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 좋은 사람 만나기!
Tangerine.soo🍊
권귤 2022년 가을! 뉴스레터 No.10
오래 기다리셨어요 여러분.
오늘은 있던 약속도 취소하고 이 글을 쓰러 왔어요. 하루하루 살기 바쁘지만, 제 이야기로 누군가는 용기를 얻을 생각을 하니 힘이 납니다.

최근에는 제 친동생도 남자만나기 프로젝트를 하면서 힘들어하기도, 즐거워하기도 해요. 그 힘든 과정이 지나면 관계의 왕!이 되고 좋은 남자를 만날 겁니다. 제 동생도 그리고 당신도요!
오오! 드디어 사귐

네 번째 만남에 사귀었다.


지난번에 헤어지면서 준 책이 정말 마음에 들어서 만남을 결정했다.

지난번 뉴스레터 이후에 그 책에 대한 질문이 많아서 여기에도 공유한다.

바로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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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은 뒤 일주일 후에 만났다. 나는 일주일 동안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사귈 수 있겠다고. 그래서 사귀어야지!하는 마음으로 이 사람을 만났다. 같이 저녁을 먹고 카페에 갔다.


그날 좋았던 점:

그 남자 본인 마음에 '나를 좋아한다'는 확신이 있었던 점.

> 결단력 있는 남자고, 나를 더 좋아하고 나와 사귀고자 하는 남자를 만나고 싶었다. 썸만타다가 끝나는 흐물흐물한 관계는 지겨웠다.


불편했던 점:

1. 이 사람은 지난주 내게 '편지'로 사귀자고 했었다. 사실 사귀자는 말은 얼굴 보고 육성으로 했을 때 더 떨리는 법이다. 그런데 만나서는 그런 말을 다신 안하더라. 그러면서 내게 "네 우리 사귀어요"라는 말을 요구했다. 언제 답해줄거냐.. 이것만 재촉했다.


2. 입냄새가 났다. 이건 이 사람과 관계를 끊을 때까지 지속됐다. 이날 처음 알았다. 이 남자 입냄새 정말 심하구나...


그래도 결론!


이 사람의 하나님을 향한 믿음 하나만 보고 만나보자고 결론 내렸다.


두 시간 동안 고민했다. 이 사람이랑 정말 만나야 하는지.


그래도 내겐 연애경험이 더 필요했다. 그때까지 나는 딱 두 번의 연애만 있었었다. 그래서 경험을 위해서라도 만나보기로 했다. 경험이 많아야 지금 연애도, 다음 연애도 잘할 수 있는 법이다.

공개하기 싫지만 손잡힘


밥을 먹기로 하곤 커피를 마셨다.



좋았던 점:

1. 내 가방을 들어주고 손을 덥석 잡은 것? 용기있어 보였다.

2. 집까지 데려다줬다. (이 사람 집은 한 시간 반 거리였다.)



불편했던 점:

1. 입냄새가 났다.

마스크를 끼고 카페에서 대화를 했다. 카페에서 대화하면 뭐 얼굴을 가까이 맞대고 말하는 것도 아닌데, 입냄새가 마스크를 뚫고 내 코까지 들어왔다. 그래도 참았다.

 

2. 내 믿음을 확인하려고 했다. 

내가 자기를 사귀기로 한 이유가 정말 같은 믿음을 바라보는 삶 때문이 맞는지 내게 재차 확인하려고 했다. 그런데 너무 자세히 알려고 했다. 그건 친해져가면서 서로의 스타일을 알게 되고, 진심을 확인하게 되는 게 아닐까 싶었는데 이 사람은 너무 빨랐다.

지금 생각하면 그럴 시간적, 마음적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나이가 나보다 4-5살 많았으니 36-37살이어서 눈앞에 결혼만 보였던 것 같다. 원래 상대가 10000% 마음에 들고 나랑 맞아서 사귀는 게 아닌데. 일단 사귀고 난 다음에 알게되는 게 훨씬 많은데. 사귀고 나서 안 맞으면 헤어지면 되는 건데 말이지.


3. 나를 본인 기준에 끼워넣으려 했다.


내 블로그를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주식'과 '투자'기록을 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당장 주식을 다 팔라고 했다. 

(*지금 생각하면 투기로 했던 투자는 나도 잘한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때는 미숙해서 그랬다. 사람은 변하는 건데 변하기 전 지점이 그 사람과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우리가 서로를 비판할 만큼 친한 사이였던가? 서로를 알아가는 관계였을 뿐인데. 그러면서 맞는 부분, 안 맞는 부분을 확인하고 서로 맞춰가는 게 연애인데...

나는 화가 났는지, 부끄러웠는지, 무서웠는지 온 몸 근육이 부들부들 떨렸다. 


이날 이 논쟁을 하느라 저녁식사를 하지 않았다. 좋아하는 사람이 굶는 건 괜찮은 거였을까 그 사람에겐? 난 사랑하는 사람은 밥부터 멕이고 싶던데...


으.. 지금 떠올리니 정말 이상한 사람이었다.


결론:

몸을 부들부들 떨 때는 와.. 진짜 아니다 싶었는데

그래도 사귀기론 했다... 그래도... 그 사람의 신앙을 나도 닮고 싶었기에.


특이사항:


이후 엄청 고민을 했다. 만나기로 했지만 이 사람이 그닥 좋지 않아서. 정말 만나야 하는게 맞는지 이쪽저쪽 친구들에게 내 상황을 설명하곤 했다.


바로 이때 나는 내 많은 부분을 아시고 성장에 도움을 주시는 심리상담 선생님께 연락을 드렸다. 급하게 상담을 시작해도 되냐고. 선생님은 ㅇㅋ하셨고 상담을 시작했다. 선생님은 헤어짐에 마음이 기우셨다. 꼭 한번 더 만나서 헤어짐을 이야기해야겠냐 하셨다. 이사람과 헤어짐을 얘기하는 건 뭐로 하든 상관 없다고 하셨다.


하지만 먼저 헤어짐을 말하는 건 쉽지 않았고, 미루고 미루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섯번째 만남이 성사됐다.

이얏호! 드디어 마지막 만남

한 일:
밥을 먹었다. 굳이 내 회사 앞으로 온다고 했다.
어차피 다음날 만나기로 했었기 때문에 나는 안와도 된다고 했지만, 온다고 했다. 뭐 올라면 오라지.



불편했던 점:

서로 대화 결이 달랐다. 나는 일상 생활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지는 데 집중했는데, 그 사람은 내게 오래 생각해야 나오는 답변을 물었다. 이런 질문들이다.

"꿈이 뭐예요?"

"어디어디 선교 가봤어요?"


그걸로 날 판단하겠다는 건가 뭔가. 무례했다.


헤어지기 전:

지하철 역에서 헤어지려는데 갑자기 편지를 줬다. 

속으론 이랬다. (아 또 편지야?... 부담스럽네)


부담을 떨쳐내기 위해 난 이 상황을 가볍게 만들려고 했다.

"오 혹시 금일봉?!!ㅋ"

그 사람 기분이 안좋아보였다.


헤어진 지 5분 뒤, 문자가 왔다.

"저는 ㅇㅇ씨가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 것 같네요"

나도 답했다.

"그렇군요..."


집에 가서 편지를 읽었다.

편지는 구구절절 나를 만나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내게 어떤 마음이었는지, 원래 어떤 여자를 소개받으려다 나 때문에 안 만나기로 했던 사연, 조카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 내겐 너무 깊은 내용이 3장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명치가 거북하고 소화가 안 되는 느낌이었다.


편지를 버렸다.


차였다. 후련

행동: 
다음날 새벽 문자가 왔다. 5-6줄 장문의 문자였다.

솔직히 한번 훑어보고 지워서 기억은 잘 안 난다. 기억나는 부분만 전하자면


"야근하고 새벽? 밤? 에 짬을 내서 편지를 썼는데 거기에 금일봉이라는 말은 너무하군요"

>> 본인이 원해서 한 행동인데 내게 고마움을 강요하는 걸까



"이제 더는 만나도 할 말은 없을 것 같으니, 집에서 기도하는 게 더 나을 것 같군요"

>> 이제 더 만나지 말자는 말이었다. 기도한다는 사람이 저렇게 상대방에게 상처주는 말을 할 수 있나 싶었다. 그런 말 없이 헤어졌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내게 상처주고 싶었다 보다.


끝.



휴~

편지를 모두 버려버렸다.

그래도 배운 게 있었다. 사귀어야 배운다.


상담쌤이 그랬다.


서로가 서로에게 모든 걸 보여줄 수 있고, 어쩌면 가족보다 편한 사이가 좋은 관계라고. 사귀고자 마음을 먹었던 사람이지만 돌이켜보면 그가 보내는 카톡을 열 때마다 나는 부담스러웠다. 부담스러워서 일부러 열지 않을 때도 있었다.


사귀지 않는 사이일 때도 내게 '이른 귀가'를 요구하고,

사귀자마자 '40분짜리 설교' 2편을 보내면서 들어봐라 요구했다.

나는 카톡 티키타카를 매우 재밌어 하는 사람인데 그게 전혀 되지 않았다.

아무리 믿음이 좋더라도 나와 결이 다른 사람과는 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사실 사귄다고 마음먹을 때, 이 사람이 좋아서가 아니었다. 그의 신앙이 좋아서였지.

다음번엔 만남에서 내 감정을 무시하지 말아야 겠다.


*이 사람 이상한 점을 하나 더 알리자면

나를 부를 때 ㅇㅇ자매. 라고 불렀다. 형제자매는 교회에서 쓰는 말이다. 연인관계에서도 서로를 부를 때 ㅇㅇ자매 라고 부르나요? 그러면서 웃긴 점은 본인은 내게 ㅇㅇ 오빠라고 불러주기를 원했다. 정말 이상해 ㅋ

궁금한 거나 요청사항 있으면 언제든지 메일 답장 주세요~.
제 썰을 읽는 여러분 생각도 궁금해요.
권귤
인스타그램 >> @tangerine.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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