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이 '독립언론' <시사IN>의 자존심입니다
안녕하세요,
후원독자님
〈시사IN〉 대표 이숙이입니다

 

“시사IN도 유튜브 시작했나봐요?”

최근 정치권 인사들과 통화하다보면 자주 듣게 되는 인사입니다.

 

제 답도 얼추 준비되어 있지요.

“시작한지는 몇 년 됐는데 올해 들어 주 5일 방송 체제로 전환해 매일 방송하다보니 확실히 활성화가 되는 듯 하네요. 추천 영상에 뜨던가요? 내친김에 구독 해놓으시고 틈날 때마다 시청하고 좋아요 눌러주시지요~~^^”

 

‘알고리즘’ ‘알고리즘’ 하더니 확실히 알고리즘이 중요하다는 걸 실감하는 중입니다. 이미 감지들 하셨겠지만 2024년 들어 시사IN 유튜브가 푸른 용 마냥 비상하고 있습니다. 지난 연말 차형석 편집국장이 예고해 드린 대로 1월2일부터 매일 방송 체제로 바꾸고 김은지 정치팀장이 사회를 맡았습니다. 출연진도 ‘입담 좋고 뉴스 장악력이 뛰어난’ 분들로 빵빵하게 섭외했는데 그 전략이 주효한 듯 합니다. 8만 구독자까지 1년 반이 걸렸는데, 한달 사이 4만 명 가까이 늘어 1월26일 현재 12만 명 이상이 시사IN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고 있습니다.

 

사실 정해진 인원 안에서 시사IN 주간지도 만들고 유튜브에도 신경을 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게다가 잘 아시다시피 시사IN 기자들은 긴 호흡을 가지고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 담는 훈련을 끊임없이 해온 터라, 휘발성 강하고 이른바 ‘말빨’이 중요한 유튜브 출연에 상대적으로 거리감을 느끼는 측면도 있습니다. 시사IN이 이미 몇 년 전 유튜브 실험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일주일에 한두 차례 방송에 치중했던 것은 아마도 그런 특수성이 작동해서였을 겁니다.


하지만 대세라는 건 참으로 무서운 것이더군요. 유튜브나 숏 영상의 편향성, 극단성에 대한 우려와 지적이 끊임없이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활자가 아닌 영상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흐름이 점차 강화되면서 시사IN도 유튜브 방송을 마냥 곁다리로만 여길 수는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다. 열심히 취재하고 분석한 내용을 한 명이라도 더 많은 독자에게 전달하고픈 것은 언론의 사명이지요. 앞으로 매체 환경이 또 어떻게 급변할지는 모를 일이지만요. 현 시점에서는 우리가 주력 상품으로 만들고 있는 주간지와 함께 유튜브 방송이라는 영향력이 막강한 또다른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해보자는 데 일정 부분 합의가 이뤄진 셈입니다. 물론 여기에서의 제1 명제는 “영상 저널리즘에서도 권력 감시, 정보 전달, 재미와 감동 추구라는 언론의 기본 사명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겠지요.


다행히 이런 고민들을 시사IN의 제작진은 물론이고 다양한 성향의 출연자들도 충분히 이해해주시는 듯합니다. 그 결과 구독자가 급증하고 시사뉴스 알고리즘에 시사IN 채널이 추천되면서 시사IN을 잘 모르던 분들도 시사IN이라는 매체와 그 노력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시는 듯 합니다. 특히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시사IN 주요 기사를 소개하고 링크까지 안내하는 시도는 영상 플랫폼을 통해 활자의 세계로 인도하는 새로운 콜라보 아닌가 싶습니다.

 

이처럼 시사IN 유튜브가 활성화되고 매일 오후 다섯시만 되면 회사 안팎이 유명 인사들로 북적이다보니 대표 처지에서는 또다른 고민거리가 생겼습니다. 바로 공간 걱정인데요, 시사IN 유튜브를 보신 분들은 단박에 눈치채셨겠지만 시사IN 유튜브가 제작되는 스튜디오(?)는 한 평 남짓한 아주 작은 공간입니다. 원래 시사IN 과월호와 단행본, 이런저런 잡동사니를 쌓아두던 창고였는데 지난 해 미술팀 이정현 팀장을 비롯해 손재주 좋은 기자들이 직접 바닥과 벽에 방음재를 붙이고 전선 공사도 하는 등 하나부터 열까지 손수 리모델링한 공간입니다. 라이브 방송 도중 어떤 시청자 분이 댓글창에 “(스튜디오) 배경이 너무 흰색이라 묻힌다”고 지적을 하시길래 뜨끔했는데, 벽 색깔을 유채색으로 바꾸면 아마도 작은 공간이 더 작아보일 지도 모를 노릇입니다ㅠㅠ

 

요사이 제 머릿속은 “어떻게 하면 한 평이라도 더 넓은 공간, 그것도 시사IN 자체 공간을 마련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가득합니다. 안 그래도 2007년 창간 이후 내내 세입자 처지라 독자들과 만나는 행사를 할 때마다 따로 장소를 임대해야 하고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창간 20주년 행사는 제발 우리 건물에서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는 스튜디오에 출연자를 한 분이라도 더 모시기 위해서라도 시사IN 공간이 절실해졌습니다.

 

올 가을이면 창간 17주년입니다. 3년 후 창간 행사는 시사IN 건물에서! 시사IN 독자들을 모두 모시고! 공개방송을 하면서! 신나게 치르고 싶다는 새로운 꿈! 인쇄매체의 소멸을 걱정하는 시기에 오히려 새로운 희망을 품고 더 많은 독자들과 만날 방안을 이리저리 모색해보려는 엄두라도 내게된 것은 역시나 든든한 우리 시사IN 후원자 님이 계시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2023년 1년간 712명에 이르는 후원자께서 물심양면 시사IN을 응원해주셨습니다. 그 후원금으로 탐사보도를 위한 기획과 취재를 지원하고, 대학 언론인들이 꿈나무로 자라날 수 있도록 상을 주어 응원하고, 시사IN을 구독하고 싶지만 여력이 없어 안타까워하시는 분들에게 매체 나눔을 하는 등 의미 있는 활동들을 전개했습니다. 그런 활동들이 동력이 되어 시사IN 유튜브 방송이라는 새로운 실험까지도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드디어 탄탄하게 도약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후원금 내역과 나눔인 사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조만간 시사IN 기사를 통해 안내할 예정입니다.)

 

내우외환의 고물가 시대, 정치·사회적으로도 신나는 뉴스보다 마음 아프고 답답한 뉴스가 더 많은 시기, 묵묵하고 꿋꿋하게 시사IN과 기자들을 응원해주시는 후원자님께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2024년에도 더 알찬 콘텐츠를 지면과 방송을 통해 전달할 수 있도록 저희 시사IN 가족 모두 발에 땀나도록 뛰어보겠습니다.

 

다가오는 설 명절 평안하게 보내시고, 올 한해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이 최고입니다!!!


             2024년 1월
이숙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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