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맞다, 이어폰!
집을 나와 마을버스를 타며 아차차 했습니다. 여러분은 챙기셨나요? 
이어폰이 있으면 한층 좋을, 음악이 잔뜩 실린 각주 45호 띄웁니다.

신악서총람 코멘터리: 당신이 무엇을 듣든 여기서 찾을 수 있다

🦻 팔랑


🎷 재즈

하루키와 재즈, 베이커와 스탄 게츠, 듀크 엘링턴과 콜트레인, 모타운과 그리고 블루노트. 아아, 블루노트. '재즈를 들으려면 뭐부터 시작해야 ?' '블루노트부터.' 재즈광들의 숱한 대답! 재즈의 역사에 앞에 놓여야 레이블. 블루노트의 펑키하고 소울풀한 재즈는 록의 침공에 재즈가 응전했던 최초의 반응이 아니었을까?” 대목에서 편집자는 흐흐흐, 웃으며 고개를 주억거립니다. “그런데 이름이 블루노트인거야?”라고 묻는 친구가 있다면, “아이고, 그걸 모르는구나!” 하고 신악서총람 226쪽을 읽어보라고 하세요.


🎻 클래식
쇼스타코비치가 스트라빈스키를 무척 애모했다죠. 책에 등장하는데, 저는 요사이 쇼스타코비치를 자주 들어요. 15 전엔가 솔로몬 볼코프의 『증언』 인상 깊게 읽은 여러 권의 쇼스타코비치 관련 책을 보았고, 시대의 소음 통해 그의 고통과 악몽을 짙게 그려볼 있었어요. 죽은 자들의 도시를 위한 교향곡 가운데 가장 인상 깊은 책이었어요. 교향곡 7번을 통해, 레닌그라드를 둘러싼 분위기, 당시 긴박했던 움직임, 쇼스타코비치 개인이 맞닥뜨린 상황과 주변의 음악인, 예술가 들의 고통 또는 선택, 그리고 음악이 전하는 . 이렇게 글을 있구나, 장탄식을 하고. 익히 알면서도 장호연 선생의 번역에 감탄하며, 그리고 본문의 묵직함과 혼돈과 혁명을 자연스럽고 완벽하게 표현해준 표지까지. (표지는, 마티와 마이너 필링스, 젊고 아픈 여자들 작업한 김동신 디자이너라는 사실은 비밀) 아직 갖고 계시다면 절판될지 모르니 빨리 사두시길!

🎧 대중가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나온다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황금심, 조용필, 서태지와아이들, BTS, 케이팝의 역사까지. 그런데 언제부터 해방 후 한국에 대중가요라는 장르가 자리잡기 시작했을까요? 당연히 그 얘기도 나와요(찾아보기 

트로트항목 참조). 재즈송과 트로트의 대결 이야기에서 가왕 조용필을 저항가수로 자리매김하려 애쓰는 평론가의 애틋한 팬심까지 등장하는 와중에, 자꾸 한대수, 산울림, 신중현 등이 등장하니까 문득 아무거나 들어보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마침 등장하는 노래가 있길래 찾아서 재생 버튼. 「강변에서」(1976, 김민기가 만들어 송창식에서 주었다고 해요) 틀었어요. 저는 곡을 처음 들은 순간부터 지금까지 사방이 조용해지면 귀벌레처럼 맴돌아요. 아이야, 불밝혀라~~~. 뱃전에 불밝혀라~~. 한번 귀벌레로 자리잡으면 오래가는데, 하필 이토록 처량하고 구슬픈 노랫말이⋯


🎤 힙합
가장 비중 있게 다루는 장르예요. 힙합의 시작을 얘기하니 당연히 미국의 인종차별 문제를 다루고, 래퍼들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랩의 가치와 특징은 무엇보다도 사회적인 목소리를 담은 시라고 할 수 있는 가사에 있다” 고 압드 알 말리크는 얘기합니다. 미국에서 랩은 현대의 시로 추앙받죠. 닥터 드레, 스눕독, 에미넴 등의 위상이야 두말할 필요도 없겠죠. 그런데 한국에서는 조금 분위기가 다른 것 같아요. 일단, 누구보다 민감하고 섬세한 젊은 시인들이 래퍼들의 가사에 그다지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아요. 왜일까요? 

🎸 록

일단 찾아보기 항목만으로 보면 제일 잦은 횟수로 등장하네요.🙃 지미 헨드릭스가 엄청난 분량의 글을 써댔다는 사실도(거의 강박적으로 글을 썼다고.), 당시의 록밴들에 비해 이례적인 규모와 장비를 동원한 핑크 플로이드의 거대한 쇼가 대체 얼마나 흥행했는지도 흥미로웠지만, 저는 무엇보다 굉음의 혁명 찾아보시길 권해요. 저의 시절, 뒤늦게 레드 제플린과 메탈리카, 주다스 프리스트를 들으며 강남 타워레코드 구석에서 30 있다가 헤드폰을 빼면 족히 1분은 주변이 정적이 되죠. 모든 소리가 새까맣게 되는 느낌. 쇳소리를 내며 사라지는 흔적은, 마치 청력 테스트기에서 울리는 소리와 비슷했네요. 아무튼, 기타! 기타가 생명이죠. 그런데 전자기타 그야말로현대에 발명된악기잖아요. 굉음의 혁명 굉장한 이야기들이 나와요. 책도 장호연 선생님 번역!


코멘터리가 끝이 안 날 것 같아요. 뉴스레터 내보내야 한다고 동료들의 소리없는 아우성이⋯

“요샌 들을 게 없어. 뭘 들어볼까⋯?” 하시는 분들께 특히 신악서총람을 추천합니다. 읽고 들을 보물들이 흥부네 박 터지듯 쏟아져요!

재즈를 들어볼까요! 

🔊 모베


28년 전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바로 그 패션) 배꼽이 보이도록 짧은 상의, 밑위가 긴 하의를 입은 젊은 여성들이 서울의 거리를 누비던 1994년, 재즈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차인표가 색소폰으로 재즈를 연주하는 (역시 변함없이) 재벌 2세를 연기한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때문이었습니다. 한국의 거품 경제가 시작하던 무렵이었으니 모든 것이 맞아떨어졌습니다. 농촌의 때를 벗은 도시에서 담배 연기 속에서 위스키를 마시며 듣는 음악 재즈는 매끄럽고 세련된 음악이었죠. 거기에는 흑인 뮤지션이 겪어야 했던 인종차별도 즉흥연주도 거친 리듬도 없었습니다. 바로 그해에 내러티브도 뒤엉키고 등장인물의 일관성도 없고 야하기도 한 장정일의 소설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가 출간되었습니다. 소설에 ‘재즈교회’가 나오긴 하지만 음악이 이야기의 모티브가 되는 소설은 아닙니다. 그러나 수없이 일어나는 조바꿈, 엇박자가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이 소설 즉흥연주 같이 쉬이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1984년 시를 발표하면서 38년째 소설, 시, 희곡, 서평, 칼럼 등 여러 글을 쉼 없이 써오고 있는 장정일이 우리 사회에서 한 역할은 예나 지금이나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안온함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엇박자와 불협화음을 들려주는 일입니다. 취하고 잊기 위해서가 아니라 쓰리게 깨어 있기 위해서 찾는 재즈 같은 글을 장정일은 쓰려고 노력합니다. 예전에는 소설과 희곡이었고 요즘에는 주로 서평의 형태를 취하지만 그의 연주는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세상이 더 많이 바뀌었지요. 『신악서총람』과 함께 들을 만한 재즈 음반 한 장 소개합니다. 래리 캐러시(Larry Karush)가 1998년에 발표한 「즉흥연주자의 예술」(The Art of the Improviser)입니다. 스탠더드 곡을 재해석하거나 양식화된 재즈보다 즉흥성을 강조한 음반입니다. 재즈를 들어볼까요!

음악책🎼 전문
🎵  음악책 출판사

2003년 클래식 음반 매장으로 문을 연 풍월당은 그간 한국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음악책을 출간해 클래식 애호가들의 사랑을 둠뿍 받고 있죠. 슈만, 슈베르트, 아바도 등 거장들의 평전과 오페라 총서가 특히 기억에 남네요. 더불어 알찬 음악 강연으로도 유명해요. 『교향곡』의 저자 최은규 선생님의 강연도 인기 강연 중 하나!


안나푸르나

재즈, 힙합, 브릿팝, 대중음악 등 장르 불문 흥미로운 음악책을 내는 안나푸르나는 클래식음악 입문서에 치우쳐 있던 음악 서가의 다양성을 끌어올린 출판사라고 생각합니다. 안나푸르나 대표님이 무진장한 음반 수집가이자 오디오필이라는 소문이 자자한 만큼 음악책에 진심이죠. 마티 신간 신악서총람』에 자주 등장하는 출판사 top 3에 들기도! 재즈를 좋아하시는 분께, 색소포니스트 스탄 게츠의 평전 『Nobody Else But Me』 추천합니다. 


프란츠

프란츠는 음악책을 만들고, 음악을 주제로 한 물건도 만들고, 음악 이야기를 나누는 살롱도 운영하는 곳이에요. 프란츠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김동연 대표님 인터뷰 기사 보기 

간간이 재즈에 한눈을 팔며 꾸준히 클래식 음악책을 내는 출판사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거장이 만난 거장, 음악의 글 등 시리즈 기획에 강해요. 시리즈는 어지간히 밝은 눈과 끈기가 없이는 이어가기 힘든데 말이죠. 총천연색 표지 덕분에 멀리서도 ‘포노 책이다!’라고 알아볼 수 있어요. 마티 출판사 서가에는 거장이 만난 거장 시리즈가 반짝거리고 있답니다.


🎶  음악 서점

스테레오북스

부산에 있는 음악서점. 음악책이라면 어떻게든 서가에 자리를 마련해요. 다른 분야의 재밌는 책들도 점점이 있고, 맥주도 팔아요. 여름날 들러 한숨 쉬어가기 좋은 공간이에요.

7 어느 , 신악서총람』 북토크를 스테레오북스에서 열려고 해요. 소곤소곤 상의 !


라이너 노트

서울에 있는 음악서점. 초인종을 누르고 들어가야 한다는 약간의 부담만 떨친다면, 음악책들이 얌전하게 꽂힌 아늑한 서재에 들어갈 있어요. 문을 열어주신 분과 쭈뼛쭈뼛 인사하고 잰걸음으로 서가로 몸을 틀었던 저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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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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