 기쁨.
그 지식을 써먹으면서 느끼는 기쁨보다 그냥 아는 것 자체를 제가 정말 기뻐한다는 걸 알았어요."
오늘의 보름유유, 어떠셨나요?
도서출판 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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